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본 사건은 ‘마스크’ 발명의 특허권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피고의 제품이 원고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이유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이 피고의 제품이 원고의 특허발명의 문언적 권리범위뿐만 아니라 균등범위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청구를 기각하자 이에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상고심에서 새롭게 원고 대리인으로 선임되어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의 판단을 뒤집고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 냈습니다.
2. 본건 소송의 핵심 쟁점과 주요 수행 전략
상대방의 제품이 특허 청구범위의 일부 구성요소를 치환∙변경함으로 인해 문언침해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특허의 핵심 기술사상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일부 구성만을 변경함으로써 침해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① 양 발명의 기술사상의 핵심(또는 “과제 해결원리”)이 동일할 것[과제 해결원리의 동일성], ② 구성을 변경하더라도 특허발명과 실질적으로 같은 효과를 나타낼 것[작용효과의 동일성], ③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기술자가 구성의 변경을 쉽게 생각해낼 수 있을 것[변경의 용이성]의 요건을 만족하는 경우 균등침해를 인정하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후1132 판결 등에 따라, 특허발명의 기술사상의 핵심은 발명의 설명에 기재된 내용과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기술발전에 기여한 정도에 맞춰 넓게 설정될 수도 있고 좁게 설정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다267252 판결 이래, 실무에서는 특허발명과 확인대상발명(또는 “상대방의 제품”)의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작용효과도 동일하다고 판단하되, 다만 과제 해결원리가 특허 출원일 전에 공지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균등 여부가 문제되는 구성요소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여 작용효과의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였습니다.
위에 인용된 대법원 판결들은 특허발명이 기술발전에 기여한 정도가 클수록 균등범위를 넓게 인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술사상의 핵심’이 넓게 설정될수록 그것이 출원 당시 이미 공지되었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바로 구성요소의 개별 기능이나 역할을 비교하여 작용효과의 동일성을 판단하게 됨으로써 상대적으로 균등침해가 부정되는 경우가 많아져 기술발전에 기여한 정도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판결들이 선고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특허심판원 및 특허법원은 기술사상의 핵심을 넓게 설정하여 그와 같은 기술사상의 핵심이 출원 당시 이미 공지되었다고 평가한 다음 문제되는 구성요소의 기능이나 역할에서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작용효과가 상이하다고 판단하여 균등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원심의 판단을 반박하기 위해 과제 해결원리의 설정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들을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발명의 설명에 기재된 내용을 통한 과제 해결원리의 설정’과 ‘공지기술의 참작’과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도식화하는 방법으로 과제 해결원리를 ‘넓게 파악하는 것’과 ‘좁게 파악하는 것’의 상호관계를 체계적∙시각적으로 제시하는 전략을 취하였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발명의 설명에 기재된 내용을 참작하여 ‘특허발명의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을 상위개념화 또는 추상화하는 방식으로 과제 해결원리를 파악하고, 만약 그에 따른 과제 해결원리가 선행기술에 의해 출원 당시 이미 공지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그 다음 단계로 기술사상의 핵심을 하위개념화 또는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다시 과제 해결원리를 추출하여 공지 여부를 평가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순차적 과정을 통해 가장 좁게 설정된 과제 해결원리가 공지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그때 비로소 구성요소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작용효과의 동일성을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 구조를 체계적∙시각적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법무법인(유) 세종은 이와 같은 법리 구조를 제시한 다음, 특허법원은 특허발명의 과제 해결원리를 가장 넓은 범위로 상위개념화 또는 추상화하고 그와 같이 상위개념화 또는 추상화된 과제 해결원리가 선행기술에 의해 이미 공지된 것으로 평가한 후 다음 단계인 하위개념화 내지 구체화 방식을 생략하고 곧바로 마지막 단계인 구성요소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작용효과의 동일성을 판단하였다는 잘못이 있다는 점을 도식을 이용하여 명확하게 설명하였고, 그 결과 대법원으로부터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3. 본 판결의 의의
본 판결은 특허발명의 균등침해 판단 시 ‘과제 해결원리의 동일성’ 및 ‘작용효과의 동일성’의 적용 방법을 오해하여 ‘기술발전에 기여한 정도에 따른 특허발명의 보호’라는 균등론의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던 일부 하급심 판결들의 잘못을 바로잡고, 특허권의 실질적 보호를 위해 '기술사상의 핵심'을 어떻게 추출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법무법인(유) 세종이 보여준 법리적 정밀함과 시각적 변론 전략은 균등침해와 관련하여 선례적 가치가 큰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 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