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A사는 B건설사와 00아파트 신축공사현장에 주방가구의 납품 및 현장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납품계약’이라고 합니다)을 체결하고, 그 중 주방가구의 현장설치 업무를 건설산업기본법상 실내건축공사업 등록을 하지 않은 C업체에 재하도급(이하 ‘이 사건 재하도급’이라고 합니다) 하였습니다.  이 사건 재하도급에 관한 계약서는 그 명칭이 공사도급계약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행정청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1]의 실내건축공사업은 “실내공간의 마감을 위하여 구조체·집기 등을 제작 또는 설치하는 공사”를 포함하므로 주방가구 설치공사도 실내건축공사에 해당하고 또한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의 명칭 자체도 공사도급계약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이 사건 재하도급 행위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5조 제2항 및 제29조 제3항(무등록업체에 대한 재하도급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동법 제82조 제2항 제3호에 의거하여 A사에 대하여 영업정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합니다)을 하였습니다. 

 

2. 쟁점 및 법원의 판단

법무법인(유) 세종은 A사를 대리하여 영업정지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냈습니다.  현장설치업무를 포함하는 이 사건 납품계약의 경우, 계약의 주된 내용은 주방가구 납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설치업무를 포함하고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에 실무상 위와 같은 납품계약에 따른 주방가구의 납품 및 현장설치 업무를 건설공사로 오인하여 ‘건설하도급계약’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례가 있고 또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6항 등에 따른 하도급건설공사대장을 작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행정청도 위와 같은 납품 및 현장설치 업무를 ‘실내건축공사업’으로 보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재판 과정에서는 그러한 업무가 실내건축공사업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이 사건 납품계약이 설치업무를 수반하더라도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의하는 건설공사에 해당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장, 증명하였습니다.  (i) 계약의 주된 목적이 자재 납품이라면 현장설치 업무가 부수된다고 해서 건설공사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는 법리적 주장을 함과 동시에, (ii) 이 사건 납품계약의 계약금액은 납품 가구의 수량과 단가를 기준으로 정해졌고, 노무비나 투입되는 인력 등은 내역서 등에 표시된 바가 없어 일반적인 건설공사의 계약금액과는 구성을 달리한다는 점도 주장, 증명하였습니다.  나아가 (iii) 건축법상 실내건축공사의 정의나 예시 등에 비추어 볼 때, 주방가구를 현장에 설치하는 작업이 ‘건축물 자체의 내부를 공사하거나 마감을 하기 위한 실내건축공사’와는 다르다는 점도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행정청은 건설산업기본법상 실내건축공사는 ‘집기 등을 제작 또는 설치하는 공사’를 포함하는 것인데, 주방가구를 설치하는 공사는 ‘집기 등을 설치하는 공사’에 포함되고, A사도 계약서를 ‘공사도급계약’으로 작성하였다.  또한 이 사건에서 주방가구 제작을 위해 작성된 도면, 시방서 등의 상세 수준에 비추어 볼 때 시공기술을 수반하는 작업이 있다”고 반박하였습니다.  그러나 법무법인(유) 세종은 (i) 건축법에 따른 실내건축공사의 정의나 예시에 비추어 볼 때, 실내건축공사는 건축물에 부합되는 마감과 관련한 ‘집기 등’에 관한 공사로 한정되어야 하고, 쉽게 탈부착이 되는 동산은 ‘집기 등’에 해당되지 않는 점, (ii) 이 사건에서 작성된 도면과 시방서는 건축물과는 분리가 가능한 ‘가구’라는 독립된 동산에 관한 것인 점, (iii) 시방서에 기재된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복잡하고 정교한 건설 시공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 (iv) 공사도급계약서 명칭에도 불구하고 계약의 내용과 실질에 비추어 볼 때 건설공사도급계약이라고 볼 수 없는 점을 주장, 증명하였습니다.

법원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i)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공사의 대상(실내건축공사 중 ‘집기 등’ 부분 관련)에는 입주자 의사에 따라 쉽게 탈부착할 수 있는 주방가구가 포함되지 않는 점, (ii) 이 사건 재하도급 업무는 내용상 일정한 시공이 필요하지만, 그 시공에 복잡하고 정교한 건설 시공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iii) 이 사건 납품계약의 계약금액은 가구의 수량에 단가를 곱한 금액으로 산정된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납품계약에 따른 주방가구의 납품 및 현장설치 업무는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하는 실내건축공사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 사건 재하도급 역시 건설공사의 재하도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현장설치도 납품계약은, 물품을 납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현장설치 업무를 포함하고 있어,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공사에 관한 계약인지 여부가 자주 다투어지곤 합니다.  법원은 처분문서인 계약의 명칭과 문언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으나, 이 사건과 같이 납품계약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행의 실질 또한 고려하여 건설공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으므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각종 행정처분에 대응하는 경우 이 부분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