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서열 2위 리창(李強) 국무원 총리는 지난 2024년 5월 26일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에 따라 방한하여, 윤석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양측은 양국 간 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고, ‘한·중 외교안보 2+2 대화’ 신설과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 출범, ‘한·중 투자협력위원회’ 재개 등 다양한 내용들을 논의하였습니다. 리 총리는 한·중 FTA 2단계 협상 추진을 가속화하고 한중(창춘)국제협력시범구 건설을 통해 첨단제조·신에너지·AI·바이오의약 등 분야의 협력을 강조하였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모처럼 한국을 방문한 중국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양자 회담에서 재차 논의 안건으로 제시한 ‘한중(창춘)국제협력시범구’의 세부 내용과 시사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설립 배경
중국은 2017년 12월부터 산둥성(山东省) 옌타이(烟台), 장쑤성(江苏省) 옌청(盐城)과 광둥성(广东省) 후이저우(惠州)에 총 3개 한중산업단지를 설립한데 이어, 2020년 4월에는 중국 유일의 한중시범구인 지린성(吉林省) 한중(창춘)국제협력시범구(이하 “본 시범구”)를 설립하였습니다.
한중산업단지는 특정 산업 발전 촉진을 목표로 설립된 반면, 본 시범구는 자주혁신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 ‘산업 제도 우선 시험, 개방을 위한 경로 탐색, 변혁을 위한 시범’이라는 전략적 사명과 배경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습니다. 본 시범구는 한국-중국-몽골-러시아의 접점인 동북아 핵심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중앙아시아-몽골-중국 동북3성(헤이룽장성(黑龙江省), 랴오닝성(辽宁省)과 지린성(吉林省))과의 연계강화를 통해 미래 한반도 성장동력 창출 및 평화정착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신동방정책이 중국-몽골-러시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일대일로정책’과 교차하면서 그 상호작용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2. 인구, 위치 및 구성
지린성 인구는 2,407만 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수의 약 절반에 달하며, 동북3성 전체 인구는 9,851만 명입니다. 지린성에는 과학원 원사 작업실, 국가중점실험실, 응용화학연구소 등 총 126개의 연구기관이 위치하고 있어 풍부한 기술력과 인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서울과 직선거리로 약 700km 떨어진 본 시범구는 중국-몽골-러시아 경제회랑과 두만강 지역 개발에 있어 중요한 지리적 잇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본 시범구의 동쪽 22km 지점에는 창춘룽자국제공항(长春龙嘉国际机场), 서쪽 2km 지점에는 동북아 물류 허브인 창춘국제육항(长春国际陆港), 남쪽 20km 지점에는 창춘싱룽종합보세구(长春兴隆综合保税区)가 위치하여,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허베이성(河北省) 등 핵심도시로 향하는 물류 인프라 기반의 구심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출처: 창춘시인민정부 홈페이지
본 시범구는 총면적 210k㎡로, ‘한중(창춘)국제협력시범구 가이드라인(中韩国际合作示范区总体方案)’에 따르면, “1개의 핵심지역(一核), 2개의 축(两翼)과 다원화된 단지(多园)”라는 구체적인 공간배치 전략에 따라 설계되었으며, 산업혁신기지, 건강식품산업단지, 광전자정보산업단지 등 19개 특화산업단지가 분포되어 있습니다.
- 1개 핵심지역(一核): 간우하이허(干雾海河)를 기반으로 첨단 서비스업 발전 핵심 구역(우하이생태밸리(雾海生态谷)) 구축
- 2개의 축(两翼): 서부 전통산업 클러스터(서부산업클러스터)와 동부 전략 신흥 산업 클러스터(동부산업클러스터)로 구성
- 다원화된 단지(多园): 특화산업단지, 현대생활단지, 녹색생태단지로 등으로 구성
출처: 창춘시인민정부 홈페이지
3. 주요 육성 분야
창춘시는 자동차, 농산물 가공 및 철도 수송을 포함한 주요 3대 산업을 기반으로, 첨단장비제조, 바이오의약, 광전자정보, 신소재, 빅데이터 등 전략적 신흥산업의 신규 육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본 시범구에서는 첨단장비제조, 헬스케어, 광전자정보 및 현대 서비스업과 같은 4대 산업 클러스터를 중점적으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시범구 주요 활성화 분야
| 협력 분야 | 추가 설명 |
|---|---|
| 첨단장비제조 | 수소 장비, 공업 및 서비스 로봇, 3D프린트, 스마트 장비제조, 신에너지 및 스마트 자동차 등 산업 중점 추진 - 국가전력투자공사(国家电投, SPIC) 100억 위안 규모의 수소에너지 산업기지 사업을 기반으로 수소장비제조 클러스터 조성 |
