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경
미국의 수출통제는 첨단반도체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레거시 반도체(첨단 제조공정을 활용하지 않는 반도체로, 일반적으로 28㎚ 이상의 반도체를 지칭)로 불리는 범용 반도체는 수출통제의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조금 등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급증하고 미국으로의 유입이 확대되면서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중심으로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미국 하원, 중국전략경쟁특위 : △대중 정책 보고서(’23.12.12) – 의회에 대한 권고사항 중 하나로 상무부에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지시 포함, △서한(’24.1.5) - 상무부, USTR에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의 유입에 대한 대책 마련 요구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월, 미국 상무부는 미국 내 방산, 자동차, 통신 등 자국 기업들의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 사용 현황을 조사할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2. 미국 상무부의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 사용 현황 조사 계획 주요내용
- (조사 배경) 2021년 국방수권법은 상무부에 국방 관련 반도체 산업 기반 평가 지시 → 상무부는 조사 계획과 함께 평가보고서(Assessment of the Status of the Microelectronics industrial Base in the United States) 발표(‘23.12)
- (조사 대상) 미국 기업들의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의 사용 및 조달 현황
- (조사 목적) 미국 기업들의 레거시 반도체 관련 공급망을 확인하여 글로벌 공급망 강화, 공정한 경쟁 환경 촉진, 중국에 의한 국가안보 위험 축소
“레거시 반도체의 공급망을 위협하는 외국 정부의 비시장경제 행위는 국가안보 문제 (Addressing non-market actions by foreign governments that threaten the U.S. legacy chip supply chain is a matter of national security)” - (향후 조치) 상무부는 조사를 통해 확보된 정보를 바탕으로 레거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향후 조치 마련 예정
- 상무부는 상기 언급한 반도체 산업 기반 평가 보고서에서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위한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권고사항으로 적시하면서,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현대화를 위한 인센티브(예: ’27년까지 예정된 투자 세액공제)를 제공할 수 있는 규범 제정, 레거시 반도체 제조도 인센티브 제공 대상에 포함,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지난 10년간 중국 반도체 산업에 약 1,500억불 보조금 지급) 등에 대응하기 위한 관세 부과 또는 수출통제 확대 등 중국의 비시장경제적 행위에 대한 대응조치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
3.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상정가능한 미국의 대응조치
미국 상무부의 레거시 반도체 공급망 현황 조사가 완료되는 경우 동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검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능한 조치로는 관세 부과 또는 수출통제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먼저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조치로 △보조금 조사, △무역법 301조,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보조금 조사를 통한 상계관세 부과) 중국기업들의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투자와 관련하여 중국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에 대해 미국 정부·의회·업계 모두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고 보조금 지급에 관한 WTO 규범 및 조사 관행이 확립되어 있어, 상무부로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고 조사 과정에서 중국 레거시 반도체 제조 관련 정보도 확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음
※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의 대미 수출시 덤핑행위가 있는 경우 덤핑조사를 통한 덤핑관세도 병행적으로 부과 가능
- (무역법 301조/무역확장법 232조) 현재도 미국은 무역법 301조를 적용하여 중국산 일부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추가 관세(철강 25%, 알루미늄 10%) 부과 중. 따라서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검토 가능
※ 미국 무역법 301조는 교역상대국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대응조치를,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으로 국가안보에 위협 초래시 관세부과 등 대응조치 허용
- (기타) 미국 하원 중국전략경쟁특위는 최종제품이 아닌 구성품(레거시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component tariff)에 관한 상무부와 USTR의 입장 제출 요청(서한, ’24.1.5)
다음으로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수출통제의 경우, ’23.8월(미국-중국 상무장관 면담 계기) 미국 상무부 장관은 첨단산업 중심의 규제 입장(small yard, high fence)을 재확인하면서 국가안보와 관련 기술에 대해서만(narrowly targeted) 수출통제를 적용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범용 제품으로 분류되는 레거시 반도체에 대해 수출통제를 확대하여 적용하는 것은 미국의 기존 입장에 배치되고, 산업적 파급효과 또한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되어 현 시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4. 시사점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첨단 반도체에서 레거시 반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미국에 레거시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조치가 구체화되는 경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상무부의 조사 뿐 아니라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 수입에 대한 미국 내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향후 가능한 후속조치에 대해 사전 검토와 함께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