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인 A 주식회사(이하 ‘시공사’)는 발주자인 B 재단법인(이하 ‘발주자’)과 C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건물의 사용승인이 있고 약 2개월이 지날 무렵 이 사건 건물의 외벽석재 일부가 탈락하였고,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외벽석재 일부가 탈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탈락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발주자는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고, 제1심 법원은 발주자가 신청한 감정결과에 따라 외벽석재를 전면철거하고 재시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2,709,114,000원을 기준으로 시공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제1심 당시 시공사는 사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전면철거 후 재시공 외에 다른 가능한 보수방법(이하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이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그 보수방법에 관하여 별도의 법원 감정을 신청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발주자가 신청하였던 감정절차에서는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에 관한 별다른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전면철거 후 재시공만이 유일한 보수방법이라는 감정의견이 제시되었고, 제1심 법원은 이러한 감정인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여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시공사는 항소하면서 법무법인(유) 세종을 새로운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였습니다. 사건 의뢰를 받은 법무법인(유) 세종은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이 이 사건 탈락사고를 야기한 하자(이하 ‘이 사건 하자’)를 보수하는데 적합한 방법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이 사건 소송의 핵심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법무법인(유) 세종은 항소심에서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에 관한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검증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적극 주장하였고, 이를 별도의 감정항목으로 삼아 새로운 감정을 신청하여 채택되었습니다.
항소심 감정절차는 약 1년 간 진행되었는데, 우선 완공 당시 이 사건 건물의 외벽석재 현황과 유사한 모형을 만들고,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에 따른 보수작업을 한 뒤, 여기에 이 사건 건물 소재지에서 통상 부는 바람보다 더 강한 수준의 풍압을 가하여,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이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지를 실험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실험을 거쳐 마침내 항소심 감정인은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이 실제로 실현 가능하고 구조적 안정성도 확보하고 있다는 감정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항소심 감정인이 산정한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에 소요되는 비용은 285,697,233원이었는데, 이는 제1심 감정인이 산정한 전면철거 후 재시공 비용 2,709,114,000원의 불과 1/10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이에 법무법인(유) 세종은 항소심 감정결과에 따라 위 285,697,233원을 기준으로 시공사가 부담할 손해배상액이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 발주자는 제1심 감정인에게 항소심 감정결과의 당부를 묻는 취지로 감정보완신청을 하였고, 제1심 감정인의 회신내용 등을 근거로 항소심 감정방법에 문제가 있다면서 항소심 감정결과를 다투었습니다. 또한 발주자는 이 사건 하자와 같이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상 피해와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하자에 대하여는 전면철거 후 재시공 비용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법무법인(유) 세종은, ①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에 대해 별다른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제1심 감정인에게 실제로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실험절차를 거친 항소심 감정결과의 당부를 묻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는 점을 우선 지적하였습니다. ② 또한 항소심 감정의 모든 절차에서 시공사와 발주자 모두 참여권을 보장받았고, 실제로 매번 시공사와 발주자 관계자가 참석하였으며, 실험조건과 방법에 대하여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실험을 진행하였다는 사실관계를 제시하고, 사후적으로 감정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이를 다투는 발주자의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③ 무엇보다도 발주자의 주장과 달리, 대법원은 하자가 중요한 경우이더라도 실제로 보수가 가능하다면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손해배상액으로 산정하고 있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설명하면서, 이 사건에서도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에 따라 실제로 보수가 가능하다는 점이 감정결과 확인되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이러한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받아들여 시공사가 부담할 손해배상액은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에 따른 285,697,233원이라고 판시하였고, 이로써 시공사는 전면철거 후 재시공 비용 2,709,114,000원을 기준으로 삼은 제1심 판결에 따른 거액의 배상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쟁점 및 판시>
대법원은 하자가 중요한 경우이더라도 실제로 보수가 가능하다면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을 손해배상액으로 산정하고 있고(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다49743 판결), 예외적으로 건물 등이 무너질 위험성이 있어서 보수가 불가능하고 다시 건축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전면철거 후 재시공 비용을 손해로 산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6. 8. 18. 선고 2014다31691, 2014다31707 판결). 대법원 판례 기준에 따를 때 결국 시공사가 주장하는 보수방법에 따라 실제로 보수가 가능한지 여부가 판단의 핵심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상당 부분 감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에, 이러한 유형의 건설분쟁의 핵심은 결국 법원 감정에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면, 제1심에서는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으로 실제로 보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뒷받침할 법원 감정결과가 없었기에 전면철거 후 재시공 비용을 기준으로 판결이 선고되었던 것인 반면, 항소심에서는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으로 실제로 보수가 가능하다는 법원 감정결과를 이끌어 내어 시공사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수 있었습니다. 결국 감정항목을 어떻게 구성하여 어떠한 감정을 신청하고, 감정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건설분쟁에 임하는 소송대리인의 역량에 달린 문제라 할 것입니다.
특히 이 사건은 제1심 판결의 기준이 된 전면철거 후 재시공 비용 2,709,114,000원과 항소심 판결의 기준이 된 시공사 주장 보수방법 비용 286,697,233원 사이에 무려 약 10배 수준의 차이가 있었기에, 건설분쟁에서 감정절차를 이끌어가는 소송대리인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더욱 더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사건은 사건을 담당한 법무법인(유) 세종 건설전문 변호사들의 역량이 특히 더 빛을 발한 사건이었다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