| 헬스케어 | 의료미용, 의약, 식품과 요양 산업 중점 추진 - 의료미용: 한국 첨단기술과 전문기관을 도입하여 첨단 의료 및 미용 산업 생태계 구축 - 의약: 바이오 의약, 한약재 등 산업 중점 발전, 바이오 의약품 가공 아웃소싱, 인삼 정밀가공, 제품 품질 검사 시스템 및 전자거래 플랫폼 구축 - 식품: 풍부한 농산물 자원을 기반으로 밀키트 산업 구축, 글로벌 고품질 녹색식품 산업 클러스터 추진 - 요양: 화다오생물(华道生物) 및 중이온병원을 기반으로 동북3성 및 동남아 첨단의료기구 구축, 건강검진, 만성질환과 노인질환 치료 및 재활 등 중점 발전 |
| 광전자정보 | 광전자정보, 반도체 부품, 소프트웨어 및 정보 기술, 빅데이터 등 중점 추진 - 창춘시 자동차 산업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산업 클러스터 구축 - 자동차 칩 및 전자제품, 광학 접착제 및 부품 등 분야 선두기업 유치 |
| 현대 서비스업 | 현대 물류, 크로스보더 전지상거래, 국제 무역, 전시회 등 관련 서비스업 - 징둥(京东) 아시아1호 물류센터, 한중도시관,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산업단지 등 보유 |
출처: 창춘시인민정부 홈페이지
본 시범구가 위치한 지린성은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2030 탄소피크 및 2060 탄소중립(2030碳达峰与2060碳中和)’ 목표1 달성을 위한 중요한 거점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특히 본 시범구는 ‘북방의 수소밸리’를 목표로 수소산업체인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영기업인 국가전력투자공사(国家电投, SPIC)의 자회사 지린전력공사(吉林电力公司)를 비롯해 수소연료전지 스택 개발사 뤼둥칭넝(绿动氢能), 열차 개발 국영기업 중처창커(中车长客) 또한 창춘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린전력공사는 수소제조-수소충전소-수소버스 등 수소 관련 모든 분야에 참여하고 있으며, 시범구 내에서 수소 생산·충전 일체화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처창커는 세계 최초로 시속 160km의 수소열차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업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린성 정부는 ‘신에너지 산업 고품질 발전전략 계획’과 ‘수소 지린 중장기발전규획’ 등 여러 정책들을 발표하면서 향후 수소에너지를 중심으로 성장을 추구하고 있으며, 창춘시 정부는 향후 수소산업체인 확장과 함께 2025년까지 전체 수소산업 생산액을 50억 위안(약 9,500억원)까지 증가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국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함으로써 2025년까지 본 시범구를 경쟁력 있는 국제 협력 플랫폼으로 조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를 통해 첨단산업 기능을 확대하고 산업 발전, 전면 개방화, 녹색 발전, 도농 협동 발전을 이루어 2035년까지 본 시범구를 동북아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협력 시범구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본 시범구는 2023년까지 5,000만 위안 이상 대규모 사업을 50개 이상 유치하였으며, 현재까지 전체 누적 투자액은 506.8억 위안(약 9.63조원)에 달합니다.
4. 한국기업 지원 정책
본 시범구에서는 한국기업 유치를 위하여, 10개 분야 26개 세부 항목의 지원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시범구 지원 정책
| 분야 | 내용 |
|---|---|
| 경제발전 지원금 | - 본 시범구 경제발전 기여도에 따라 생산가동 연도부터 3년 간 매년 100% 지원금을 지급하고 그후 2년은 매년 50% 지원금 지급 - 중국 내 주요 혁신 및 선도 사업에 대해 일회성 지원금으로 최대 1,000만 위안 지급 |
| 투자확대 지원금 | - ① 사업 투자금 4,000 위안/㎡ 이상, ② 고정자산 투자금 1억 위안 이상, ③ 3년 내 완공, 모든 조건 만족 시, 고정자산 투자금의 3~7% 지원금 지급 - 사업 투자금이 4,400 위안/㎡ 이상 시, 고정자산 투자금의 10%까지 지원(최대 8,000만 위안) - 토목건축공사 약정 시간에 따라 완료되면 약정 지원금의 50% 지원, 약정 시간에 따라 생산 가동 시, 나머지 50% 지급 |
| 공업용지 할인 | - ‘공업용지 최저가 기준’ 최대 30% 할인 가격으로 분양 가능 - 토지 임대, 선임대 후분양, 탄력기간 분양 등 방식 - 중점 프로젝트는 분할 납부가 가능하며 최초 납부 비율은 최소 50% |
| 임대료 지원금 | - 입주일로부터 3년 동안 매년 연간 생산액 2,000 위안/㎡, 4,000 위안/㎡, 6,000 위안/㎡ 이상 시, 모든 임대료 지원 - 3년 후 연간 생산액 6,000 위안/㎡ 이상 시, 4년차 및 5년차 임대료 50% 지원 |
| 본사 이전 지원금 | - 새롭게 이전한 역외 본사 기업의 경우, 설립연도부터 3년 간 매년 구(区)급 경제발전 기여도 500만 위안 이상 시, 공헌도의 60~90% 지원금 지원 - 세계 500대 기업, 중국 내 100대 기업 혹은 국유기업이 본 시범구 내 본사 혹은 지역 본사 설립 시, 임원 개인 임금 구급 경제발전 기여도에 따라 전액 지원 |
| R&D 지원금 | - 본 시범구 내 획기적 핵심기술 산업화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 1,000만 위안 지원 - 중국 대학, 연구기관 혹은 기업과 공동 설립한 R&D 센터의 연구 성과에 따라 최대 3,000만 위안 지원 - 신축한 의료건강 연구 및 검사와 같은 공공서비스 플랫폼에 경우, 설비 총투자액 1,000만 위안 이상 시 50만 위안 일회성 지원금 지원 - 첨단기술 기업에 선정된 기업은 해당 연도 구급 경제발전 기여도의 50% 지원금 지원 |
