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구속약정은 일반 사법상의 계약처럼 신의칙이나 강행법규에 위반하지 않는 한 당사자 간에 채권적 효력이 인정된다는 것이 통설이며, 우리 법상으로도 의결권구속약정의 유효성을 전제로 한 규정들을 두고 있습니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1조 제2항 제3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2호 가목 등). 판례 역시 ‘의결권행사계약은 그 합의 내용이 다른 주주의 권리를 해하거나 기타 불공정한 내용이 아니라면 당사자 사이에 유효하다’고 판시하여(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7. 2.자 2012카합1487호 결정 등), 의결권구속약정의 채권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결권구속약정에 따른 주주의 의결권 행사의무는 부대체적 작위의무이므로, 특정한 방향으로의 의결권의 행사를 구하는 가처분은 당연히 만족적 가처분의 하나로서 허용됩니다.
본건에서는, 비상장회사의 80%의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 A(대기업집단)와 17.8%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이자 비상장회사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인 B 사이에 체결한 주주간계약상 'A는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인 B에게 상법상 이사 해임사유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B가 일정 기간 동안 회사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주총회에서 보유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의결권구속약정이 존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 A는 '주주의 의결권 행사는 주주권의 본질적 부분이므로 함부로 제한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며, 주주간계약상의 의결권 행사 제한 약정을 근거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을 허용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결권구속약정의 존재와 효력을 부정하였습니다. 또한 최대주주 A는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인 B에 대한 해임사유 등을 광범위하게 주장하면서 본건 의결권구속약정이 정한 예외사유인 '이사의 해임사유'의 부존재는 B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세종은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이자 주주간계약상의 당사자인 주주 B를 대리하여 (i) 본건 의결권구속약정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해하거나 불공정한 약정이라는 등의 사정이 없어 주주간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서 유효한 계약임을 설명하고, (ii) 본건 의결권구속약정에서 정한 '해임사유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부관은 권리소멸규정인 해제조건에 해당하여 의결권구속약정의 효력을 부인하는 자인 최대주주 A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고, (iii) 최대주주 A가 주장하는 B에 대한 해임사유 6개 뿐만 아니라 사임사유 4개 역시 모두 근거가 없거나 부당하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특히 본건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주주의 의결권 행사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신청으로서 사실상 불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본안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는 가처분 소송입니다. 이에 최대주주A 측과 대표이사 B측의 법리와 사실관계 모두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공방을 펼쳤습니다.
법원은 세종의 주장을 전적으로 받아들여, 당사자들 사이의 의결권구속약정의 존재와 효력이 인정되고, 이사 해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최대주주 A에게 있으며, A가 주장하는 해임사유 뿐만 아니라 사임사유 역시 모두 그 근거가 없다고 보아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인 B의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울러 대형 상장사인 최대주주 A에 대한 본건 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200억 원의 간접강제결정을 함께 명하였습니다. 주주간계약에 별도의 위약벌 약정이 없는 상황에서 간접강제금 200억원의 부가는 전례가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세종의 주주경영권분쟁팀은 의결권구속약정의 존부와 해석 및 적용 문제에 관하여 다수의 업무 경험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본건은 특히 회사법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다수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80%의 지분율을 앞세운 최대주주의 부당한 이사 해임 시도에 맞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인용 결정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향후 최대주주와의 분쟁과 관련하여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