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등법원 2024. 8. 21. 선고 2023나11343 판결)

원고들은 A공사와 정보통신 유지∙관리 업무 등에 관해 위탁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로서, A공사의 교통관리시스템, 자가통신망, 요금징수설비 등 정보통신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원고들은 자신들과 A공사와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은 정보통신 유지∙관리 업무는 A공사가 유료 도로를 원활하게 유지·관리하기 위한 핵심 업무이고, A공사가 원고들에게 일일업무일지, 특별근무일지, 고장수리확인서, 과업지시서 등을 통해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고 원고들이 A공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아,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제2심인 수원고등법원은 (i) 일일업무일지(특별근무일지, 연장근무일지, 고장수리확인서 등 포함) 등만으로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세부적인 내용을 알 수 없고, 업무 진행 상황이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을 뿐이며, 이는 외주사업체 근로자들이 A공사의 감독원에게 업무 진행 상황을 간단히 보고하는 문서에 불과하고, 오히려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각 소속 외주사업체에 구체적인 업무 내역을 보고한 점, (ii) 원고들이 A공사에 제출한 일일업무일지 등은 용역대금 정산을 위한 자료로 보이고, A공사가 일일업무일지 등을 제출하도록 한 이유는 사후적 확인이나 정량적 평가가 어려운 정보통신시설 유지∙보수업무의 특성상 외부사업체의 업무수행상황을 적절하게 확인하기 위함인 점, (iii) A공사가 작성한 과업지시서는 외주사업체가 수행할 업무범위, 달성 목표, 주의사항 등을 개략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A공사의 위임업무의 개략적인 내용과 범위를 특정하기 위한 문서에 불과하고, 외주사업체는 스스로 제작한 매뉴얼로 업무를 진행한 점, (ⅳ) A공사의 감독원들이 외주사업체 근로자들에게 카카오톡, 이메일 등으로 한 업무지시는 용역업무 수행을 위한 일반적 지시에 불과하고, 연락 횟수도 일주일 또는 한달에 한두번 정도였으며, A공사 감독원들의 연락은 정보통신시설의 상태와 설비의 점검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인 점 등을 종합하여 A공사의 상당한 지휘·명령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수원고등법원은 (i) 외주사업체의 업무는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인 반면, A공사의 업무는 ITS 사업 관련 중∙장기 계획수립, 제도 정비, 각종 시스템 구축∙설계∙발주로 서로 업무내용이 다른 점, (ii) A공사의 조직 중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부서나 인력이 없는 점, (ⅲ) 정보통신 유지∙관리 업무는 그 자체만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과 기술, 경험이 필요한 업무인 점, (ⅳ) A공사와 외주업체 근로자들의 근무장소 출입구와 이용차량도 명백히 구분되어 있는 등 근무환경이 다른 점, (ⅴ) 원고들이 A공사 근로자들이 업무상 협조한 사실 등을 사업편입의 근거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외주사업체가 A공사의 사업에 편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A공사의 정보통신 유지∙관리 업무를 외주업체에 위탁한 것이 불법파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4다216545 판결)이 선고된 후의 첫 하급심 판결로, 협력업체가 작성한 업무일지, 원청회사가 제공한 과업지시서 등을 업무상 지휘∙명령의 근거로 보지 않았다는 점, 서비스업 분야에서 전문성과 업무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 적법한 도급임을 인정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