1. 사건의 경위 –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공정위의 시정명령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라고 합니다)는, 의뢰인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아래와 같은 행위가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리점법’이라 합니다) 제9조 제1항의 ‘불이익 제공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의뢰인에게 이를 다시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시정명령(이하 ‘본건 처분’이라 합니다)을 하였습니다.
① 소비자(가입자)가 대리점의 영업행위를 통하여 의뢰인의 상품에 가입하였는데 6개월 이내에 상품 이용계약이 해지된 경우, 대리점에게 책임이 없는 일부 중도 해지에 대해서도 대리점에게 이미 지급한 모집수수료를 환수하는 행위
② 의뢰인이 인터넷 상품의 통합수수료를 7만 원에서 40만 원까지로 설정하여 공지하였다가, 일부 대리점에 대하여 그 통합수수료를 인터넷 단독상품은 0원, 인터넷 번들상품은 5만 원으로 변경하여 통합수수료를 일방적으로 인하하는 행위(이하 위 ①, ②행위를 ‘본건 각 행위’라 합니다).
의뢰인은 본건 처분이 적법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다수의 대리점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를 당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본건 처분의 적법성을 적극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었고, 이에 법무법인(유) 세종을 선임하여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본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 본건 처분 취소(의뢰인 승소)
대리점법 제9조는 제1항에서 ‘공급업자는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 . . 대리점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의 행위의 유형 또는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리점법 시행령 제6조 제1호 내지 제8호 및 동 시행령 제6조 제9호의 위임에 따라 공정위가 제정한 대리점 고시 제5조 제1호 내지 제5호에서는 그러한 불이익 제공행위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본건 각 행위는 위 대리점법 시행령 제6조 내지 대리점 고시 제5조에 열거된 구체적인 행위유형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정위는 일반 조항인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을 직접 적용하여 본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본 사건에서는 본건 각 행위가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의 불이익 제공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다는 ‘대리점법 시행령 제6조 내지 대리점 고시 제5조에 구체적으로 열거되지 아니한 행위유형에 대하여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을 직접 적용하여 제재처분을 할 수 있는지’가 주된 쟁점이 되었습니다. 당시까지 이 문제를 직접 다룬 대법원 판결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 과정에서는 당사자간의 치열한 법리공방이 전개되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이와 관련하여 ① 우리 공정거래법은 한정적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원칙적으로는 법률과 시행령에 규정된 구체적인 행위유형에 대해서만 제재가 가능하며, 이러한 법리는 공정거래법의 특별법으로서 공정거래법과 동일한 규정체계를 취하고 있는 대리점법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점, ② 대리점법 제9조는 대리점거래에서 실제로 빈발하는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을 구체화하고 유형별로 세분화하여 규율하기 위한 특별규정으로서 그 문언과 규정 체계를 고려하면 시행령 및 고시에 의한 불이익 제공행위의 구체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 등에 비추어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이 본건 처분의 직접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그 결과 서울고등법원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전적으로 인정하여 대리점법 제9조에 따른 규제는 대리점법 시행령 제6조 제1호 내지 제8호 및 대리점 고시 제5조 제1 내지 5호에 구체적으로 열거된 행위를 대상으로 하며, 열거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해서 대리점법 제9조 제1항 내지 대리점법 시행령 제6조 제9호를 직접 적용하여 규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며 본건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그간 공정위는 대리점법 시행령 제6조 제1호 내지 제8호 및 대리점 고시 제5조 제1 내지 제5호에 구체적으로 열거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일반 조항인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을 직접 적용하여 제재처분을 해왔으나, 이번 판결은 관련 규정에 구체적으로 열거되지 아니한 ‘불이익 제공행위’에 대하여 대리점법 제9조 제1항을 근거로 처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개념상 ‘불이익 제공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하더라도 관련 규정에 구체적으로 열거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해서는 제재처분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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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