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건축물분양법상 설계변경 동의요건 완화 및 미동의자의 계약해제권 신설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이하 ‘건축물분양법’이라고 합니다)이 개정되어 앞으로 (i)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 등 건축물의 주요 설계변경 시 수분양자 전원의 동의가 아닌, 수분양자 5분의 4 이상의 동의와 전체 전용면적의 3분의 2 이상 동의로 요건이 완화됩니다. 다만, (ii) 동의하지 않은 자에게는, 설계변경으로 인해 당초 분양받은 용도대로 건축물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이유로 계약해제권이 부여됩니다.
|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2025. 12. 2. 법률 제21164호로 개정된 것, 2026. 4. 3. 시행) 제7조(설계의 변경) ① 분양사업자는 분양한 건축물에 대하여 사용승인 전에 건축물의 면적ㆍ층수의 증감(增減) 또는 용도의 변경 등 분양받은 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설계변경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설계변경을 하려는 경우에는 분양받은 자의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동의한 자가 분양받은 전용면적의 합이 분양된 전체 전용면적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제7조의2(설계의 변경에 따른 분양계약의 해제) 제7조제1항에 따른 설계의 변경에 동의하지 아니한 자로서 설계의 변경으로 인하여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ㆍ허가ㆍ면허 등을 받거나 등록ㆍ신고를 할 수 없게 되어 건축물을 제6조제1항에 따른 분양 광고에 포함된 용도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자는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
현행 건축물분양법은 선(先)분양 후 용도변경 등 중요한 설계변경 사항에 대해서는 수분양자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사업 여건상 불가피하게 설계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도 수분양자의 전원의 동의를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주택법령 등 다른 입법례에서 요구하는 설계변경 요건과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왔습니다. 국회는 2025. 12. 2. 건축물분양법 제7조 제1항을 개정하여 설계변경에 요구되는 동의율 수준을 기존의 ‘전원 동의’에서 ‘수분양자 기준 5분의 4 이상 + 전용면적 기준 3분의 2 이상 동의’로 완화하였습니다. 개정 내용은 2026. 4. 3.부터 곧바로 적용되며, 이로 인해 연락이 어려운 수분양자 등 현실적으로 전원 동의를 받기 힘든 상황에서도 사업 추진이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시에 개정 건축물분양법은 동의요건 완화에 따른 수분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설계변경 미동의자에게 계약해제권을 부여하는 조항을 건축물분양법 제7조의2로 신설하였습니다. 다만 계약해제권의 오남용을 우려하여 모든 설계변경 사항에 대해 해제권을 부여하지는 않았고, 설계변경으로 인하여 법령상 요구되는 인허가 등을 받을 수 없게 되어 건축물을 분양받은 용도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된 자에게만 계약해제권을 제한적으로 부여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계약해제권은 최근 생활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추진함으로 인해 숙박업 신고가 불가능해져 분양목적물을 당초 분양받은 용도(숙박시설)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건축물분양법 위반을 이유로 한 시정명령을 분양계약의 약정해제사유로 인정한 대법원 판결 선고
가. 계약 해제에 관한 건축물분양법령의 관련 규정
건축물분양법 제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11호 가목은 ‘분양사업자가 분양대상 건축물과 관련하여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분양받은 자가 분양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는 사항’을 분양계약서에 포함시키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대부분의 분양계약에는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거나, 제10조에 따라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제12조에 따른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경우’(이하 ‘본건 해제조항’이라고 합니다)가 계약해제 사유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나. 본건 해제조항에 관한 대법원 판결 요지
본건 해제조항의 의미에 관하여 하급심 법원의 판결은 통일되지 않았었습니다. ‘본건 해제조항에 따라 분양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시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고려하여 그 위반사항이 계약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수분양자들이 그 위반 사실을 알았다면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것이어야 한다’고 보아, 시정명령의 위반사항이 경미한 경우에는 분양계약의 해제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서울고등법원 2025. 6. 26. 선고 2025나203906 판결 등), 반면 본건 해제조항을 약정 해제사유로 보아 시정명령을 받은 사항이 경미하더라도 해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관련하여 대법원은 최근 아래의 사유로 시정명령을 받게 된 위반사항이 중대한 위반사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수분양자의 해제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12. 24. 선고 2025다215248 판결).
