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본 사건은 서울교통공사가 발주한 ‘서울지하철 공공와이파이 사업(이하 ‘본건 사업’)’에 참여한 컨소시엄 구성원 간의 계약상 책임을 둘러싼 손해배상 사건임. 원고인 주식회사 갑(이하 ‘원고’)은 당초에 본건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의 구성원으로 참여하였으나 본건 사업에 관한 본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컨소시엄에서 탈퇴하기를 희망하였슴. 이에 피고 주식회사 을(이하 ‘피고 을’)은 피고 주식회사 병(이하 ‘피고 병’)을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영입한 후, 피고 병과 합의서(이하 ‘본건 합의서’)를 작성하였음.
본건 합의서에서는 원고가 컨소시엄에서 탈퇴하는 대신 본계약을 체결할 의무 및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아 서울교통공사에 제출할 의무만 부담하며, 이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해 피고 을과 피고 병이 연대책임을 부담하는 내용이 포함됨. 그러나 원고는 본건 합의서에 당사자로 기재되어 있지도 않았고 또 이에 서명하지 않았음.
그런데 피고 병의 대표이사는 본건 합의서 체결에 대하여 피고 병의 이사회 결의를 받지 아니하고 임의로 합의서에 날인하였음. 이후 본건 사업이 중도에 해지되면서 보증보험사가 서울교통공사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후 원고와 피고 을을 상대로 구상 청구를 하였고 피고 을의 무자력으로 인해 원고가 구상금을 전부 지급하게 되었음. 이에 원고가 다시 피고 을과 피고 병을 상대로 본건 합의서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음.
2. 주요 쟁점 및 법무법인(유) 세종의 대응, 법원의 판단
법무법인(유) 세종은 피고 병을 대리하여 다음과 같은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치밀하게 변론함.
① 이 사건 합의가 제3자를 위한 계약인지 여부
원고는 피고들에게 자신의 컨소시엄 탈퇴를 밝힌 상황에서 피고들이 본건 합의서를 작성하여 자신에게 제출하였고, 본건 합의서에는 원고에게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피고 을과 피고 병이 연대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피고 병은 연대보증인으로서 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하였음.
이에 대해 법무법인(유) 세종은 피고 병을 대리하여 원고는 본건 합의서의 당사자가 아니라, 본건 합의서상 수익자인 제3자이므로, 본건 합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고 주장함.
법원은 본건 합의서에 원고의 서명 날인이 없는 점, 본건 합의서에 따라 원고가 컨소시엄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수익권의 내용으로 볼 수 있는 점, 원고가 본건 합의서 작성 이후 본계약을 체결한 것은 수익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합의를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 판단하였음.
② 이사회 결의 필요 사항인지 및 악의 중과실 여부
제3자를 위한 계약에서 계약의 당사자 사이에서 의사표시 흠결은 당사자를 기준으로 하고 수익자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므로, 본건 합의서 체결과 관련하여 피고 병의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지, 이사회 결의가 없음에 대해 피고 을에게 악의 또는 중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치열하게 다투어짐.
법원은 피고 병의 정관 및 이사회 규정, 투자심의위원회 규정을 근거로 본건 합의서 체결이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중요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피고 을이 원고에게 보낸 공문에서 ‘피고 병의 이사회 승인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피고 을의 악의 내지 중과실을 인정함.
그리고 법원은 설령 본건 합의가 제3자를 위한 계약이 아니고 원고가 본건 합의의 당사자라고 하더라도, 원고 역시 위 공문을 통해 피고 병의 이사회 결의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악의, 중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음.
③ 법원의 판단
- 이 사건 합의서의 법적 성격 및 효력 유무
1. 이 사건 합의서는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함
2.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 사이에서 피고 병의 이사회 결의 없음에 대해 피고 을의 악의 내지 중과실이 인정됨.
3.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무효임 - 제3자를 위한 계약이 무효인 경우, 수익자에 대한 대항 가능 여부 제3자를 위한 계약에서 요약자와 낙약자 사이의 무효는 수익자인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음
- 이에 따라 원고의 피고 병에 대한 청구를 기각함 원고가 선의의 제3자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제3자를 위한 계약에서 수익자는 직접 권리를 취득하는 이해관계인이지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은 제3자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원고의 위 주장까지 배척함
3. 본 판결의 의의
본 판결은 3자를 위한 계약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과 제3자를 위한 계약에서 의사표시 흠결을 어느 당사자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음.
특히 본건 합의의 당사자 및 내용과 관련하여 원고를 당사자로 보아야 하는지, 제3자를 위한 계약의 수익자로 보아야 하는지에 관해 상당한 다툼의 여지가 있었고, 이에 대한 판단 여하에 따라 피고 병의 이사회 결의 없음에 대한 악의 중과실 판단의 주체가 피고 을이 되는지 원고가 되는지가 달라지고, 이는 원고 청구의 당부 판단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쟁점이었음.
본건 합의가 제3자를 위한 계약인지 여부는 사건 이전부터 로펌들 간에 다양한 해석이 있었는데, 무법인(유) 세종은 본건 합의서의 체결 경위와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법리적으로 제3자를 위한 계약을 요건을 철저히 탐구하여 본건 합의서가 제3자를 위한 계약임을 논증하였고, 이에 대해 법원 역시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면서 주요 쟁점에 관하여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