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경

EU는 ESG 공시 의무화 및 지속가능금융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 및 금융상품이 환경적으로 실제보다 우수한 것처럼 인식되도록 하는 이른바 ‘그린워싱(Greenwashing)’을 주요 규제 과제로 설정하고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관련 규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정교하게 다듬어 왔습니다. 특히 2019년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이후 친환경적이라는 주장(environmental claims) 및 금융상품에 사용되는 ESG라는 표현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하면서, 환경 관련 표시·광고 및 금융상품 명칭 사용에 대한 법적 요건이 전반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EU 그린워싱 규제 동향을 실물경제 영역(제품·서비스)과 금융시장 영역으로 구분하여 주요 제도 변화와 2026년 핵심 규제 이슈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에 따라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이 실무적으로 유의할 사항을 정리하였습니다.

 

2. EU 그린워싱 규제 개요

EU의 그린워싱 규제는 초기에는 ESG 정보공시의 투명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 왔으나, 최근에는 환경 관련 표현 및 ESG 명칭 사용 자체가 소비자 및 투자자의 오인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규제 접근 방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6년은 이러한 변화가 제도로 편입되는 것을 넘어 실질적 집행(enforcement) 단계로 전환되는 시기로, 현재 EU 규제 환경에서는 다음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① 실물경제 분야 규제 강화: 제품·서비스의 친환경 주장에 대한 입증 책임 강화
② 금융시장 분야 규제 강화: ESG 명칭을 사용하는 금융상품의 실제 투자 내용 정합성 요구

한편, 2025년 EU 집행위원회는 CSRD(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 및 CSDDD(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 등 주요 ESG 규제 부담을 완화하는 Omnibus Simplification Package를 제안하였으며, 그린클레임 지침(안)의 사실상 추진 중단도 이러한 규제 간소화 기조와 맥을 같이합니다. 다만, 그러한 일반적인 규제 완화 기조와 그린워싱 규제의 집행 강화는 별개의 정책 방향으로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은 새로운 규제의 도입보다 기존 그린워싱 규제의 집행이 강화되는 해인 만큼, 기업과 금융기관은 규제 완화 기조를 그린워싱 리스크 감소로 오해하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됩니다.

 

3. EU 주요 그린워싱 규제 현황

(1) 실물경제 영역 그린워싱 규제

EU 실물경제 영역의 그린워싱 규제는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친환경 주장(environmental claims)에 대해 그것이 ‘진실’한지 및 ‘입증 가능’한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채택된 녹색전환을 위한 소비자 권리 강화 지침(Empowering Consumers for the Green Transition Directive, 이하 “ECGT 지침”)은 2026년 9월 27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며, 실질적 환경성과에 기반하지 않은 친환경적 표현의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편, 보다 엄격한 사전 검증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제안된 그린클레임 지침(Green Claims Directive, 이하 “그린클레임 지침(안)”)은 현재 입법 절차가 보류된 상태이나, 일부 회원국에서는 기존 소비자 보호 법령을 근거로 그린워싱 관련 규제의 집행을 보다 강화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 EU 실물경제 분야 그린워싱 규제 >

규제명 주요 일정 주요 내용
ECGT 지침
  • EU회원국의 자국 국내법 전환 기한: 2026.03.27
  • 적용: 2026.09.27
  • 불공정 상업관행에 관한 지침(UCPD)·소비자 권리에 관한 지침(CRD) 개정을 통해 소비자의 녹색관련 정보 접근에 대한 권리를 강화
  • ‘친환경’, ‘지속가능한’ 등 모호한 표현 금지
  • 탄소상쇄 기반 ‘탄소중립·기후중립·넷제로’ 주장 금지
  • 지속가능성 라벨 사용 요건 강화
  • 미래 환경성과 주장 시 독립적 검증 의무
  • 위반 시 매출액의 최소 4% 이상 또는 200만 유로 이상의 과징금 부과
그린클레임 지침(안) 입법 보류*
  • 친환경 주장에 대한 투명성, 명확성 등을 부여하기 위하여 환경 라벨링, QR 코드 활용, 제3자 검증 등에 대한 방법 제시

*2025년 6월 유럽집행위원회의 철회 의사 표명 및 삼자협상 중단 이후 해당 입법은 사실상 추진이 중단된 상태이며, 공식 철회 여부는 미확정이나 재추진 가능성은 현재로서 불투명한 상황


(2) 금융시장 분야 그린워싱 규제

금융시장 영역에서는 ESG 또는 지속가능성 관련 표현을 사용하는 금융상품과 관련하여 실제로 금융상품의 투자 전략이 그러한 표현의 사용과 일치하는지 여부가 주요 감독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ESG 및 지속가능성 관련 용어 사용 펀드명 가이드라인(ESMA Guidelines on Funds’ Names Using ESG or Sustainability-related Terms, 이하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은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면서 점차 감독이 강화되고 있으며, 펀드 명칭과 투자 포트폴리오 간의 실질적 정합성이 주요 감독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이하 “SFDR”)의 Article 8 및 Article 9에 따른 분류가 사실상 상품 라벨로 활용되면서 발생한 투자자 오인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 개정 논의(Revision of the Sustainable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 이하 “SFDR 2.0”)가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금융상품 분류 체계 및 공시 방식 전반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 EU 금융시장 분야 그린워싱 규제 >

