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칠레, 싱가포르, EFTA, ASEAN, 인도와의 FTA가 발효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2011년 7월1일 발효 예정인 한-EU FTA는 최초의 거대 선진경제권과의 FTA라는 점에서 기존의 FTA 보다 더 많은 기회와 도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FTA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이해는 체결국간에 교역되는 상품에 대하여 관세를 철폐함으로써 여타 교역국과의 교역에 비해 특혜를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FTA에는 이러한 관세 자유화 이외에 상품 교역에 있어서 비관세장벽을 철폐하고, 서비스, 투자 등 거의 모든 경제관계에 있어 시장을 개방하고 더 나아가서 개방 된 범위에 있어서는 내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부여하는 각종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FTA 체결국간에는 단순히 상품 교역이 확대되는 것을 넘어 서비스, 투자 등을 포괄하면서 전체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FTA는 체결국간 및 개별 체결국내에서의 경제활동을 규율하는 규범으로서 작동하게 되므로 경제시스템의 조화, 통합도 진전되게 됩니다. 특히, EU, 미국 등 선진국과의 FTA는 해당국의 상품뿐 만 아니라 기업들의 국내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우리 경제시스템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하에서는 한-EU FTA를 상품 특혜관세와 비관세장벽, 서비스․투자로 구분하여 그 주요 내용과 활용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FTA 특혜관세를 적용 받기 위해서는 원산지규정 충족해야,
한-EU FTA에서는 공산품 및 임산물 전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및 EU가 고율의 관세를 유지하고 있는 전기전자, 섬유, 신발 등에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편 농산물에 대해서는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반영하여 관세 철폐의 폭과 속도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FTA에서의 특혜 관세는 해당 상품이 체결국으로부터 수입되는 것이어야 하고 어떤 상품이 체결국의 것인지는 해당 FTA에서 별도로 규정하는 원산지규정(Rules of Origin)을 충족하여야 합니다. 한-EU FTA 원산지규정은 해당 상품에 따라서 체결국 영역 내에서 완전하게 생산 또는 획득된 경우(완전생산기준), 비원산지재료가 결합되어 체결국 영역 내에서 획득된 상품으로서 충분한 작업 또는 가공을 거친 경우(실질적 변형기준) 등 의 기준이 적용됩니다. 특히 중요한 실질적 변형기준에 있어서는 충분한 작업 또는 가공 여부는 이 과정을 통해 비원산지재료가 체결국내에서 HS 세번이 변경되었는지 또는 일정한 수준 이상의 부가가치가 창출되었는지 등을 기준으로 결정 됩니다.
이러한 원산지 규정의 충족을 위해서는 i) 협력업체 공급원재료를 포함한 수출용 원재료에 대한 정확한 원산지 확인, ii) 비원산지재료의 가치가 해당 상품의 공장도가격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의 정확한 산정, iii) 부가가치율 산정 근거가 되는 원가자료의 정합성 확보 등 철저한 사전 확인 및 점검이 필요합니다. 한편 특혜 관세를 적용 받게 되는 경우, EU는 수입건의 0.5%를 선별하여 원산지 사후검증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과정에서 FTA협정문 및 양 당사국 국내법령의 해석, 적용 등 법률적 쟁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원산지 대응시스템 구축 단계에서 부터 통상법률, 관세, 회계, 전산 전문가의 공동 참여가 필요합니다. NAFTA 등 선진국이 체결한 FTA 사례를 보면 원산지 대응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경우에도 전산시스템이 가지는 정량성, 획일성의 한계로 특정 상품에 대한 사후검증 과정에서 법률적인 방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막대한 금액의 관세를 소급 추징당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6000유로 이상의 상품 수출시 인증수출자 지정 받아야,
한편 한-EU FTA에 따르면 특정 상품의 수출자는 상대국 세관에게 송품장신고서(Invoice Declaration)를 통해 해당 상품이 수출국 원산지임을 신고하여야 특혜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6000유로 이상의 상품 수출에 대해서는 수출국 세관으로부터 인증수출자로 지정 받은 수출자만이 송품장신고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EU로 6000유로 이상을 수출하는 업체는 1만 여개에 이르고 있으나, 이중 인증수출자로 지정 받은 업체는 아직 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1년 7월1일 한-EU FTA 발효 후 수출시까지 인증수출자로 지정받지 못할 경우 특혜관세 신청이 어려워지므로 원산지증명 능력을 확보하여 인증수출자 지정을 신청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것입니다. 만일 기존에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우선 품목별 인증수출자 지정을 신청하고 추후 업체별 인증수출자로 확대 지정 신청을 준비하는 단계적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품목별 비관세분야, 서비스 및 투자개방 확대에도 주목해야,
또한 한-EU FTA는 특혜관세 이외에 품목별 비관세조치, 서비스 및 투자개방조치 등을 포괄하고 있어 우리나라 및 EU 역내에서의 규제환경 및 경쟁상황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예컨대 전기전자제품 적합성 평가에 있어 EU는 한-EU FTA 발효 즉시, 우리나라는 발효 3년까지 공급자 적합성 선언방식(SDoC: Supplier’s Declaration of Conformity)을 채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 분야에서는 EU산 자동차 안전기준에 대해 우리나라의 안전기준과 동등한 기준으로 인정해주거나 또는 배출가스 기준에 대해서는 과도기적으로 완화된 기준이 적용됩니다. 한편 의약품분야에서는 판매허가 지연으로 인한 특허실시기간을 최대 5년까지 연장해주고 있는 것도 한-EU FTA 비관세조치의 예로서 관련 업체에서는 철저한 모니터링 및 사전대응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편 한-EU FTA 발효로 우리나라는 EU측에게 115개 서비스분야를, EU는 우리나라에게 139개 서비스분야를 개방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개방한 78개 서비스 분야보다 37개 분야가 늘어난 것으로 전문직 서비스, 사업․운송․유통․건설․금융․통신․환경 등의 분야에서 EU 인력 및 기업의 국내 진출 및 관련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EU 서비스시장 개방의 확대로 수의서비스 등 일부 분야에서는 우리나라의 대EU 진출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서비스시장 개방뿐 만 아니라 제조업, 광업 등 비서비스업 분야 투자에 대해서도 상대국에 대하여 내국민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부여하고 시장접근을 강화함으로써 상호간 외국인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EU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효되는 거대 선진 경제권과의 FTA로서 현재 발효되고 있는 여타 FTA 보다 우리시장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사업기회 및 위기를 적시에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EU FTA 협정문 및 양허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FTA는 GATT 및 WTO 개별 협정들의 상당 부분을 FTA 협정문의 일부로 수용하고 있을 뿐 더러 각 체결국의 국내법령과 연계되어 작동되므로 기업의 현업 담당자가 관련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아울러 기존의 일반적인 국내법 및 회계자문을 통해서는 FTA 이행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으며 중재패널 등 한-EU FTA 자체가 마련하고 있는 분쟁해결절차에의 대응까지 감안 한다면 FTA 활용전략 수립단계에서부터 통상법률, 관세, 회계, 전산 등 종합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EU FTA는 2011년 7월1일 발효가 이행의 완성이 아니라 그 이행은 양 당사국 정부의 법령, 규정, 판정 등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서 단계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우리나라 및 EU 정부의 정책, 제도 변화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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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관세
한-EU FTA, 이해와 활용
20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