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지난 2022. 7. 14. H자동차 판매대리점 소속 카마스터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판결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이와 반대로 수입자동차 판매대리점의 카마스터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상반된 판결을 선고하여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법원은 주어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져서 해당 노무제공자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하는지 여부(큰 틀에서 보면 주로 (i) 종속노동성과 (ii) 독립사업자성을 고려함)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령 법원이 어떤 업종의 종사자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해도 개별 사건에서 얼마든지 근로자가 아니라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동일한 업종의 사건들을 분석해 보면 근로자성 판단의 결론이 달라지게 되는 주된 포인트가 업종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컨대 카마스터 업종의 경우 사건별로 상반된 결론이 내려진 주된 이유는 각 사건에서 관찰되는 카마스터의 ‘종속노동성’의 정도가 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H자동차 판매대리점 사건의 경우 (i) 카마스터들은 한달에 2~3회 대리점에서 당직근무를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율적으로 외근을 하였고, (ii) 대리점이 출근시간 준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4회 정도에 불과하였으며, (iii) 판촉행사가 있는 수요일 및 금요일 외에 대리점 복귀 시간 준수를 요구하는 경우는 없었고, (iv) 카마스터가 지각하거나 조회에 불참하더라도 제재조치가 없는 등 카마스터의 일상근무상의 종속성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최근 선고된 수입자동차 판매대리점 사례의 경우 (i) 카마스터가 정상 출근을 하지 않으면 팀장이나 지점장이 이를 관리하였고, (ii) 근태가 불량할 경우 당직근무 배정에서 제외되는 실질적 불이익을 받았으며, (iii) 회사가 카마스터에게 외근 시 결과보고를 지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iv) 회사가 CCTV를 통해 근태, 복장, 청소상태 등을 지적하는 등 카마스터의 일상근무상의 종속성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이 같은 종속노동성 지표상의 차이가 상반된 결론으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업종에 따라서는 주로 ‘독립사업자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의류브랜드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백화점 의류브랜드 매장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위탁점주’의 경우입니다. 2017. 1. 25. 의류브랜드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백화점 매장에서 의류를 판매해 왔던 위탁점주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이 선고된 이래 백화점 의류매장의 위탁점주들이 자신이의류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라고 주장하면서 퇴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다수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위탁점주들이 모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은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렇지 않은 사례가 더 많았습니다. 그 이유는 백화점 의류매장 운영 형태가 의류브랜드 마다 상당히 달랐기 때문입니다. 

위 2017년 대법원 판결 사안의 경우 애초에 직접고용을 위탁으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연봉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책정하거나 수수료에 상∙하한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고정급을 지급하였습니다. 또한 위탁점주 휘하의 판매원들에 대한 채용 및 비용부담을 위탁점주가 아닌 의류업체가 직접 함으로써 위탁점주의 독립사업자성이 미약했던 사례였습니다. 

반면, 후속 소송들의 경우 대개 위탁점주가 스스로 자신의 비용(인건비)을 들여 2~3명의 판매원들을 직접 고용하여 매장을 운영하는 구조였으며, 매장의 판매실적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지급받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1184 판결,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다207833 판결 등). 즉, 후속 소송의 경우 근로자성을 인정받았던 첫번째 사례와 백화점 내부에서의 노무제공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크지 않았음에도 상대적으로 ‘독립사업자성’이 강하다는 점이 작용하여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였습니다.

이처럼 동일한 업종임에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근로자성 여부에 대하여 다른 결론이 도출되고 있으며, 업종의 특성에 따라 판단의 주요 포인트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관련 소송을 수행하거나 관련 리스크를 점검∙대비함에 있어서는 단편적으로 대법원 판례에 나타난 판단기준을 일률적으로 대입하기보다는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여 특히 승부처가 될 수 있는 요소를 파악하고 이에 특별히 초점을 맞추어 조치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