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는 2025년 1월 29일 향후 5년간의 EU의 경쟁력 회복과 기업 규제 간소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경쟁력 나침반(Competitiveness Compass)’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EU 경쟁력 나침반은 EU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3대 필수 혁신 과제(Transformational Imperatives) 및 이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5대 기반 조치(Horizontal Enablers)를 중심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3대 필수 혁신 과제와 5대 기반 조치의 주요 내용 및 국내 기업에 갖는 의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EU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3대 필수 혁신 과제(Transformational Imperatives)
① 기술 혁신 격차 해소: AI·반도체 산업 육성 및 스타트업 성장 지원
EU는 AI, 반도체, 바이오기술 등 첨단 산업에서 미국과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으며, 기술 혁신이 상업화로 빠르게 연결되지 못하는 점이 주요한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에 따라 EU는 AI 및 핵심 기술 산업 전반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스타트업 및 성장 기업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할 계획입니다.
- AI·반도체·양자컴퓨팅·생명공학 등 첨단 산업 육성
- 생명공학, 첨단소재, 우주산업 등 신성장 부문에 투자
- AI 적용 확대를 통해 EU 주력 산업 및 공공서비스 경쟁력 강화
② 탈탄소화와 경제 성장의 동시 추진 로드맵: 청정산업 협약 발표
EU는 탄소중립(Net Zero)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친환경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정산업 협약’을 발표하고, 제조업의 청정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효율성 증대를 위한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 에너지 비용 절감 계획을 통한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 및 산업 전환 지원
- 저탄소 생산 및 청정 기술에 대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철강·금속·화학 등 에너지 집약 산업에 대한 맞춤형 탈탄소 전략 도입
- 순환경제법 제정을 통해 재활용 역량 확대를 위한 투자를 촉진하도록 지원
③ 공급망 자립 및 경제 안보 강화: 원자재·반도체·에너지 공급망 보호
EU는 최근 전략적 핵심 원자재 및 반도체, 에너지 공급망을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급망 자립과 경제 안보 강화를 주요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이를 위해 핵심 원자재 조달선 다변화, 반도체 및 에너지 공급망 강화, 무역 협정 개정을 통한 전략적 산업 보호 조치가 시행될 예정입니다.
- 무역 및 경제 안보를 위한 무역협정의 공정성과 상호주의 강화
- 핵심 원자재 공동구매 플랫폼 구축 및 공급망 다변화
- 방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공 및 민간 투자 확대
2. 경쟁력 강화를 위한 5대 기반 조치(Horizontal Enablers)
EU는 3대 필수 혁신 과제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5대 기반 조치를 통해 정책적·행정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5대 기반조치는 특히 규제 간소화와 신속한 행정 절차 마련을 핵심 요소로 하고 있습니다.
① 규제 부담 완화
기업들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규제 환경을 보다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Omnibus Package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첫 번째 Omnibus Package는 2025년 2월 26일 발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기업들의 행정부담을 25%, 특히 중소기업(SME) 대상으로는 35% 이상 감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와 함께, 대기업에 대한 ESG 보고 요구가 공급망 내 중소기업까지 과도하게 전가되는 ‘Trickle-down 효과’를 방지하고, 기업 규모별 맞춤형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 ‘중견기업(small mid-caps)’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신설할 계획입니다.
또한,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관련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자문서, e-인보이스, 전자서명 등 디지털 행정 절차를 확대하여 기업들의 비용 절감과 행정 부담 완화를 추진합니다.
아울러, EU는 회원국 간 규제의 파편화를 방지하고 기관 간 불필요한 규제가 반복되는 ‘규제의 악순환(regulatory rachet)’을 해소하여 효율적인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지속가능 경영을 보다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② 단일시장 경쟁력 강화
EU 단일시장의 통합을 가속화하여 회원국 간 장벽을 제거하고, 단일시장을 확대하여 전반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ESG 관련 표준 설정 절차를 보다 신속하고 접근하기 쉽게 개선하여 기업들이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③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 및 투자 활성화
EU는 자본 시장 통합과 유동성 확대를 통해 민간 자금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유입되도록 촉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차기 다년도 재정 프레임워크(Multiannual Financial Framework, MFF)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 구조 개편과 유럽 경쟁력 기금(European Competitiveness Fund) 도입을 검토합니다. 아울러, 유럽투자은행(EIB)의 역량을 활용해 민간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유럽 내 투자 격차를 해소할 방침입니다.
④ 노동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역량 개발 지원과 일자리 확대
EU는 유럽 사회권 기본축(European Pillar of Social Rights)을 기반으로 한 사회 정책을 추진하여 노동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Union of Skills’ 이니셔티브를 구축하고, 투자 확대, 평생 교육, 미래 역량 개발을 지원합니다.
또한, 숙련 인력 유지, 공정한 노동 이동성 확보,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및 교육·훈련 이력의 상호 인정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노동 가능 인구의 감소에 대응하여 노동시장 참여율을 높이고, 근로자들의 원활한 일자리 전환과 고용 안정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⑤ 회원국간 정책 조율
EU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회원국과의 정책 조율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경쟁력 조정 도구(Competitiveness Coordination Tool)를 도입해 전략적 분야와 주요 프로젝트에서 협력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 도구는 산업 및 연구 정책, 투자 계획을 EU 및 회원국 수준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하며, 현행 다년도 재정 프레임워크(MFF)에서는 유럽 전략 기술 플랫폼(STEP) 프로그램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차기 MFF에서는 경쟁력 기금(Competitiveness Fund)을 통해 이 도구의 실행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3. 시사점
이번 ‘경쟁력 나침반(Competitiveness Compass)’ 발표는 EU가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고, 규제 완화를 포함한 산업 정책 전반을 조정하는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규제 간소화가 주요 변화 중 하나로, 기존의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기업의 행정부담과 보고 의무가 줄어들 전망입니다. CSRD, CSDDD, EU Taxonomy 등의 주요 ESG 규제가 완화되며, 중소기업(SME)의 경우 최대 35%까지 보고 부담이 감소할 예정입니다.
또한 EU의 공급망 안전성 강화와 AI, 반도체, 청정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변화는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희 법무법인(유) 세종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EU내에서의 ESG규제 변화 및 산업 관련 정책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향후 발표될 규제 간소화 옴니버스 패키지(Simplification Omnibus Package)의 내용을 포함하여 관련 내용에 관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업데이트 및 자문을 제공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