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오랜 기간 논의의 대상이 되어 왔던 유전자변형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이하 “GMO”)에 대한 ‘완전표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및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하 “건강기능식품법”) 일부개정안이 2026. 12. 31.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026. 2. 10. 제5회 국무회의에서 2월 중순에 식품위생법 및 건강기능식품법의 개정 내용을 반영한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개정안의 행정예고를 하겠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유전자변형” 및 “비의도적 혼입”의 정의가 법률에 명시적으로 도입되고, 비유전자변형식품 표시 제도가 별도의 조문으로 신설되는 등 GMO 표시 규율 체계가 전반적으로 재정비되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제도 시행 과정에서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 중에 있습니다.

 

2. 법률개정안 주요 내용

식품위생법 일부개정안의 핵심은 GMO 표시 대상의 확대 및 Non-GMO 표시의 법적 근거 마련 및 요건 정비에 있습니다.1

가. GMO 표시 대상의 확대

이번 개정으로 GMO 표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에 유전자변형 DNA·단백질이 잔류하는지 여부에서 제조·가공 과정에서 유전자변형이 이루어진 원재료가 사용되었는지 여부로 전환되었습니다.

기존 제도 하에서는 제조·가공으로 인하여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에 유전자변형 DNA·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아 GMO 여부를 분석할 수 없는 경우에는 GMO 표시 의무가 부과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고도의 정제과정을 거치는 식용유, 간장, 당류 등은 GMO 표시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유전자변형이 이루어진 농산물·축산물·수산물 등을 원재료로 하여 제조·가공한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 중 식약처장이 지정하는 품목에 대하여는 최종 제품에 해당 성분이 잔류하지 않더라도 GMO 표시 의무가 부과됩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 표시 의무가 없던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뿐 아니라 이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2차·3차 가공식품까지 표시 의무가 부과될 수 있어 식품업계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식품업계 부담을 고려하여 품목 별로 유예기간을 따로 둘 예정이고, 세부 항목은 식약처 고시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 Non-GMO 표시의 법적 근거 마련

개정안은 GMO 표시 의무를 강화하는 한편 Non-GMO 표시 요건을 일부 완화 및 정비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대두, 옥수수, 카놀라, 면화, 사탕무, 알팔파, 6개 품목에 대해서만 유전자변형이 허용되는데(“이하 “유전자변형 허용품목”), (i) 그 중에서 실제로 유전자변형이 있는 것과 이를 원재료로 하여 제조·가공한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이 전혀 첨가되어서는 안 되고, (ii) 유전자변형 허용품목 중 한 재료의 함량이 전체 원재료 중 50% 이상이거나 또는 해당 원재료가 주된(1순위) 원재료이며, (iii) 제조·가공 후 유전자변형 DNA·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은 경우에만 Non-GMO 표시가 가능합니다. 또한 농산물의 생산·수입·유통 등 취급과정에서 유전자변형이 이루어진 농산물이 의도하지 않게 혼입(“비의도적 혼입”)된 경우에는 Non-GMO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9-98호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제5조 제8호). 

이에 대하여, 개정안은 (i) 안전성 심사를 통과해 식품용으로 승인된 농·축·수산물과 동일한 품목을 원재료로 하되, (ii) 유전자변형이 있는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iii) 식약처장이 정한 ‘비의도적 혼입’이 기준치 이하일 경우 Non-GMO 표시가 가능하도록 규정하였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비의도적 혼입치’의 인정 기준은 3%이나(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 제3조 제2항 제1호), 향후 식약처가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기준을 새로 정할 예정이며, 해당 기준은 Non-GMO 표시 실무 및 공급망 관리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3. 정책 추진 동향 및 주요 쟁점

GMO 완전표시제는 현 정부가 대선 당시 "먹거리 안전 전략"의 핵심으로 강조했던 공약으로, 정부 출범 후 주요 국정과제로 확정되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개정 법령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식약처는 구체적인 표시 대상 품목과 표시 방법을 정하는 후속 고시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국내 업체 역차별 가능성, GMO에 대한 소비자 인식 악화, Non-GMO 원료 수급 불안 등을 주요 부담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고, 미국·캐나다 등 주요 유전자변형 농산물 수출국 역시 과잉 규제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 운영과 업계·소비자단체 간담회를 통해 표시 대상 품목 및 유예기간 설정 등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전자변형 원료 사용 품목 중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표시 대상 범위를 정하고 물가 영향 등을 고려하여 품목별 유예기간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Non-GMO 표시 기준 마련 과정에서 해외 비의도적 혼입 기준 등을 참고하여 제도 정합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식약처는 제도 시행에 대비한 사후관리 및 지원 정책도 병행 추진할 예정입니다. GMO 성분이 잔류하지 않는 완제품 수입 시 원료 관리 관련 증빙 요건을 강화하고, Non-GMO 표시 수입식품 제조업체를 현지실사 대상에 포함하는 등 통관 및 관리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과학계와의 협업을 통한 안전성 정보 제공 및 디지털 홍보를 통한 소비자 인식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Non-GMO 원료 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금융 지원, 주요 수출국 대상 제도 설명 등 산업 및 통상 리스크 완화 조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4. 시사점 및 결론

GMO 완전표시제의 도입은 식품표시 규제가 안전성 중심 관리에서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비자의 알 권리 및 선택권 보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정책 변화입니다. 특히 유전자변형 원재료 사용 비중이 높은 식품 제조·가공업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 영역에서는 그동안 표시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제품까지 규제 영향권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원재료 조달 및 관리 비용 상승, Non-GMO 원료 확보를 위한 공급망 관리 비용 상승, 원재료 GMO 여부 확인을 위한 새로운 절차의 도입, 표시 전환 비용 부담, 브랜드·유통 전략의 재편 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GMO 완전표시제의 도입은 단순히 표시범위 확대에 그치지 않고, 제조·유통 전 과정에 걸친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이는 소비자 선택권 강화와 기업 부담 증가라는 상반된 흐름 속에서, 업계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중요한 제도 변화라고 할 것입니다.

표시 대상 품목의 지정, 비의도적 혼입 허용 기준치 설정, Non-GMO 표시 요건 및 입증 방식 등 주요 세부 사항은 향후 하위 규정 및 행정지침을 통해 구체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제도 도입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이나, 유기농·친환경 식품 시장이 성장한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본다면, 업계로서는 Non-GMO 인증을 통한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Non-GMO 라인업 확대 등의 전략으로 높아진 소비자의 건강·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에 부응하여 이번 제도 도입을 차별화의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입장에서 표시 규정 대응뿐 아니라 원재료 추적 체계 구축, 계약 구조 정비, 해외 공급업체 증빙 관리, 내부 품질관리 체계 보완, 표시·광고 리스크 점검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사전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헬스케어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등 주요 규제기관 실무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들과 식품 관련 컴플라이언스 분야에 특화된 변호사들이 긴밀히 협업하여, 표시 규정 적용 범위 검토, GMO/Non-GMO 라벨링 전략 수립, 계약 및 공급망 리스크 점검, 행정 대응 및 규제기관 커뮤니케이션 지원 등 전 과정에 걸친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도 변화에 따른 사업 영향 분석과 규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진단하여 기업의 안정적인 시장 대응과 브랜드 신뢰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맞춤형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고 있습니다. 관련 문의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 식품위생법은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대상으로 하고, 건강기능식품법은 건강기능식품을 대상으로 하는 데에서만 차이만 있고, 일부개정법률안의 구조와 내용은 동일합니다. 이하에서는 식품위생법을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