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 기업금융분쟁그룹 도산팀 김동규 변호사입니다. 2003년부터 2024년까지 20여 년을 판사로 재직하면서 서울회생법원 등에서 회생 및 파산 사건을 담당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12회에 걸쳐 도산절차에 관한 이야기를 연재하려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호: 회생과 파산 첫걸음

요식업체 한국피자O, 전자상거래업체 티O과 위OO, 대형마트업체 홈OOO, 명품 플랫폼 발O, 모두 우리에게 익숙한 업체입니다. 위 기업들의 공통점은? 안타깝게도 모두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들이라는 것입니다.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업체 하O인베스트의 관계회사 하OOOO, 도서 유통업체인 북OOO도 파산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명사였던 T.O.O.O 역시 미국에서 우리나라의 회생절차에 해당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모두 최근에 일어난 일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회생절차, 파산절차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일반인은 일반인대로 관심의 이유가 다를 뿐이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생이나 파산 절차에 관하여 우리 법무법인에 문의를 하고 상담을 요청하는 건이 늘어난 것을 통해 세간의 관심 정도가 예전과 다르다는 점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관심은 관심이고, ‘회생절차’, ‘파산절차’, ‘도산절차’ 등의 용어는 듣는 이에게 어감 자체로 좋은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모두 경제적 파탄에 직면한 회사 또는 사람을 구제하고 관련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법적 제도인데도, 그 회사 또는 사람이 경제적 파탄에 직면하였다는 사실이 좀더 주목받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제도이니 알고 있어서 나쁠 게 없겠지요. 이에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앞으로 12회에 걸쳐 회생절차, 파산절차에 관한 안내를 드릴 예정이기에, 이번 호에서는 우선 회생·파산절차의 굵은 줄기부터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이라고 많이 부릅니다)에 규정된 회생절차와 파산절차를 통틀어 도산절차라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 제도로는 자율협약,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기한 워크아웃이 있습니다.

먼저 자율협약은 말 그대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자율적인 합의에 따라 채무자인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이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모든 채권자들과의 채무조정 합의가 가능하거나 소수 채권자들(주로 금융기관)과의 합의에 의한 일부 채무조정만으로 채무자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경우에 적합합니다.

다음으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기한 구조조정(‘워크아웃이라고 부릅니다)이 있습니다.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은 2005년을 기한으로 하여 2001년에 제정된 한시법으로 시작하여, 그 후 거의 같은 내용으로 반복하여 한시법으로 제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워크아웃은 법원의 개입이 없다는 점에서는 자율협약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주채권은행의 주도 아래 채무자인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 절차가 진행되다는 점에 주채권은행이 워크아웃에 호의적인 경우에 가능한 방식입니다. 금융채권자들의 다수결(금융채권액 3/4)에 의하여 금융채권(채권금융기관의 채권을 포함한 모든 신용공여 채권)에 대한 채무조정을 통해 기업의 정상화와 채권회수를 함께 도모하는 것이기에, 금융채권에 대한 채무조정만으로 채무자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경우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도산절차는 위 두 가지 방식과 달리 법원이 반드시 관여한다는 점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데, 이에 속하는 회생절차와 파산절차 사이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회생절차는 경제적 파탄에 직면한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 주주 등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채무자가 사업이나 일을 계속함으로써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회생절차에는 일반회생절차와 개인회생절차가 있는데, 두 절차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파산절차는 회생이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 파탄에 직면한 채무자의 재산을 모두 처분하여 환가한 후 그 돈을 채권자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제도입니다. 파산절차에는 개인파산절차도 포함되지만, 회생절차와 달리 개인파산절차도 파산절차라는 동일한 절차의 테두리에서 진행됩니다.

채무자가 위와 같은 제도 중 어느 걸 이용할지는 채무자와 그 산업분야가 처한 경제적 상황, 사회 상황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적절히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앞으로 이야기드릴 내용의 가장 굵은 줄기입니다. 그런데 실제 업무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라면 ‘무슨 말인가? 뭐가 크게 다른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법률용어가 난무하는 데다가 회생절차와 파산절차에서 비슷한 의미인데 용어만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도산절차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해봐도 어려워서 잘 못 알아듣겠다고 하시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다음 호부터는 말씀드릴 내용이 다소 이해하시기 어려운 내용일 수 있겠지만 도산절차에 대한 막연함이나 두려움을 지우실 수 있도록 차근차근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