규제명 주요 일정 주요 내용
ESMA ESG 펀드명
가이드라인**
  • 적용:
    2024.11.(신규펀드) / 2025.05. (기존펀드)
  • ESG·지속가능성 용어 사용 시 투자전략과의 실질적 정합성 요구
  • 관련 용어 사용 펀드는 자산의 80% 이상을 해당 ESG 특성에 부합하도록 투자
  • ‘Sustainable/Impact’ 등은 추가 지속가능투자 요건 적용
  • 2026년부터 ESMA 및 각국 감독당국 사후 감독 강화 예정
SFDR
  • 적용:
    2021.03 (Level 1) / 2023.01 (Level 2)
  • Article 6(ESG 비관련 상품), Article 8(ESG 특성 상품), Article 9(지속가능 투자 목표 상품) 분류체계 도입
  • 투자 대상 기업의 ESG 정보, 지속가능성 위험에 대한 대처 방식 (Level 1)
  • 투자 결정이 사회·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PAI) 등 세부 공시를 의무화 (Level 2)
SFDR 2.0
  • 공식 입법안 제출: 2025.11.20
  • 유럽의회·이사회와의 입법 절차가 진행 중
  • 기존 SFDR의 Article 8 / Article 9 체계를 대체하여 3개의 카테고리 신설
  • 신규 카테고리는 ① Transition(전환), ② ESG Basics, ③ Sustainable(지속가능) 3종으로 구성되며 각각 70% 포트폴리오 기준 적용 예정
  • 지표 및 공시 요구사항을 축소·정비하여 금융기관과 투자자 모두의 이해도 및 실무 효율성 개선
  • 유해 산업 배제 기준 및 명확한 지속가능 목표 요구를 통해 상품 신뢰성과 시장 투명성 제고

** 법무법인(유) 세종 뉴스레터 ESMA, ESG 펀드명 가이드라인에 대한 최종 보고서 발간; 참고 

 

4. 2026년 주요 일정 및 입법동향

2026년은 EU 그린워싱 규제가 정책 논의 중심에서 실제 집행 중심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선 ECGT 지침(Directive (EU) 2024/825) 제4조에 따라 EU 회원국은 2026년 3월 27일까지 동 지침을 국내법으로 전환하여야 합니다. 현재 독일·프랑스 등 주요국을 포함한 다수 회원국에서 전환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나,1 이는 기업의 ECGT 지침 준수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동 지침은 회원국의 전환 지연 여부와 무관하게 2026년 9월 27일부터 적용됩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지침 적용일 이전에 사용되어 온 친환경 표현에 대해서도 지침에 위배되는 기존 관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이에 따라 2026년 9월 27일부터 EU 시장 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 관련 마케팅 주장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감독 및 제재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적용된 ESMA ESG 펀드명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감독당국의 점검 및 감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동시에 SFDR 2.0에 대한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자산운용사는 기존 Article 8 및 Article 9 펀드의 재분류 가능성과 신규 상품 체계 도입에 대비한 사전 정비가 요구됩니다. 전반적으로 2026년은 새로운 규제 도입 자체보다 기존 규제의 집행과 감독 강화가 핵심이 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이며, ESG 명칭 및 환경 관련 주장에 대한 실질적 정합성 확보가 기업과 금융기관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로 부각될 전망입니다.

<2026년 EU 그린워싱 규제 관련 주요 일정>

5. 한국 기업에 대한 시사점

EU의 그린워싱 규제는 EU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거나 EU 금융시장에서 금융상품을 운용·판매하는 한국 기업 및 금융기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제조·유통·소비재 기업의 경우, 2026년 9월 27일 ECGT 지침 시행 이전에 EU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환경 관련 마케팅 표현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탄소중립’, ‘기후중립’ 등 탄소상쇄에 기반한 친환경 주장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배출 감축 여부를 검토하고, 필요 시 표현 수정 또는 표현의 재설계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 표현은 EU 에코라벨 또는 국제 인증 기준 등 객관적 근거와 함께 사용될 필요가 있으며, EU 거래처가 이와 관련하여 공급자의 계약상 의무 및 책임을 강화하자는 요구를 해올 것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유의할 점은 ECGT 지침의 적용 범위입니다. 동 지침은 불공정한 상업적 관행에 관한 지침(UCPD)과 소비자 권리에 관한 지침(CRD)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규제 대상은 EU 시장에 제품·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급망 내 모든 사업자의 친환경 주장을 포함합니다. 이에 따라 하청업체 또는 협력사의 친환경 주장 역시 검증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EU 바이어의 계약상 ESG 요구와 함께 공급망 관리 책임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특히 향후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에 따른 공급망 실사 의무와 결합될 경우, 부정확한 친환경 주장에 대한 법적·계약상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합니다.

한편 금융기관 및 자산운용사는 EU 역내 판매 펀드의 ESMA 펀드명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포트폴리오의 ESG 특성 부합 비율 및 관련 배제 기준 적용 여부를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SFDR 2.0 입법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향후 새로운 상품 분류 체계 도입 시 기존 Article 8 및 Article 9 상품의 재분류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아가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 주요 수출국의 집행 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EU 바이어 및 파트너사의 공급망 ESG 요구사항과 계약 조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 덴마크는 마케팅관행법(Marketing Practices Act) 개정을 통해 선제적으로 전환을 완료하였으며, 독일은 부정경쟁방지법(UWG) 개정, 프랑스는 소비자법전(Code de la consommation) 개정을 통해 각각 이행하는 방향으로 절차가 진행 중이다. 미전환 회원국에 대해서는 EU 집행위원회의 위반절차(infringement procedure) 개시 가능성이 있습니다. 각 회원국별 전환 현황은 EUR-Lex 국내이행조치(NIM) 페이지(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NIM/?uri=CELEX:32024L0825)에서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