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계약이나 도급 계약의 경우 특허권 등 제3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진술 및 보증 그리고 그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진술 및 보증 조항의 구체적인 의미나 효력 등에 대하여는 정작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하여 논한 판례도 찾기 어렵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비침해특약에 규정된 특허권 관련 분쟁 발생시 매도인의 협력의무의 내용 및 손해배상의 범위 등에 관한 일본 판례를 소개합니다.

 

사안의 간략한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 사건 원고 X(매도인)와 피고 Y(매수인)는 이 사건 칩셋(ADSL 모뎀용 칩셋 및 DSLAM 용 칩셋, 이하 ‘본건 칩셋’)에 관하여, 물품매매계약(이하 ‘본건 기본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본건 기본계약 제18조 제1항 및 제2항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제18조 제1항

X는 Y에게 납품하는 물품 및 그 제조방법 및 사용방법이 제3자의 산업재산권, 저작권, 기타 권리를 침해하지 않음을 보증한다.

제18조 2항

X는 물품에 관하여 제3자와의 사이에서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분쟁이 발생한 경우, 자기의 비용과 책임으로 이를 해결하거나, Y에게 협력하여 Y에게 일체의 폐를 끼치지 않는 것으로 한다. Y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X는, Y에게 그 손해를 배상한다.
  • X가 Y에게 매매대금의 잔금 지급을 청구하자 Y는 X의 위 비침해특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채권(Y가 W에 지급한 2억엔의 라이선스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X의 매매대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 한편, X는 I 및 C로부터 본건 칩셋을 구입해서 Y에게 납품하였는데, W는 I가 공급한 칩셋이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C가 공급한 칩셋은 C가 W로부터 본건 특허권에 대한 라이선스를 취득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제1심 판결{도쿄지방법원 평성24년(와)제21128호)}과 항소심 판결{지적재산고등재판소 평성 27년(네)제10069호}은 모두, ① 본건 특허권의 침해를 인정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본건 기본계약 제18조 제1항의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으나,1 ②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건 기본계약 제18조 제2항의 위반을 인정하였습니다. 제1심 판결 및 항소심 판결이 본건 기본계약 제18조 제2항 위반 여부에 대하여 판시한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본건 기본계약 제18조 제2항은 X가 부담해야 할 포괄적인 의무를 규정하는 것으로서, X가 부담하는 구체적인 의무의 내용은 해당 제3자에 의한 침해 주장의 양태나 그 내용, Y와의 협의 내용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정해지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함.
  • Y는 분쟁 초기부터 본건 특허권 침해 여부에 대해 X에게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였고, X, Y 및 I 사이에서 라이선스 취득 및 라이선스료 산정에 관한 검토 필요성 등에 관한 논의를 거쳐 I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하였음.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X는 본건 기본계약 제18조 제2항에 따른 구체적인 의무로서 ① Y가 W와의 사이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본건 특허권의 기술분석을 실시하여 본건 특허권의 유효성, 본건 칩셋이 본건 특허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견해를 근거 자료와 함께 제시하고(기술분석결과 제공 의무), ② Y가 W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 대비하여 합리적인 라이선스료를 산정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 등을 수집, 제공(라이선스료 산정 자료 제공 의무)해야 할 의무를 부담함.
  • I가 제공한 기술분석결과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고, 그 외 X가 특허의 유효성 등에 관한 자료를 제시한 사실이 없으므로, X는 기술분석결과를 제공할 의무를 소홀히 하였음. 또한 X가 스스로 또는 C 및 I 이외의 다른 회사의 협조를 받아 라이선스료 산정 자료의 수집, 조사 등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X가 C나 I에게 지속적으로 정보 제공을 요구한 것만으로는 라이선스료 산정 자료의 제공 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음.

다만 1심과 항소심은, Y가 W에 지급한 라이선스료 2억 엔이 X의 본건 기본계약 제18조 제2항의 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인지에 대해서 달리 판단하였습니다. 먼저 1심 은, 「본건 특허권의 침해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Y가 X의 동의 없이 임의로 라이선스료를 지급한 것」으로 보아, Y의 손해배상채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항소심은, I가 본건 특허권의 침해 여부에 대해 충분한 기술분석결과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라이선스료를 X, Y, I가 분담할 것을 제안하는 등으로 인해 Y가 본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점, Y로서는 조기 라이선스 협상이 결렬되면 W의 특허침해금지소송 제기에 따라 침해 사실이 인정될 위험이 있고 이러한 경우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해 손해액이 2억 엔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 등을 인정하여, X의 본건 기본계약 제18조 제2항 위반과 Y의 라이선스료 2억엔 상당의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에 있어서는, Y 스스로 본건 특허권의 구성요건을 검토하여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한 사실이 없고, X가 검토결과를 기다려 달라며 라이선스 계약의 체결을 제지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었음에도 졸속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을 근거로 Y의 과실비율을 70%로 인정하고 2억 엔의 30%인 6,000만엔을 한도로 상계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위 판례는, 비침해특약과 관련하여 특허권 등의 침해 관련 분쟁 발생시 매도인의 협력의무는 제3자에 의한 침해 주장의 양태나 그 내용, 관련 당사자간의 협의 경과 등에 따라 그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다고 보았습니다.2 한편 위 판례는 특허권 등의 침해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협력의무의 위반을 인정하였고, 손해배상의 범위에 있어서는 매수인의 과실 비율을 매도인의 과실비율 보다 더 높게 인정하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비침해특약 조항의 협상 시 당사자들로서는 위 판례에서 인정된 기술분석결과 제공 의무, 라이선스료 산정 자료 제공 의무와 같은 구체적인 협력의무의 내용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실제 특허권 등의 침해 주장이 제기된 경우, 매도인으로서는 특허권 등의 침해 여부를 검토하여 매수인에게 검토결과를 제공하고, 침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매수인과 협력하여 만족할 만한 내용으로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의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나중에 특허권 등의 침해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될 수 있으며 반대로 그러한 협력의무를 충실히 이행한 경우에는 설령 손해배상 책임이 대폭 감액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매수인으로서도 특허권 등의 침해 주장이 제기된 경우 충분한 검토없이 만연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여서는 과실상계 법리에 따라 지급한 라이선스료의 상당 부분을 배상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스스로 제3자의 특허 침해 주장에 대해 분석을 하고, 라이선스료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되도록 하는 등의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1 Y는 제1심에서 법원의 석명에 대해, 본건 칩셋이 본건 특허권의 기술적 범위에 속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본건 칩셋 자체를 분석하여 입증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항소심에서도 구체적인 기술상의 뒷받침을 동반한 주장 입증을 하려고 하지 않았음.
2 참고로 Y는 「X가 적어도 ① 제3자가 보유한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 구체적으로 납품한 물품이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발명의 기술적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과 해당 특허가 무효라는 등의 항변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② 제3자로부터 특허권의 실시허락을 받아 해당 제3자에게 라이선스료를 지급하는 등으로, 해당 제3자로부터의 금지명령 및 손해배상 청구로 인해 Y가 입게 될 불이익을 회피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항소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