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26년 병오년 새해에는 하도급거래 관련 규제가 더욱 강화됩니다. 지난 9월 취임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제적 약자가 가맹본부, 원사업자 등 경제적 강자에 대항할 수 있도록 협상력을 강화하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역량이 경제적 약자의 힘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고, 향후 공정위의 조직 개편을 통해 보강될 인력도 하도급거래 등 ‘갑을관계’ 관련 조사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2026년부터 하도급거래 관련 엄격한 법집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무법인(유) 세종 공정거래그룹에서는 2026년 새해 하도급법 관련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챙겨야 할 체크포인트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Checkpoint 1. 기술탈취 관련 법집행 강화
지난 2024년 8월 29일부터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취득, 유용함으로써 수급사업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배상하여야 할 책임 한도가 수급사업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의 ‘5배’ 이내로 높아지는 등 최근 하도급법의 기술탈취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공정위는 2025년 11월 ‘기술탈취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기술자료 제공요구 및 유용행위에 대한 감시와 법집행 강화를 또 한 번 예고하였습니다.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 제도 도입 및 익명제보센터 설치 등을 통해 기술탈취 감시체계를 정립하고, 직권조사 확대 및 조사인력 증원 등을 통해 법집행 역량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기술탈취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 피해 수급사업자의 손해액 입증이 용이하도록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의 도입을 위한 법개정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1) 기술탈취 감시체계 정립
공정위는 피해 수급사업자들이 신고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이들의 신고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기술탈취 근절이 어렵다는 지적을 반영하여, 민관협력 및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기술탈취행위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였습니다.
-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 제도 도입)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소프트웨어 등 5대 기술탈취 빈발 업종을 중심으로 12명의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을 위촉하여, 기술탈취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공정위에 수시로 제보하도록 함. 공정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하도급분야 최일선에서 기술탈취 행위를 감시하는 일종의 암행어사와 같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인데, 구체적으로 업계 전반에 3명, 기계 분야 3명, 전기전자 분야 2명, 자동차 분야 2명, 소프트웨어 분야 2명이 각 해당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것으로 예상됨
- (기술탈취 익명제보센터 설치) 벤처기업협회 등에 기술탈취 익명제보센터를 설치하여 하도급 현장에서 곧바로 공정위에 제보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함
- (유관기관 협력)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경찰청 등 기술탈취 유관기관 실무협의회를 정례화하여 정보 공유의 활성화를 도모함
2) 기술탈취 법집행 역량 강화
또한 공정위는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보다 강도 높은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구체적인 법집행 강화 계획을 밝혔습니다.
- (직권조사 빈도 확대)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부품 등 기술탈취 빈발 업종을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기존의 연 2회에서 연 3회 이상으로 확대 실시(서면실태조사 결과, 유관기관 협의 및 기술보호 감시관의 제보 내용 등을 토대로 조사 대상 선정)
- (조사인력 증원 및 전문화) 기술적 쟁점이 복잡한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변리사, 기술사 등 이공계 전문 인력을 대거 채용하여 조사에 투입 예정
- (기술심사자문위원회 개편) 기술의 유사성과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는 자문위원회를 최신 기술동향에 맞춰 재편(예: 기존 전기전자 분과 → 반도체, 전기전자부품, 통신으로 세분화)
3) 손해배상소송의 증거확보 지원 및 피해기업 입증부담 완화
기술탈취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 피해기업의 증거확보 지원 및 입증부담 완화를 위한 하도급법 개정이 추진됩니다.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 공정위의 법원에 대한 자료제출 의무화, 입증책임 전환(수급사업자 → 원사업자) 등을 그 내용으로 하며, 공정위는 2026년 연내 법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등 도입) 소송 과정에서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기술심리관 등)가 원사업자의 사업장에 직접 투입되어 피해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재판 증거로 활용하도록 하는 증거개시제도와 함께, 조사 전 원사업자의 자료 폐기를 방지하기 위한 자료보전명령제도 및 재판의 신속성을 돕는 법정 외 진술녹취제도의 도입 추진
- (공정위 자료제출 의무화) 현행 하도급법은 법원이 소송당사자인 원사업자에게 자료제출을 명할 수 있으나 그 대상이 소송당사자로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를 고려하여, 기술탈취 사실에 관한 핵심 증거를 보유하고 있는 공정위에 대하여도 자료제출 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
- (입증책임 전환) 손해배상소송에서 가해 기업은 기술탈취 행위의 고의·과실 외에 독자적인 개발 과정이나 해당 기술과의 차이점 등 구체적인 사실까지 직접 입증해야만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도록 입증책임 전환 추진
Checkpoint 2. 수급사업자의 금지청구권 신설
피해 수급사업자가 공정위의 처분을 기다리지 않고 법원에 직접 원사업자의 법위반행위 중지를 청구할 수 있는 ‘수급사업자의 금지청구권’ 규정(하도급법 제34조의2)이 신설되어 2025년 12월 17일부터 시행됩니다. 신설된 규정에 따르면 앞으로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를 공정위에 신고하여 그 조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법위반행위의 금지나 예방을 요청할 수 있게 되어 하도급법 관련 사건처리나 원사업자 입장에서의 대응 방법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1) 금지청구권을 활용한 수급사업자의 사전적 권리구제
종전에는 하도급거래에서 법위반행위가 발생하더라도 공정위의 조사와 이를 통한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어 피해 수급사업자가 적시에 구제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수급사업자의 금지청구권 신설로 12개 유형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수급사업자가 직접 법원에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사업자의 법위반행위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수급사업자는 금지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보다 신속한 권리구제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를 입을 우려만으로도 이러한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원사업자로서는 그러한 유형의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하도급법 위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는 행위는 사전에 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 * ① 부당특약 설정(제3조의4), ② 부당하도급대금 결정(제4조), ③ 구매강제(제5조), ④ 부당위탁취소(제8조), ⑤ 부당반품(제10조), ⑥ 대금감액(제11조), ⑦ 대금 부당결제청구(제12조), ⑧ 경제적이익 부당요구(제12조의2), ⑨ 기술자료 제공요구 및 유용(제12조의3), ⑩ 부당대물변제(제17조), ⑪ 부당경영간섭(제18조), ⑫ 보복조치금지(제19조) |
