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가격상승 등에 관한 기망으로 주식을 매수하게 한 불법행위와 관련하여, 해당 주식이 매수 전후에 정상적인 거래의 대상이었고 기망이 없었을 경우 이를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면,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주식의 매수대금 전액이 아니라 주식의 매수대금에서 취득 당시 객관적인 가액 상당을 공제한 차액이라고 본 사례]

 

1. 사안

피고는 D증권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주식부자로 행세하며, 투자상담업체 주식회사 G를 운영한 자로서, 비상장주식을 직접 매수한 후 회원들에게 매도하여 매매차익을 얻기로 마음먹고 방송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회원들에게 주식 매수를 권유하면서 G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음.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추천을 믿고 2015. 4. 29.경부터 2015. 10. 29.경까지 G로부터 H 500주(주당 평균 약 15만 원), I 10주(주당 320만 원), K 3주(주당 125만 원)에 매수하고, 매수대금으로 총 1억 1,095만 원을 지급하였음(이하 위 주식들을 통틀어 ‘이 사건 주식’).

한편, 피고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원고를 기망하여 주식매매대금 1억 1,095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됨(대법원 2019도13900).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사기를 이유로 한 주식매수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함.

 

2. 법원의 판단

가. 원심: 청구인용

원심은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지 않았다면 원고는 위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원고의 손해액은 위 편취금액인 주식매수대금 1억 1,095만원 전부라고 할 것이고, 그 손해액이 피고가 얻은 이익 상당액(피고가 원고에게 주식을 매도한 금액에서 제3자로부터 매수한 금액을 공제한 금액)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함.

나. 대법원: 원심파기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액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 시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는 법리는 특정 주식의 가격상승 등에 관한 기망으로 이를 매수하게 한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설시하고, 해당 주식이 매수 전후에 정상적인 거래의 대상이었고 기망이 없었다면 이를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주식의 매수대금에서 취득 당시 객관적인 가액 상당을 공제한 차액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음.

대법원은 ①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할 무렵 약 1년 이상 동안 피고의 추천 종목 중 총 19개 회사의 장외주식(4억 원 상당)을 매수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중 3건의 이 사건 주식의 매수에 한정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② 원고도 피고 측이 이 사건 주식을 제3자로부터 매수한 가격에 최소의 이윤을 더한 ‘적정가격’으로 이를 매도하였어야 함에도,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높은 가격으로 매도하여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의 객관적인 가치에 관한 자료의 제출요구에 불응함으로써 이 사건 주식의 매수 및 보유기간 전체에 걸친 손실의 발생 여부 및 정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불법행위는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차익 실현의 목적으로 매수함에 있어 원고를 기망하여 G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객관적 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수하게 한 것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음.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고가 G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입은 재산상 손해를 이 사건 주식의 매수 그 자체라거나 그 매수대금 전액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이 사건 주식의 매수대금과 당시 이 사건 주식의 객관적 가치와의 차액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여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음.

 

3. 본 판결의 의의

  • 대상판결은 기망행위로 인하여 (i) 주식을 매수하게 된 경우와 (ii)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게 된 경우를 구별하고, 후자의 경우 손해액을 ‘주식 매수대금과 당시 주식의 객관적 가치의 차액’으로 산정하도록 함으로써, 매수자가 주식을 매수할 당시 그 시가 상당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취득하였음에도 주식의 매수대금 전액이 재산상 손해로 인정되어 과잉배상을 받지 않도록 하였음.
  • 개별 사안에서 (i)과 (ii)를 정치하게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고가 매수’ 등과 관련하여 대법원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 차액설을 적용한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