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배경
지역주택사업이 진행되던 중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였고, 그 결과 지역주택조합은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조합의 채무를 지급보증한 시공사가 약 2,700억 원 상당의 채무를 대위변제하였고, 그에 따라 사업부지에 대한 공매가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공매절차를 통하여 사업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시행사는 신탁회사와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신탁회사에게 사업부지 내 토지에 관하여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이후 신탁회사는 주택법에 따른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고, 사업부지 내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주택법 제22조에 따른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여 소유권을 취득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기존 지역주택조합이 파행을 겪는 과정에서 사업부지의 소유권이 시행사 및 신탁회사에 순차로 이전되자, 종전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들이 별도로 재산보호연대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사업부지 내 자신들이 소유한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수십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습니다.
주택법에 따른 주택건설사업의 경우, 사업주체가 주택법 제22조 제1항에 따른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매도청구로 기존에 존재하던 권리제한등기까지 당연히 말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가등기나 근저당권설정등기와 같은 권리제한등기가 존재하는 경우, 사업주체는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여 소유권을 취득하더라도 그 부담을 그대로 인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 때문에 주택법에 따른 주택건설사업에서는 사업부지 내 부동산에 관하여 아무런 실체적 권리관계 없이 다수의 가등기 또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는 방법으로 이른바 알박기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본 사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탁회사로서는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업부지 내 부동산에 이루어진 권리제한등기를 먼저 말소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신탁회사는 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주택법상 매도청구권 행사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고, 부동산 소유자의 근저당권자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청구권을 피대위권리로 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항소심의 판단
제1심에서 원고는 근저당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그에 기초한 근저당권설정등기 역시 무효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근저당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제1심에서는 근저당권설정계약서, 피담보채무인 보증채무에 관한 보증계약서, 주채무에 관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및 그 공정증서까지 증거로 제출되어 있었고, 이에 더하여 관련 민사사건에서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유효하다는 취지의 판단까지 이루어져 있었으므로, 제1심 판결을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법무법인(유) 세종은 항소심에서 원고를 대리하여, 먼저 관련 민사사건 증인들의 증언, 재산보호연대 관련 자료, 주변 부동산의 권리관계 현황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금전소비대차계약 및 보증계약, 나아가 근저당권설정계약은 그 처분문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실체적 권리관계에 기초한 계약이 아닌 통정허위표시에 기한 계약이므로 무효일 뿐만 아니라 이는 오로지 원고의 사업 진행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킴으로써 원고로부터 고액의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반사회적 법률행위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였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이러한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한 금전소비대차계약 및 이에 따른 보증계약, 나아가 근저당권설정계약은 모두 통정허위표시에 기초하여 체결된 계약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항소심 법원은 설령 근저당권설정계약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해당 판결을 통하여 원고는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였고, 별도 합의로 문제를 해결할 경우 부담하였을 거액의 합의금 지출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