| 금융서비스 지원 | - 본 시범구 내 설립된 기업이 중국 내외 상장 시 최대 1,000만 위안 지원 |
| 협력 강화 지원금 | - 중국 내외 지명 기관이 구축한 혁신 창업기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서비스 플랫폼에 대해 연간 서비스 매출의 10% 지원금 지원, 3년 간 매년 최대 100만 위안 지원 - 당해 국가 또는 성(省)급 수입 할인 지원을 받은 선진 기술, 장비 및 핵심 부품 수입 기업에 대해 국가 및 성급 정책 지원 외 기업당 100만 위안 지원금 지원 |
| 인재 지원금 | - 3가지 유형 인재(국제 최고 인재, 산업 선도 인재와 고급 혁신 창업 인재)에 대해 ① 최고 1억 위안 지원금 혹은 지분 투자, ② 최고 200만 위안 생활 정착 지원금, ③ 대출이자 30% 할인, 최고 5,000만 위안 이자 할인, ④ 필요에 따라 사무실, 주거공간 등 제공 ⑤ 인재 급여 구급 경제발전 기여도에 따라 5년 내 전액 지원 |
| 기타 | - 도착비자 신청 가능 - 중대 사업에 대해 일사일의(一事一议, 사업마다 단독으로 협의) 가능 |
출처: 한중(창춘)국제협력시범구 정책
5. 시사점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에서 한중 합작사업 사례가 점차 감소하고 있고, 미중 분쟁으로 인해 중국 관련사업의 불확실성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중국 사업을 다시 점검하는 과정에서 중국 내 판매 및 마케팅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를 찾아서 시너지를 얻고자 하는 수요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또한, 특정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관심 역시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중 관계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기술력 있는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유치전략은 과거 대외시장 개방 초창기 수준만큼 적극적입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본 시범구는 중국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한중 협력을 강조하는 핵심 시범구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리창(李強) 총리가 이를 강조한 바 있으며, 리커창(李克强) 전 국무원 총리도 2021년 6월 15일 한차례 본 시범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본 시범구의 장점으로는 풍부한 인력자원, 중국 타지역에 비해 저렴한 노동력, 베이징, 톈진 등 핵심도시의 접근성, 다양한 유치 분야 그리고 우대 정책을 들 수 있습니다. 본 시범구는 중국 국무원 승인을 획득한 최초의 한중 협력 시범구인 만큼 한국 진출기업에 대해 전술한 지원 정책 이외에 추가적으로 다양한 지원이 제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본 시범구에 입주하는 한국 진출기업들에 대해서는 일사일의(一事一议)의 원칙에 따라 다양한 보조금 및 지원 정책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본 시범구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리스크 분산 및 더 많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얻을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분석을 바탕으로 초기 단계부터 각자에게 적합한 협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보입니다.
About Shin&Kim's GBSC(Global Business Strategy Center)
법무법인(유) 세종은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따라 직면하게 되는 각종 규제에 대한 자문과 대응뿐 만 아니라 국내외 산업정책,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시장조사, 진출 전략수립, 규제 대응 등 글로벌 비즈니스와 관련한 토탈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도록 업무 경험이 풍부한 최고의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여 글로벌비즈니스전략센터(Global Business Strategy Center: GBSC)를 출범시켰습니다.
GBSC는 실무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그룹과 기업들의 글로벌 비즈니스 수행을 지원해줄 수 있는 외교·통상·산업계 출신 고문 및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되어 미국/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관련 프로젝트들을 수행하여 왔으며, 법무법인(유) 세종의 해외 사무소 및 현지 제휴 로펌들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1 力争2030年前实现碳达峰，2060年前实现碳中和——打赢低碳转型硬仗_滚动新闻_中国政府网 (www.gov.c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