| (i) 본건 해제조항은 단순히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법정해제권을 주의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건축물분양법 제6조 제4항 및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11호 가목에 따라 해당 분양계약에 특유한 해제사유를 정한 것임. 약정해제권 발생 요건은 계약에서 정한 내용에 의해 결정되므로, 시정명령을 받게 된 위반사항이 중대한 위반사항에 해당될 필요가 없음. (ii) 본건 해제조항은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고 일의적으로 표현됨. 시정명령을 받게 된 위반사항의 경중이나 그 위반사항이 당사자의 계약 체결 의사 등을 고려하여 해제권 발생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고 해석하기 어려움. |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4다204986 판결이 건축물분양법 위반에 따른 벌금형 선고를 약정해제사유로 인정하여, 그 위반사항이 중대한지 여부와 무관하게 해제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본 데에 이어, 시정명령에 대해서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다. 시사점
분양계약 해제∙취소 소송에서 건축물분양법 위반을 이유로 해제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분양사업자로서는 건축물분양법을 위반하여 시정명령, 벌금형 선고를 받게 되면 위 대법원 판결에 따라 그 위반 사항이 중대한지 여부와 무관하게 해제권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본건 해제조항이 없는 분양계약과 관련하여서는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 없으므로 이 부분 대응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전화권유판매로 분양계약 체결을 유도한 사안에서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 선고
가. 방문판매법상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은 전화권유판매 등을 방문판매의 한 유형으로 정하고 있고, 소비자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재화 등을 소비생활을 위하여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자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습니다(제2조 제3호, 제12호). 소비자는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내에 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고, 계약서를 받은 날보다 재화 등이 늦게 공급된 경우에는 재화를 공급받거나 공급이 시작된 날로부터 14일 내에 계약의 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제8조 제1항 제1호).
나. 대법원 판결 요지
방문판매법은 일반적으로 건축물 분양계약에 적용된다고 인식하기 어렵고, 그간 하급심 법원은 이러한 분양계약에 관하여 수분양자의 소비자성을 부정하는 취지로 판단한 사례도 있었습니다(법무법인 세종 2024. 6. 27.자 뉴스레터 분양계약 취소∙해제에 관한 최근 법원 판결 동향 참조).
그런데 대법원은 최근 오피스텔 분양계약에도 방문판매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전제로 청약철회권의 행사를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4다297711 판결). 위 대법원 판결은 전화권유판매 방식으로 오피스텔의 분양계약을 체결한 수분양자가, 계약 체결 및 계약금 지급일로부터 11일 만에 계약의 철회 및 계약금 반환을 청구한 사안에 관한 것으로, 1심 법원은 방문판매법이 적용될 수 없다는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수분양자의 청약철회권이 적법하게 행사된 것으로 보아 계약금 반환의무를 인정하였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1. 10. 선고 2022가단278222 판결).
다. 시사점
개별 사안에서, (i) 분양사업자가 전화권유를 하거나 사업장 외에서 함께 사업장으로 이동한 경우, 그러한 행위가 방문판매법상 ‘방문판매’에 해당하는지 여부, (ii) 수분양자가 사업자등록을 하고 전매차익을 노려 분양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소비생활을 위하여 사용하는 자로 ‘소비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iii)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과 관련하여 재화의 공급이 시작된 날 등의 의미에 관하여 다툼이 있을 수 있는바, 분양계약 취소∙해제 소송에서도 방문판매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전제로 위 쟁점들에 대해 철저히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