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본 사건은 신탁회사가 지방 오피스텔의 분양 활성화, 투자자들의 투자 유도를 위해,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i) 계약금은 분양대금의 10% 납부, (ii) 중도금은 전세보증금반환채무의 승계로 갈음, (iii) 잔금은 분양계약 체결 후 2년 6개월 뒤에 납부하되, (iv) 분양계약 체결전 수분양자들이 동호수 지정금 명목으로 납부한 소정의 금원(동별 100만원)을 중도금의 일부로 전환함으로써, 계약 당사자들이 해약금 해제조항에 근거해 중도 해제를 하지 못하도록 하였는데, 수분양자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투자손실이 예상되자 잔금 납부를 거부하고 해약금 해제 조항을 근거로 분양계약의 해제를 주장한 사안임. 1심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분양계약 해제의 효력을 인정하였고, 이에 을이 항소함.

 

2. 사안의 쟁점 및 법무법인(유) 세종의 대응

법무법인(유) 세종은 피고 신탁회사를 대리하여 다음과 같은 논리를 중심으로 항소심을 수행하였음.

가. 동호수지정금 명목 금원의 법적 성격 및 동액 상당 금원의 지급을 계약의 이행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원고는 동호수지정금이 단순 가계약금에 해당할 뿐 중도금의 일부가 아니라고 주장하였고, 1심도 원고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함.

이에 법무법인(유) 세종은 분양계약의 체결 과정 및 원고와 피고측간의 의사소통 과정에 대한 자료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① 원고가 동호수지정금의 납부 후 별도로 계약금 전액을 납부한 사실, ② 이후 수분양자들이 동호수 지정금을 반환받고 재차 동호수 지정금 상당의 금원을 납부한 사실, ③ 분양계약 체결 시 작성된 ‘계약체결 사전안내 확약서’에 초과입금분을 중도금으로 간주하고, 이 경우 계약 해제가 제한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으며 그 내용을 원고측에 설명하였다는 사실 등을 파악하였음.

이를 토대로 법무법인(유) 세종은 (i) 원고가 계약 체결 전 지급한 동호수지정금은 단순한 ‘가계약금’이 아니고, 계약금 입금 후 초과 입금한 금원은 ‘중도금 일부’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점, (ii) 원고가 이미 계약금 전액을 납부한 후 추가로 분양대금의 일부를 입금한 이상 이는 계약의 이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분양계약 제2조 제2항 단서(‘중도금 또는 잔금 일부 납부 후에는 피고의 동의가 있어야 해제 가능’)에 따라 원고의 해제권은 소멸되었다는 점을 강조하였음.

나. 해약금 해제권 제한조항의 부당성 여부(약관규제법 위반에 따른 무효 여부)

한편, 원고는 ‘중도금 납부 시 해제권 제한조항’(분양계약 제2조 제2항 단서)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에 위반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였음.

이에 법무법인(유) 세종은 자료 검토를 통해 아래와 같은 사항들에 대한 주장을 보강하고 증거자료를 확보, 제출하여 원고 주장의 부당성을 지적하였음.

(i) 원고가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위 분양계약 체결 직전에 부동산투자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원고의 대리인이 계약체결 과정에서 해당 조항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었다는 점

(ii)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른 위험은 계약쌍방이 동등하게 부담하여야 한다는 점,

(iii) 원고는 계약금만 투입하고 잔여 분양대금 납부를 상당기간 연기받은 상태에서 그 기간 중 부동산 경기 상승시 전매 등을 통한 상당한 투자이익을 기대하였던 것이라는 점,

(iv) 잔금 지급기한을 목전에 두고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원고의 해약금 해제를 인정하게 될 경우, 피고가 원고의 투자손실을 고스란이 떠안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

(v) 부동산 거래 관행상 계약금을 초과하여 지급한 금원을 중도금으로 간주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거래 관행이며 원고의 대리인이 계약체결 과정에서 해당 조항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은 이상 원고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설명하며, 위 조항을 무효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

 

3. 법원의 판단

법원은 아래와 같이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받아들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함.

  • 원고는 계약금 전액 납부 후 초과입금한 200만 원을 ‘중도금 일부’로 간주하기로 한 확약서에 서명하였고, 이는 계약의 일부 이행으로 평가됨. 따라서 해약금 해제조항에 따른 계약 해제권은 소멸되었으며, 피고의 동의 없는 일방적 해제는 허용되지 않음.
  • 해당 조항은 부동산 거래상 일반적 관행으로 약관법상 불공정하거나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볼 수 없음. 피고는 계약 체결 시 해제 제한 조항을 명확히 설명하였고, 원고의 대리인이 이에 동의하였으므로 약관법 제3조 제3항의 설명의무도 충족됨.

 

4. 본건 결과의 의의 및 시사점

본 판결은 부동산 분양계약에서 가계약금, 동호수지정금 등 계약금 이외의 명목으로 납부되는 금원의 법적 성격 및 해약금 해제권 제한 조항의 효력 여부에 관한 판단을 내린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다만, 본 판결로 인해 “계약금 외 초과지급 금원이 바로 중도금의 일부로 간주된다” 또는 “해약금 해제권의 제한이 통상적으로 유효하다”라고 인정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움. 본 판결을 고려할 때, 부동산개발 및 분양사업 진행시 (i) 계약금 이외 초과 금원의 수령이 중도금의 지급(계약이행)으로 간주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분양계약 체결 과정 중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하여 수분양자들에게 충분하고 명확한 설명이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임. 아울러 (ii) 통상 위와 같은 설명은 분양대행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분양대행사에게도 분양대행업무 진행시 이러한 내용을 수분양자에게 명확히 전달하도록 하고, 관련 서면 자료도 징구해 두는 것이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