2) 설비 제거 및 물건 폐기 청구에 따른 생산중단 리스크
특히 기술자료 제공요구(하도급법 제12조의3 제1항) 및 유용행위(하도급법 제12조의3 제4항)와 관련하여, 수급사업자는 단순히 행위의 금지를 넘어 이러한 법위반행위를 하거나 할 우려가 있는 원사업자에 대하여 상기 법위반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및 그러한 위반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까지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그 밖에 이러한 법위반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도 청구 가능). 만약 이렇게 되면 원사업자는 이미 생산된 제품을 전량 폐기하거나 생산 라인의 핵심 설비를 철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고 이는 막대한 경영상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술자료 제공요구 및 유용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은 지난 2024년 12월 2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상생협력법(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에서 먼저 도입된 바 있습니다(상생협력법 제28조의11). 이번에 하도급법에도 같은 내용이 도입됨에 따라 앞으로 기술자료 제공요구 및 유용행위와 관련된 금지청구권은 더욱 활발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기술자료 제공 요구 및 유용 행위에 관한 하도급법상의 규정과 절차 준수 여부에 대해 보다 전면적이고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특히 납품단가 인하를 위한 공급선 다변화 시도 과정에서 기술유용행위가 발생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공급망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단가인하와 관련된 기술유용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면밀히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Checkpoint 3. 사법상 무효인 부당특약의 명문화
2025년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하도급법은 부당특약의 사법적인 효력을 부인하면서, 구체적으로 ▲서면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원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민원처리, 산업재해 등과 관련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입찰내역에 없는 사항을 요구함에 따라 발생된 비용을 수급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은 당연무효로 규정하고,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의 의무를 전가하는 약정 등은 수급사업자에게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였습니다.
| * 참고로 올해 5월 개정·시행된 「부당특약 고시」에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의 의무를 전가하는 약정의 하나로 “정당한 사유 없이 기성금, 준공금에 대한 지급을 유예하는 등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 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약정”이 추가되었습니다. |
수급사업자는 그동안 부당특약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왔으나, 일정한 유형의 부당특약은 하도급법에 따라 사법상 무효가 되기 때문에 수급사업자는 원사업자가 그러한 부당특약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하면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수급사업자는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으로 원사업자의 고의나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부당특약이 무효라는 점과 이로 인한 원사업자의 이득만을 입증하는 것으로도 금전적 권리구제가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원사업자로서는 부당특약 무효로 인한 민사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사용해온 포괄적 대금지급 유예 약정 등 수급사업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거나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계약조건을 하도급법상 근거 조항 및 심사지침의 기준에 부합하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Checkpoint 4. 하도급대금 지급 안정성 및 연동제 실효성 강화
공정위는 2025년 11월 ‘하도급대금 지급 안정성 강화 종합 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대책은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하여 지급보증기관·발주자·전자대금지급시스템이라는 3중 보호장치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한편, 앞서 2025년 2월 공정위는 「하도급대금 연동제 운영지침」을 제정하여 쪼개기 계약, 미연동 합의 강요 등 연동제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 유형을 예시한 바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이러한 대표적인 탈법행위 유형을 하도급법에 직접 규정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 (건설공사 하도급거래 지급보증 의무 확대 등) 건설공사 하도급거래에서 원사업자의 지급보증 면제 사유가 대폭 축소되어 1,000만 원 이하 소액 공사를 제외한 모든 건설 하도급거래에 대하여 원사업자의 지급보증 가입이 의무화되고, 수급사업자에게 지급보증서를 교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개정이 추진됨
- (원도급계약 관련 정보요청권 부여)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법 제14조에 따라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청구를 하는 데 필요한 정보(원도급대금의 지급시기·금액, 제3채권자의 압류/가압류 현황 등)를 원사업자 또는 발주자에게 요청할 수 있는 원도급계약 관련 정보요청권을 신설하여 수급사업자가 대금 미지급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함(정보제공 요청을 받은 원사업자 또는 발주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5일 이내에 서면으로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부담함)
- (전자대금지급시스템 사용의 단계적 의무화) 현재는 권장사항(인센티브만 부여)에 그쳐온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의 사용을 공공 하도급거래 및 민간 건설 하도급거래에 대해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됨. 건설업계는 이에 대비하여 자금 집행 프로세스를 전자대금지급시스템에 연동하여 정비하고, 이러한 시스템에서 대금 지급 누락이 없도록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
- (하도급대금 연동제 실효성 강화) 공정위는 「하도급대금 연동제 운영지침」에 제시된 쪼개기 계약, 미연동 합의 강요 등 연동제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대표적인 탈법행위 유형을 하도급법에 명시하는 법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실시하는 모든 하도급 직권조사에서 연동제 준수 여부를 필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예고함. 따라서 원사업자는 하도급계약 체결 시 연동 관련 사항이 누락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