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SMA의 그린워싱 방지 노력과 새로운 접근법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그 동안 지속가능성 투자 시장의 신뢰성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으며, 그 일환으로 2025년 7월 1일 지속가능성 주장의 명확성·공정성 확보를 위한 첫 번째 주제 해설서(Thematic notes on clear, fair & not misleading sustainability-related claims)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주제 해설서에서는 그린워싱 위험 해결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규제 강화 차원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이를 활용하여 스스로 지속가능성 주장을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교육적 목적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ESMA는 2023년 5월 발표한 'Progress Report on Greenwashing'과 2024년 6월 발표한 'Final Report on Greenwashing' 등 기존의 그린워싱 연구에서 관찰된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를 바탕으로 이번 주제 해설서를 설계했습니다. 특히 ESMA는 2022년부터 'ESG 공시 품질 관리'를 전략적 측면에서의 유럽연합 감독의 최우선과제(Union Strategic Supervisory Priority, USSP)로 지정하고 각국 감독당국(NCAs)과 협력해 지속적인 감독 활동을 전개해왔는데, 이번 주제 해설서는 그 과정에서 축적된 그린워싱의 핵심 특성에 대한 유럽감독청(ESAs)의 높은 수준(high-level) 이해도를 바탕으로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시 실무에 있어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공시 요구사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부여된 책임을 명확히 하고 실행 가능한 방법을 안내하는 접근법입니다. ESMA의 2022-2024 지속가능금융 로드맵에서 그린워싱 방지를 핵심 우선순위로 설정한 것도 이러한 체계적 접근의 연장선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지속가능성 정보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정보가 명확하고 공정하며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라는 원칙에 따라 소통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ESMA의 이번 노력은 지속가능성 정보 자체의 복잡성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오해와 오도를 방지하고자 하는 선제적 조치로 평가됩니다. 2020년 시작된 지속가능금융 전략과 2022년부터 추진된 Common Supervisory Actions (CSAs)을 통해 이미 축적된 감독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주제 해설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2. 지속가능성 주장을 위한 4가지 핵심 원칙
ESMA는 모든 지속가능성 주장이 준수해야 할 네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원칙인 ‘정확성(Accurate)’은 지속가능성 주장이 기업이나 금융상품의 실제 지속가능성 프로필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장이나 허위 정보를 피하고, 모든 관련된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균형있게 포함해야 하며, 체리피킹이나 생략을 금지합니다.
두 번째 ‘접근가능성(Accessible)’ 원칙은 지속 가능성 주장이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개인투자자 대상의 짧은 마케팅 자료의 경우, 전자적으로 배포되는 문서에서는 다단계(layering) 방식을 활용하여 추가 설명을 제공할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이는 독자를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세 번째 ‘입증가능성(Substantiated)’ 원칙과 네 번째 ‘최신성(Up to date)’ 원칙은 각각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근거와 최신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비교 분석 시에는 "동일한 것끼리" 비교하고, 사용된 데이터와 지표의 한계를 명시해야 하며,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는 적시에 공개해야 합니다.
3. ESG 자격증명에 대한 구체적 지침과 실무 가이드
이번 주제 해설서의 핵심 주제는 ESG 자격증명(credentials)에 관한 것으로, ESMA는 산업 이니셔티브, 라벨 및 수상, 동종업계 비교라는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했습니다.
‘산업 이니셔티브’와 관련해서는 넷제로 연합이나 자발적 ESG 이니셔티브 참여의 실제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서명자라는 사실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이니셔티브가 요구하는 구체적 행동과 목표, 그리고 실제 이행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이 직접 제공한 ESG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외부 평가서를 인용하는 경우에는 해당 평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근거 자료를 제공해야 합니다.
‘라벨 및 수상’에 대해서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SMA는 SFDR과 같은 규제적 공시를 라벨로 사용하거나, 국가 감독당국(NCAs)의 승인을 마치 획득한 라벨인 것처럼 표시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했습니다. 또한 ESG 수상 내역을 표시하는 경우에는 해당 평가기관과의 잠재적 이해충돌, 수수료 지급 여부, 평가 기준과 방법론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요구합니다. 좋은 사례로는 모든 ESG 자격증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각적 개요를 웹사이트에 게시하고, 각 자격증명에 대한 발급 연도, 평가 척도, 범위와 의미에 대한 간결한 설명을 포함하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끝으로, 제품이나 기업의 ESG 특성(예를 들어, 탄소발자국, ESG등급 등)과 같은 ESG 자격증명이 절대적 기준인지 아니면 ‘동종업계 비교’에 기반한 상대적 결과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4. 시장에 미칠 영향과 향후 전망
이번 ESMA 주제 해설서는 지속가능 금융 시장의 성숙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펀드매니저, 벤치마크 관리자, 투자서비스 제공업체, 상장기업 등 지속가능 투자 가치사슬(SIVC) 전반의 시장 참여자들에게 명확한 행동 지침이 제공됨으로써 그린워싱 위험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주제 해설서가 규제적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마케팅 자료와 자발적 보고서 등 비규제적 구두·서면 커뮤니케이션에도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모든 형태의 대외 소통에서 일관된 기준을 적용해야 함을 의미하며, 특히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SMA는 이번 주제 해설서가 첫 번째 것임을 명시하면서 필요한 경우 주제 해설서가 추가적으로 발간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그린워싱의 다양한 측면을 단계적으로 다루면서 포괄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려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의 일환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