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017년 9월 경 A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320억원을 웃도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모 증권사 직원 4명을 구속하고, 곧이어 기소하였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불공정거래의 부당이득 규모에 따라 처벌수준을 달리하고 있으며, 부당이득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부당이득은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며, 부당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이 병과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천문학적인 부당이득이 산정된 위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의 시세조종행위와 시세상승 간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이 되었습니다.

금융감독원과 검찰은 시세조종기간 중 A사가 속한 업종지수가 하락 추세에 있었던 반면, A사의 주가는 상승하였다는 사정 등을 들어 A사의 주가상승이 피고인들의 시세조종행위에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무법인 세종은 위 사건의 피고인들을 변호하면서, 독자개발한 매매분석 시스템을 활용하여 ①피고인들의 호가관여율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 ②시세조종의 종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주가가 상승하였다는 점, ③같은 기간 A사의 실적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었다는 점, ④애널리스트들이 A사에 대한 목표가를 앞다투어 올리고, 긍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하였다는 점, ⑤피고인들이 아닌 특정 투자주체의 매수세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점, ⑥시세조종성 주문이 있었던 날의 주가상승분이 오히려 시세조종성 주문이 없었던 날의 주가상승분보다 작다는 점, ⑦유사한 영업을 영위하는 해외기업 중 A사 주가와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주장하였습니다. 나아가 Aggarwal and Wu(2006), Chakravarty(2001) 모델 등 시세조종과 관련한 국내외 논문에서 논의된 이론을 바탕으로 통계학적으로도 피고인들의 시세조종성 주문이 시세를 상승시켰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아울러 효과적인 재판부 설득을 위하여, 위와 같은 주장을 법정에서 프레젠테이션의 형식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대부분 법무법인 세종의 주장과 근거들을 직접 인용하면서, 시세조종사건에서 부당이득은 통상적인 경우에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총수입에서 그 거래를 위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을 산정하는 방법(이른바 ‘차액설’)으로 산출할 수 있겠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정상적인 주가변동요인에 의한 주가상승분이나 위반행위자와 무관한 제3자가 야기한 변동요인에 의한 주가상승분이 존재하는 등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산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반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만을 따로 구분하여 산정해야 할 것이고, 그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는 원칙을 확인하면서, 시세조종행위와 A사 주가상승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그 이익액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부당이득 부분은 무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법무법인 세종이 주식시장의 거래매커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독자개발한 매매분석 시스템을 이용하여 시세조종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당이득의 규모 및 인과관계 존부에 대한 다툼을 효과적으로 전개하여, 최초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주장한 320억원을 넘는 부당이득을 ‘불상’으로 인정받음으로써 부당이득 규모에 따른 가중처벌과 추징을 피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