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쟁점 및 대법원의 판단
원고는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가입한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재물보험; 이하 ‘본건 단체화재보험’)의 보험자입니다. 원고는 A 아파트의 화재사고(이하 ‘본건 화재사고’)로 인한 피해에 관하여 보험금을 피해세대 소유자 등에게 지급한 후, 상법 제682조(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제3자에 대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에 따라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가입한 재난배상책임보험(책임보험; 이하 ‘본건 배상책임보험’)의 보험자인 피고에 대하여 원고가 피해세대 소유자 등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본건 항소심판결은 발화세대 소유자(입주자)가 본건 화재사고로 A 아파트 공용부분 및 피해세대에 발생한 손해에 관하여 민법 제750조 또는 제758조에 의한 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인정하면서도, (i) 피해세대와 발화세대는 본건 단체화재보험의 피보험이익을 전체 건물에 관하여 공동으로 누리므로 발화세대 입주자는 상법 제682조 전문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아 원고가 피해세대 입주자들의 발화세대 입주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고, (ii) 본건 배상책임보험 약관에서 ‘피보험자’를 ‘보험사고로 인하여 타인에 대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손해를 입은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발화세대와 피해세대는 모두 본건 배상책임보험의 공동피보험자에 해당하고, 공동피보험자 상호간은 본건 배상책임보험이 담보하는 손해배상책임의 상대방인 ‘타인’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원고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무법인(유) 세종은 상고심에서 본건을 수임하여 (i) 본건 단체화재보험과 유사한 형식과 내용으로 체결되는 여타 아파트 단체화재보험과 재물보험의 피보험이익에 관한 다양한 사례,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의 피보험이익에 관하여 본건 항소심판결과 같은 취지로 판단한 판결들의 부당성 등을 설명하며 본건 단체화재보험의 피보험이익은 A 아파트의 각 구분소유자 및 세대 내 가재도구의 소유자가 각자 소유하는 전유부분, 가재도구 등에 관하여 갖는다는 점을 논증하면서, 피해세대와 발화세대가 본건 단체화재보험의 피보험이익을 전체 건물에 관하여 공동으로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 즉 발화세대 입주자는 그 소유의 아파트 전유부분, 가재도구 등 외에 피해세대의 전유부분, 가재도구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피보험이익을 가지지 아니하여 피보험자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피해세대 입주자와의 관계에서 상법 제682조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고(본건 단체화재보험 관련 첫번째 상고이유), 또한 (ii) 재난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의 근거법률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입법취지와 보험 등 의무가입을 규정한 목적, 본건 배상책임보험의 피보험자를 본건 항소심판결과 같이 보는 경우의 문제점 등을 설명하면서, 아파트의 각 구분소유자, 점유자(임차인) 및 관리자는 각자가 소유, 관리 또는 점유하는 부분에 관하여 서로 구분되는 피보험이익을 가지므로, 이들이 본건 배상책임보험의 공동피보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발화세대는 본건 배상책임보험이 보장하는 손해배상책임의 상대방인 ‘타인’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개진하였습니다(본건 배상책임보험 관련 두번째 상고이유).
이에 대법원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위 두 가지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본건 항소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 환송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2. 사건의 의의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은 매우 빈번하게, 유사한 내용의 약관으로 체결되고 있음에도, 그간 누가 어느 범위에서 피보험이익을 보유하는지, 재물보험의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가 책임보험의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자대위가 가능한지 등에 관하여 판례가 확립되어 있지 않았고 서로 상반되는 판결들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의 피보험이익에 관하여는 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5다237618 판결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위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서로 대립되는 하급심 판결들이 혼재되어 혼란이 있었습니다. 한편 재난배상책임보험 역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의무보험으로 실무상 흔히 체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입주자들 사이의 손해배상책임이 그 보장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존재하지 않았고, 이를 긍정하는 하급심 판결과 부정하는 하급심 판결들이 혼재되고 있었습니다.
본건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은 아파트 단체화재보험과 재난배상책임보험의 피보험이익 및 보험자대위 가능 여부 등에 관하여 그간 엇갈리고 있었던 하급심 판결들을 정리하고 관련법리를 확립한 뜻깊은 판결로, 추후 보험실무에서 단체화재보험, 재난배상책임보험 및 보험자대위에 관한 업무처리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