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작년 하반기에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한 위법성 판단기준으로 당연위법 원칙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획기적인 판결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두9543 판결). 이후 대법원은 금년 다시 이러한 입장을 재확인해 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위법성 판단에 관한 법적 기준을 완전히 정립한 것으로 보이는바(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두9976 판결), 이와 관련된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의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resale price maintenance)란 “사업자가 상품 또는 용역을 거래함에 있어서 거래상대방인 사업자 또는 그 다음 거래단계별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가격을 정하여 그 가격대로 판매 또는 제공할 것을 강제하거나 이를 위하여 규약 기타 구속 조건을 붙여 거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공정거래법 제2조 제6호). 이는 제조업자 및 서비스업자와 그 다음 단계 사업자인 대리점, 유통업자 등 간의 수직적 관계에서의 가격제한에 관한 합의라는 점에서 경쟁사업자간 수평적 관계에서의 합의와 구별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수직적 가격 제한행위(vertical price restraints)’라고도 부릅니다.

이러한 재판매가격유지행위와 관련하여 공정거래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자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면서 단서에서 “상품이나 용역을 일정한 가격 이상으로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고가격 유지행위로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문 구조로 인하여, “최고가격유지행위”의 경우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공정거래위원회나 법원이 살펴야 하나, 그 반대 인 “최저가격유지행위”는 부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없이 위법한 행위로 인정될 수 있으며 그 정당성에 대한 사업 자의 반증도 허용되지 않아 왔습니다.

참고로 미국 대법원은 1911년 Dr. Miles 판결에 따라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당연위법으로 보아 오던 입장을 계속 유지하여 왔으나 2007년 Leegin 판결에서 약 100년 동안 고수해 오던 당연위법원칙을 포기하고 합리의 원칙을 채택하였는데, 이러한 판결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당연위법처럼 취급하는 규제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많은 논란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2.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두9543 판결의 내용

이러한 상황에서 대법원은 2010. 11. 25. 공정거래법의 입법목적과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금지하는 취지에 비추어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비록 당해 상표 내의 경쟁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라 할지라도 시장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그 행위가 관련 상품시장에서의 상표간 경쟁을 촉진하여 결과적으로 소비자후생을 증대하는 등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였는바, 이는 기존의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무조건 금지하던 당연위법 원칙에서 사안별로 위법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합리의 원칙으로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한편 위 판결에서 대법원은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① 관련시장에서 상표 간 경쟁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여부, ② 그 행위로 인하여 유통업자들의 소비자에 대한 가격 이외의 서비스 경쟁이 촉진되는지 여부, ③ 소비자의 상품 선택이 다양화되는지 여부, ④ 신규사업자로 하여금 유통망을 원활히 확보함으로써 관련 상품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며, 이에 관한 증명책임은 관련 규정의 취지상 사업자에게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두9543판결).

3.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두9976 판결의 내용

이후 대법원은 위와 같은 판단기준을 금년에 다시 한번 재확인하였습니다. 즉 대법원은 사업자의 최저가격재판매행위에 해당되기만 하면 위법한 것일 뿐 그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에 관해서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하면서, 최저재판매가격유지행위가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이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업자에게 있으므로 사업자에게 이를 증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들은 미국 대법원의 Leegin판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바, 향후 공정거래법상의 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규제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사업자들에게 규제의 명확성을 제고시켜 주기 위해 공정거래법의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작업도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상기의 사항에 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분은 연락하여 주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상담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