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사건(카르텔) 참가자가 그 참가사실을 자진신고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대가로 카르텔에 대한 제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감면받도록 해 주는 ‘리니언시(Leniency)’를 도입하는 내용의 대검찰청 ‘카르텔 사건 형벌감면 및 수사절차에 관한 지침(‘리니언시 지침’)’이 이번 달 10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리니언시 제도는 미국과 EU에서 도입된 이래, OECD 회원국 전체를 포함하여 전세계 60개국 이상이 채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997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의 개정을 통해 처음 도입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2004년까지 거의 활용이 되지 않았으나, 2005년 개정으로 그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이 제고된 이후 급속히 활성화되었습니다.
공정거래법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소위 ‘전속고발권’을 인정하고 있어(공정거래법 제71조 제1항), 담합 사건의 경우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 공정거래법 제22조의2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사실을 자진신고한 자’에 대하여 고발을 면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공정위가 주체가 되어 리니언시 제도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거래법 등 법 위반행위로 피해를 입은 자는 누구든지 자유롭게 고발을 할 수 있도록 하여,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 가능성을 높이고 상대적 약자들의 보호를 강화’한다는 이유로 ‘전속고발권의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검찰로서는 직접 리니언시 제도를 운영하여야 하기 때문에 지난 12월 8일 리니언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지침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수사권 조정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 사건은 여전히 검찰에 직접 수사권이 인정됩니다).
검찰 리니언시 지침상 제1순위 형벌감면 신청자가 되기 위하여는, (a)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이라면, 해당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최초의 자로서, 검찰이 카르텔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였거나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신청을 하며, 수사 및 재판에 적극 협조하여야 하고, (b)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라면, 검찰이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검찰의 수사 및 재판에 협조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합니다(검찰 리니언시 지침 제6조 제1항, 제2항). 형벌감면 신청자는 당해 카르텔에 참여한 사업자들 간에 작성된 합의서, 회의록, 사업자나 임직원의 확인서 등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여야 하는데(위 지침 제7조 제1항), 이에 따라 제1순위 형벌감면 신청자로 인정되면 기소되지 않고(위 지침 제10조 제1항), 제2순위 형벌감면 신청자는 1/2 감경하여 구형하게 됩니다(위 지침 제10조 제2항).
미국의 형사절차에서는 리니언시는 물론 피고인이 기소인부절차(Arraignment)에서 답변(Plea)을 함에 있어 검사와 일부 유죄 협상(Bargaining)하여 그 대가로 가벼운 형의 선고나 나머지 혐의사실에 대한 불기소를 받을 수 있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형사절차에서는 ‘검찰권이 남용될 수 있다’거나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로 플리바게닝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2018년 6월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사기나 횡령, 배임, 조세 등 특정사건의 피의자나 피고인이 타인의 특정 범죄를 진술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는 경우 검찰이 기소하지 않거나 구형량을 낮추어 주는 제도를 도입하였고, 도쿄지검이 지난 2018년 11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검찰과 회사 간 플리바게닝이 이루어졌다고 보도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달 10일부터 시행되는 검찰의 리니언시 지침은, 피의자의 진술 내용에 따라 기소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형사 수사절차에서 처음으로 플리바게닝적 요소가 도입되는 셈이라 할 것입니다.
참고로, 2020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021년말부터 시행될 개정 공정거래법은 (i) 형벌 부과 필요성이 낮고 그 동안 형벌 부과 사례가 없던 기업결합, 거래거절 등에 대한 형벌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축소하였고(공정거래법 제124조, 제125조), (ii)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사업자 등에 대한 변호인 조력권을 의무화하기도 하였습니다(공정거래법 제83조).
따라서 카르텔 조사와 관련성을 가질 수 있는 기업들은, 공정위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리니언시 제도도 병행하여 숙지해 둘 필요가 있고, 향후 리니언시 수사지침의 적용 추이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편, 최근 세종의 형사그룹은 적극적인 인재 영입을 통해 팀 구성을 대폭 보강하였습니다. 검사 출신으로는 검찰총장을 역임한 김진태 변호사(14기)와 고양지청 차장 등을 역임한 신호철 변호사(26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을 역임한 이노공 변호사(26기), 서울중앙지검 출신 박기태 변호사(38기)를 영입하였고, 경찰 출신으로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김정훈 고문(경찰대 2기)과 함께 16년 간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한 김주형 변호사(경찰대 20기)가 합류하였습니다. 이로써 저희 세종 형사그룹은 더욱 탄탄한 인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상기 사항에 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거나 도움이 필요하신 경우에는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더욱 자세한 내용을 상담하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