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경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확산에 따라 가상 인물(가상 전문가 및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한 광고 콘텐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광고는 소비자의 인식과 신뢰 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존 광고와는 다른 유형의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AI 활용 여부나 수준을 과장하는 이른바 ‘AI 워싱’ 문제 역시 실무상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별도의 AI 전용 입법 없이 기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 상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심사지침’) 개정안을 통하여 가상인물을 활용한 광고 콘텐츠에 대한 표시의무 기준을 명확히 하고자 하였습니다.
지식재산권 관점에서 살펴본 지난 번 뉴스레터 ( AI 가상인물 표시의무를 도입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 행정예고)에 이어 이번에는 공정거래 관점에서 개정안의 주요 쟁점과 시사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 개정안 주요 내용
금번에 행정예고된 개정안은 (1)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인공지능기본법’)」상의 인공지능 개념*을 반영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생성한 가상인물(‘가상인물’)’을 추천·보증인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으며 (2) 해당 인물이 실제 인물이 아님을 소비자가 명확하고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하여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 「인공지능기본법」 제2조 1호: “인공지능” 이란 학습, 추론, 지각, 판단, 언어의 이해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전자적 방법으로 구현한 것을 말한다.
또한 (3) 광고 형식에 따라 ① 게시물의 경우와 ② 사진 및 영상의 경우를 구분하여 표시 방법을 상세하게 예시하고 있으며 (4) 가상 인물이 실제 경험에 기초한 것처럼 표현되는 경우, 그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으면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였습니다.
<표. 개정안 주요 내용>
| 구분 | 개정안 내용 | |
| 인공지능 개념 명시 | 「인공지능기본법」상의 ‘인공지능’ 개념 심사지침에 반영 | |
| 추천·보증인 유형 확대 | 기존의 소비자 유명인, 전문가 및 단체·기관 외에 AI 생성 가상인물도 추천·보증인 유형에 포함 | |
| 가상인물 표시의무 내용 (예시) | 게시물일 경우 (블로그·인터넷 카페 등) |
제목 또는 첫 부분에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생성된 가상인물이 포함된 게시물입니다.’ 또는 ‘가상인물 포함’ 등의 문구 표시할 것 |
| 사진·동영상일 경우 (SNS, 숏폼 등) |
가상인물이 등장하는 동안, 가상인물과 근접한 위치에 ‘가상인물’ 등의 문구 표시할 것 | |
| 가상인물의 허위 경험담 표현 금지 | 가상인물의 경험적 사실 표현이 실제와 다른 경우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될 수 있음을 명시함 | |
※ 해당 개정안은 행정예고 후 공정위 내부절차를 거쳐 확정·시행될 예정임
3. 표시광고법 관련 주요 쟁점
(1) 소비자오인성 중심 판단 구조
표시광고법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표시·광고 사항 전반을 규율하는 법률로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보호하기 위한 경쟁질서 규율 수단으로 기능합니다. 해당 법은 광고 표현이 ‘일반적인 소비자에게 형성하는 전체적이고 궁극적인 인상’(소비자오인성)을 기준으로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소비자오인성은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소비자가 해당 표시나 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이고 궁극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이러한 판단 구조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추천·보증 광고에 대한 규율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따라서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AI 기술과 관련해서도, 해당 광고가 소비자에게 어떠한 인식을 형성하고 그 결과 소비자의 선택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는지가 위법성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2) AI 워싱과 소비자 인식
최근 공정위(2025. 11. 7.)는 ‘AI 워싱’ 관련 의심 사례 모니터링 및 소비자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는데, AI 기술로 보기 어려운 기능임에도 ‘AI’ 명칭을 사용하거나 기능을 과장한 사례(19건), AI 기능의 작동 조건·한계를 명확히 고지하지 않는 사례(1건) 등 총 20건의 의심 사례에 대하여 시정을 유도하였습니다.
아울러 해당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57.9%의 응답자가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대해 추가적인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AI 관련 표시·광고가 실제로 소비자의 구매 선택 및 가격 인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정위 보도자료, ‘AI워싱’ 의심사례 시정 및 부당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마련 추진’ 2025.11.7.
(3) 소비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과 규율 확장 가능성
이는 AI 관련 표시·광고가 단순한 AI 기술에 대한 설명을 넘어 소비자의 선택 형성 과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고, 따라서 향후 소비자오인성이나 공정거래저해성 판단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가상 인플루언서와 같이 신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에서는, 정보의 진실성뿐 아니라 표현 방식과 맥락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소비자오인성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4. 공정위 정책 방향
이번 심사지침 개정안에서 주목할 점은, 공정위가 별도의 AI 관련 입법 없이 기존 표시광고법 체계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광고행위를 규율하려고 의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AI 기술 자체를 직접적으로 규율하기보다는, ‘소비자오인성’을 중심으로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존 법리를 활용하여,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공정거래 관련 규율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접근법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최근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이용후기 관련 정보공개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강화하는(영업정지 처분)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자상거래법 시행령 개정안」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최근 공정위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광고 및 이른바 ‘AI 워싱’과 관련하여 표시광고법 상 부당한 표시·광고 규제를 중심으로 점검 및 집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공정위가 AI 광고를 비롯한 관련 영역에 대한 규율을 어떠한 방식으로 확장해 나갈지, 그 범위 및 기준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한편, 식품 의약품 분야의 AI 광고 등에 관한 최신 동향은 지난 뉴스레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 출범’ 참조).
5. 예상 가능한 리스크 및 점검 사항
표시광고법 위반 시에는 시정조치, 과징금, 공표명령 등의 행정적 제재뿐 아니라 형사제재 및 소비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동 법은 사업자에게 무과실책임을 부과하고 있고(표시광고법 제10조 제2항), 사안의 성격상 손해액 증명이 곤란한 경우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표시광고법 제11조). 특히 과징금과 관련하여 최근 공정위는 기존 2%였던 부과율 상한을 10%로 변경하고, 정액과징금의 부과 한도도 5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상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과징금의 부과 수준이 대폭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참고 뉴스레터: ‘2026년 공정위 과징금, 심의절차 관련 제도개선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표시광고법의 수범자는 원칙적으로 사업자로서, 추천·보증인을 활용하는 광고의 경우에도 그 법적 책임은 광고주인 사업자에게 귀속됩니다. 따라서 인플루언서 또는 가상 인물을 활용한 광고라 하더라도 광고 내용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 책임은 광고주(사업자)가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 유의하여 광고·마케팅 관련 컴플라이언스 체계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표시광고법 관련 위반 혐의는 동의의결제도를 통한 사건 종결 가능성도 있으므로, 사건 초기부터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적절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의 AI·디지털 경쟁법팀(팀장: 이창훈 변호사)은 AI 인프라(반도체·클라우드)부터 플랫폼 및 서비스 결합, 알고리즘 및 데이터 기반 경쟁 이슈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생태계 전반에 걸친 경쟁법적 쟁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대응, 기업결합 및 전략적 제휴 관련 리스크 검토 등 실무 중심의 자문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