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에서 수익증권의 매매계약이 착오로 인하여 취소되고 이에 따라 판매회사가 투자자에게 수익증권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한 경우에 판매회사가 펀드의 설정 및 운용에 관여한 자산운용사 및 증권회사 등에게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구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미 있는 판결(대법원 2021. 6. 10 선고 2019다226005 판결, 이하 ‘대상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아래에서 대상 판결의 내용 및 의의를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소위 피닉스펀드의 판매회사(이하 ‘원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제기한 수익증권 매매계약의 착오 취소를 원인으로 한 부당이득반환소송에서 패소판결(이하 ‘선행판결’)을 받게 됨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에게 수익증권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펀드를 설정하고 운용한 자산운용사와 펀드 설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다른 증권사 등(이하 ‘피고들’)을 상대로 하여, 피고들 역시 자신과 함께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공동불법행위자이고 자신이 선행판결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채무를 이행함으로써 이들을 공동면책시켰으므로, 자신에게 각자 책임비율에 상응한 구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원심의 판단

원고의 구상금 청구와 관련하여, 제1, 2심 법원은 ‘구상권이란 타인이 부담해야 할 의무에 관하여 대신 출재한 자가 그 타인에 대하여 상환을 구하는 권리를 말하는데, 원고가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반환한 것은 자신이 부담하는 부당이득반환 채무를 이행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변제한 것이라 볼 수 없고, 또 달리 피고들이 원고와 공동으로 부당이득반환채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21. 선고 2016가합565247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3. 7. 선고 2018나2005483판결).

 

3. 대상판결의 요지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과 달리, ‘피고들이 원고와 함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여지가 있고, 이러한 경우 원고가 선행판결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에게 수익증권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였다면,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자들 사이에서는 원고가 지급한 부당이득반환금에 의하여 소멸된 손해배상채무 중 원고의 부담 부분을 넘는 부분에 대하여 공동의 면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원심 파기환송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4. 대상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계약의 취소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동일한 경제적 급부를 목적으로 경합하여 병존하는 관계에 있고, 이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채무를 변제하는 경우에는 그와 경합관계에 있는 손해배상채무도 소멸하게 된다는 기존의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56087 판결 등 참조)의 법리가 투자설명서 부실기재, 설명의무 위반 등과 관련하여 수익증권 매매계약이 착오로 취소되고 이에 따라 판매회사가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한 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파기환송심에서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수익증권 판매와 관련하여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구상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최근 사모펀드 부실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고, 이러한 부실 사모펀드에 대하여 금융당국 등이 과거와 달리 수익증권 매매계약의 착오 취소를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상판결은 펀드 판매회사와 자산운용사 및 기타 펀드 설정 및 운용에 관여한 자들 사이의 사후적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는 데에 일응의 기준을 제시한 시금석이 되는 판결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