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섭 고문

 

정부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정(법률 제17907호, 2021.1.26. 공포, 2022.1.27. 시행)에 따른 시행령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하고, 7월 12일부터 8월 23일까지 40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쳐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 법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이상 제2조)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및 법인을 처벌(사망시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사망 외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법인은 각각 50억원 이하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하고,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보건확보 의무(제4 조, 제9조)를 부과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제정안은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 범위, 중대시민재해의 공중이용시설 범위,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등 법률에서 위임된 내용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담고 있으며, 총 3개 장, 16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시행령(안) 주요 내용

구분 주요 내용 비 고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의 범위
* 법 제2조 제2호 다목
질병과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예방가능성이 높은
• 일산화탄소, 불화수소 등 급성중독 13개, B·C형 간염, 레지오넬라증, 열사병 등 24개 질병
안 제2조,
[별표1]
중대시민재해의 공중이용시설의 범위
* 법 제2조 제4호
다중이용성ㆍ위험성ㆍ규모 등을 고려하여
• 실내공기질 관리법의 다중이용시설(가목) 시설군(실내주차장, 오피스텔ㆍ주상복합 및 전통시장 제외)
• 시설물안전법의 시설(나목) 중 1ㆍ2종 시설물(수문ㆍ배수펌프장 등 제외)
• 다중이용업소법의 영업장(다목) 23개 업종
• 주유소ㆍ가스충전소, 종합유원시설업(놀이공원 등)
• 도로교량ㆍ철도교량 및 도로터널ㆍ철도터널
안 제3조,
[별표2] 및
[별표3]
안전보건확보의무 구체화
* 법 제4조 및 제9조
• 재해예방에 필요한 전문인력 배치, 적정예산 편성, 충실한 의무이행 점검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ㆍ이행에 관한 조치
• 안전보건 관계법령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 조치(점검결과 보고, 교육 여부 확인 등)
안 제4조,
제5조,
제10~13조
안전보건교육 수강 및 과태료 부과
* 법 제8조
• 교육내용(안전보건경영, 관계 법령 및 정책), 시간(20시간 이내) 및 방법
• 위반시 과태료 부과기준
- 50인 미만 사업장 → 1차500만원, 2차1,000만원, 3차1,500만원
- 50인 이상 사업장 → 1차1,000만원, 2차3,000만원, 3차5,000만원
안 제6~9조, [별표 4]
중대산업재해 발생사실 공표
* 법 제8조
• 공표대상: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명칭·소재지, 재해자 현황 등 안 제14조

 

[2] 평가

이번 시행령안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이는 시행령안이 모법의 애매모호한 부분을 보완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요구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면 첫째, 직업성 질병의 범위와 관련하여, 노동계는 뇌심혈관계·근골격계질환, 직업성 암 등이 누락되어 최근 문제가 된 택배노동자 과로사 등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비판하는 반면, 경영계는 질병목록 이외에 질환중증도(6개월 이상 부상치료 등)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경미한 질병도 중대산업재해로 간주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합니다. 다만, 여기서 유의할 것은 직업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호에 해당하는 경우 이 법의 규율대상(제2조)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둘째, 사업주 등의 안전보건확보 의무와 관련하여,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범위가 불분명하여 책임주체가 모호하고, 또한 안전보건 예방조치 의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기준없이 ‘적정한 예산’, ‘충실한 업무수행’(이상 중대산업재해), '적정규모 인력'(중대시민재해) 이라고만 규정하여 그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것입니다. 한편 노동계는 위험작업 2인1조 및 안전관리 신호수 등 인력 및 예산기준이 누락되어 최근 지하철 구의역, 태안화력발전소 등의 사망사고를 규율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나 언론에서도 ‘예측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법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내일, 7.9일 자), ‘현장 혼란 키우는 직무유기’(동아, 7.12일 자), ‘모법에 이어 시행령마저 졸속’(경향, 7.12일 자) 등 같은 맥락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3] 향후 전망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중 제기되는 의견을 반영하여 최종 시행령안을 확정할 것이므로, 그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어 내용이 수정될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골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울리히 벡(Ulrich Beck)이 지적했듯이 ‘기술발달로 새로운 위험요소는 잠재되고 복잡’해지고 있는데, 기술적(descriptive)인 법률조항으로 모든 사항을 사전적으로 규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경영방침으로 천명되고 현장의 위험요소를 끊임없이 발굴하여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며, 이를 교육 및 성과평가 등에 반영하여 지속 이행하고 개선하는 것입니다(안 제3조, 제4조, 제10조~제13조 관련).

고용노동부는 이 법 집행과 관련한 설명서와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에 따라 근로감독관직무규정과 내부집행지침 등을 정비할 것입니다. 다만, 이 작업들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입니다. 본 법령의 모호함은 오히려 법적 쟁송을 통해 산업·업종별로 케이스를 축적하면서 구체적 기준이 실효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사법부도 기존 형법 해석에 얽매이지 말고, 실제 기업의 안전관리 과정을 꼼꼼히 살펴 처벌하는 것이 중요’(전형배, 한겨례, 7.10일 자)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지금부터 조속히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등 내년 법 시행에 대비하는 노력을 시작하여야 합니다. 이것은 최근 중시되고 있는 ESG 전략경영의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