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가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건에서, 복합적 행위 전체가 투자판단에 영향을 주었다면 개별 시세조종 또는 부정거래행위와 원고의 주식거래 사이의 인과관계까지 증명할 필요가 없다고 본 사례]
1. 사안
피고들(U, V, W, X)은 투자자문업체인 T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의 임원들로, 피고 U와 피고 회사는 2009. 8. 14.부터 2009. 10. 7.까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Y 주식회사 주식을 대량 매수함.
이후 2009. 10. 23. 피고들은 피고 회사의 회원 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 Y 주식의 급등을 확신하며 매수를 권유하였고,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허위의 정보와 함께 장기보유를 권유하는 게시글을 다수 작성함.
Y 주식은 2009. 10. 23. 종가 1,505원에서 2010. 1. 6. 장중 10,450원까지 급등하였다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피고들은 하락을 예견하면서도 회원들에게 2012년까지 계속 보유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자신들은 2010. 4. 28.부터 7. 2.까지 보유 주식을 대부분 매도함.
이후 시장에서 해당 주식을 거래한 원고들은, 피고들의 위와 같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자본시장법 제177조 제1항, 제179조 제1항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함.
2. 법원의 판단
가. 원심: 청구기각
원심은, 원고들이 개별적인 시세조종행위 또는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원고들이 ’개별적으로 발생한 손해의 유형과 액수를 특정한 후 이를 토대로 원고들 개인별 상황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감정신청을 하고 인과관계 및 손해액을 증명하라’는 석명권 행사에 응하지 않는 등으로 증명을 다하지 않았다)며 청구를 기각함.
나. 대법원: 원심 파기 후 환송
대법원은, 피고들의 일련의 행위들이 동일한 의도 아래 중복적·연속적으로 실행된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보아야 하며, 투자자들이 전체적으로 그 영향을 받아 투자판단을 하고 거래하였거나 조작된 가격에 따라 거래한 경우, 이는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 요건 중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함
대법원은 특히 다음과 같이 판시하며, 원심이 잘못된 법리 판단을 전제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함:
-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는 전체적으로 증명되면 충분하며, 그 구성 행위별로 개별적인 인과관계까지 증명할 필요는 없음.
- 손해액 역시 개별 행위별 영향력을 분리할 필요 없이, 복합 시세조종행위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정상주가’와 실제 매수된 ‘조작주가’의 차액으로 일괄적으로 산정할 수 있음.
3. 본 판결의 의의
- 대상판결은 복합적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영향을 받아 투자판단을 한 경우,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입증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함.
- 기존에는 각 시세조종행위와의 개별적인 인과관계 입증이 요구되었으나, 대상판결은 복합행위 전체에 대한 영향력만 증명하면 충분하다고 하여 투자자의 입증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함.
- 손해액 산정 방식에 있어서도 개별 유형별 시세조종행위 내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주가 변동 및 손해 부분을 따로 추정하거나 분리해서 산정할 필요 없이, 정상주가와 조작주가의 차액으로 일괄 산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실무상 유연성을 인정함으로써 법적 분쟁 해결의 효율성을 도모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