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에 대해 피보험자가 동일한 복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한 보험계약과 관련하여 피보험자의 직업 변경 사실을 통지하였다면 다른 보험계약에 대해서도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에 대한 통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

 

1. 사안

원고는 2006. 6. 26. 피고 보험회사와 피보험자 C를 대상으로 한 상해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피보험자의 직업을 ‘일반 경찰관’으로 기재하고, 상해사고로 인한 사망 또는 후유장해를 보험사고로 하였음.  피보험자 C는 2015. 10.경 직업을 화물차 운전기사로 변경하였음.  이후 원고는 2017. 10.경 동일한 피보험자인 C를 대상으로 피고와 운전자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을 추가로 체결하였고, 운전자 보험증권에서 C의 직업이 여전히 ‘일반 경찰관’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자, 해당 계약을 담당한 보험설계사에게 직업이 ‘화물차 운전기사’로 변경되었음을 통지하였음.

이에 따라 피고는 운전자 보험계약상의 직업 정보를 변경하고 보험료를 증액하였으나, 상해보험계약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음.

이후 피보험자 C는 2018년 9월 교통사고로 후유장해를 입었고, 원고는 상해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에 관한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 감액을 통보하자,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함.

 

2. 법원의 판단

가. 원심: 청구기각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운전자 보험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를 담당한 보험설계사에게 피보험자의 직업 변경 사실을 알린 것만으로는, 이와 별개인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과 관련하여 상법이나 보험약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와 관련한 통지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나. 대법원: 원심판결 파기환송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가 상해보험계약에 대해서도 통지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함.

  • ① 피고가 발급한 운전자 보험증권에 ‘일반 경찰관’으로 기재된 것은 상해보험계약에서 고지된 정보를 그대로 이관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
  • ② 원고는 직업 변경 사실을 보험설계사에게 알리면서 특정 계약만을 대상으로 통지한 것이 아니라, 피보험자 관련 모든 정보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 ③ 보험약관이 서면 통지를 요구한 취지는 분쟁 예방을 위한 형식적 요건에 불과하므로, 피고 보험회사가 직업 변경 사실을 실제로 인식하고 내부 시스템에 반영한 경우, 서면 통지가 없더라도 실질적 통지로서 효력이 인정된다는 점.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고가 상해보험계약에 대해서도 계약 후 알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함.

 

3. 본 판결의 의의

  • 본 판결은 동일 보험회사와 피보험자가 복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계약 후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에 관한 통지의무 이행 여부는 실질적 통지의 범위와 보험사의 인식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함을 명확히 한 판례임.
  • 형식적·개별적 통지의 유무에만 집착하지 않고, 보험설계사를 통한 실질적 통지가 이루어졌고 보험사도 이를 인식한 경우, 통지의무가 이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음.
  • 보험회사는 계약자의 통지사항이 복수계약에 관련될 수 있는 경우, 관련 계약 전체에 반영될 수 있도록 내부 절차와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