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를 상대로 투자신탁재산으로 이행책임이 제한되는 금전 지급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이 제기된 경우, 의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 주문의 표시 방법을 밝힌 사례]

 

1. 사안

피고는 주식회사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을 모집하여 투자신탁(A 펀드)을 설정하고, 이를 운용하는 집합투자업자로서, 투자신탁 수익자들에 대한 중간배당과 신탁보수 지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원고와 이자율스왑거래약정(‘본건 약정’)을 체결하였음.  본건 약정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① 당사자 표시란에는 ‘고객: (A 펀드의 집합투자업자로서) 피고, 회사: 원고’라고 기재되어 있고, ② 원고는 피고에게 정기이자로 2013. 6. 15.부터 2018. 2. 15.까지 11회에 걸쳐 합계 14,881,548,493원을, 만기이자로 2018. 2. 15. 2,522,152,960원을 지급하며, 피고는 원고에게 2018. 2. 15. 이자 19,696,167,123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③ 특별조건 제1항은 ‘피고는 A 펀드의 집합투자업자로서 피고가 갖는 지위를 의미하며, 본 거래로 인해 발생하는 권리와 의무는 A 펀드에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음. 

원고는 본건 약정에 따라 제1~7회차 정기이자를 피고가 지정한 계좌로 지급하였고, 본건 약정의 만기가 도래한 이후 피고에게 피고가 지급할 고정이자에서 원고가 지급하지 않은 정기이자 등을 공제한 정산금의 지급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본건 약정이 A 펀드의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하기 위하여 체결한 것이어서 자본시장법 제80조 제2항에 따라 A 펀드의 투자신탁재산을 한도로만 본건 약정상의 이행책임을 부담할 뿐이라고 주장1함. 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정산금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한 사안임

 

2. 법원의 판단

가. 원심의 판단

  • 자본시장법 제80조 제2항2은 집합투자업자의 파생상품 거래 등으로 투자신탁재산에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상대방이 거래 당사자인 집합투자업자를 상대로 이행을 청구하더라도 집합투자업자는 투자신탁재산을 한도로 이행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데 그 입법 목적이 있는데, 피고가 본건 약정의 체결로 인하여 투자신탁재산에 손실을 입은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본건 약정의 경우 자본시장법 제80조 제2항에 따라 피고가 A 펀드의 투자재산을 한도로 본건 약정상의 이행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함. 
  • 그러나 (ⅰ) 본건 약정서의 당사자 표시란에 ‘고객: (C의 집합투자자로서) 피고’라고 기재되어 있고, 특별조건 제1항에서 ”고객은 C의 집합투자업자로서 피고가 갖는 지위를 의미하며, 본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권리와 의무는 해당 펀드에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ⅱ) 본건 약정서의 특별조건 제1항은 피고가 집합투자업자로서의 지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본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권리와 의무의 귀속주체가 계약 당사자인 피고가 아닌 A 펀드라고 명시하는 내용인 점, (iii) 본건 약정서의 특별조건 제1항의 문언적 의미는, 계약의 당사자는 피고이지만 피고는 집합투자업자로서의 지위를 가질 뿐 권리와 의무는 A 펀드에 귀속되므로, 결국 피고가 이행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더라도 A 펀드의 투자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책임을 진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설시함.
  • 결국 원심은 피고의 책임이 A 펀드의 투자신탁재산 한도 내로 한정된다고 인정하면서, 판결 주문에 “피고는 원고에게 A 펀드의 투자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OO원을 지급하라.”는 이행판결 취지의 주문을 선고하였음.

나. 대법원 및 파기환송심3의 판단

  • 대법원은, 본건 약정과 관련하여 자본시장법 제80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으나, 본건 약정의 특별조건 제1항이 피고의 이행책임을 A 펀드의 투자신탁재산 한도로 제한하고자 하는 의미라는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음.
  • 다만, 대법원은 투자신탁재산으로 이행책임이 제한되는 금전 지급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집합투자업자는 신탁업자를 통해 상대방에게 투자신탁재산으로 금전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필요한 협력을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음.
  • 그리고 대법원은 위와 같이 집합투자업자는 상대방에게 투자신탁재산으로 금전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필요한 협력을 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원심의 주문표시에 대해 집합투자업자에 대한 판결 주문에 ‘투자신탁재산의 한도에서 금전 지급을 명하는 내용’만을 표시할 경우, 이와 같은 ‘이행판결’로는 신탁업자가 대외적으로 관리·처분권을 행사하는 투자신탁재산에 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고, 오히려 집합투자업자의 고유재산에 관하여 강제집행이 이루어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였음. 이에 이러한 사안의 판결 주문은 ‘신탁업자에 대하여 투자신탁재산을 한도로 상대방에게 금전 지급을 지시하는 의사’의 진술을 명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함.

- 잘못된 기재례: "집합투자업자는 A펀드의 투자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OO원을 지급하라."
- 올바른 기재례: "집합투자업자는 A펀드의 신탁업자에게 A 펀드 투자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OO원을 지급하라고 지시하라."

 

3. 본 판결의 의의

  • 자본시장법 제80조 제2항은 집합투자업자의 파생상품 거래 등으로 투자신탁재산에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상대방이 거래 당사자인 집합투자업자를 상대로 이행을 청구하더라도 집합투자업자는 투자신탁재산을 한도로 이행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데 그 입법 목적이 있음을 명시하며, 제80조 제2항이 적용되는 범위를 명확히 하였음.
  • 집합투자업자가 운용하는 투자신탁재산의 한도 내에서 책임을 지는 경우에 집합투자업자의 고유재산이 잘못된 강제집행 대상이 될 수 있는 주문의 표시를 방지하고, 집합투자업자의 고유재산과 투자신탁재산 사이의 구분을 명확히 하였음.
  • 실무상으로 투자신탁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계약서에 집합투자업자와 신탁업자의 책임 범위를 명확하게 기재하고, 투자신탁재산을 통하여 이행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음.

 

1 피고는 제1심에서 본건 약정에 따른 (ⅰ) 정산금 지급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았다거나, (ⅱ) 투자신탁의 경우 신탁업자만이 집합투자재산과 관련한 의무이행의 주체가 되므로, 집합투자업자인 피고는 본건 약정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도 하였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음. 이는 특별히 주목할 만한 쟁점이 아니므로 생략함. 한편, 피고의 원고의 미지급 이자에 관한 지연손해금과 원고의 고정이자 채권의 대등액에서의 상계항변은 인용되었음.
2 자본시장법 제80조(자산운용의 지시 및 실행) ① 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는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함에 있어서 그 투자신탁재산을 보관ㆍ관리하는 신탁업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투자신탁재산별로 투자대상자산의 취득ㆍ처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지시를 하여야 하며, 그 신탁업자는 집합투자업자의 지시에 따라 투자대상자산의 취득ㆍ처분 등을 하여야 한다. 다만, 집합투자업자는 투자신탁재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명의로 직접 투자대상자산의 취득ㆍ처분 등을 할 수 있다. ② 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그 투자신탁재산을 보관ㆍ관리하는 신탁업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는 제1항에 따라 투자대상자산의 취득ㆍ처분 등을 한 경우 그 투자신탁재산을 한도로 하여 그 이행 책임을 부담한다. 다만, 그 집합투자업자가 제64조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파기환송심에서는 원고가 상고하여 대법원 2025다212447로 재상고심 계속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