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투자업자의 운용지시에 따라 투자신탁재산으로 취득한 건물의 주차장 천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피해를 입은 임차인이 집합투자업자, 은행(신탁업자), 자산관리위탁업체를 상대로 민법 제758조 제1항에 의한 공작물 점유자의 책임을 구한 사안에서, 자산관리위탁업체는 점유보조자의 지위에 있을 뿐이므로 공작물 점유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집합투자업자인 자산운용사와 신탁업자인 은행이 민법 제758조 제1항에 의한 공작물 점유자의 책임을 부담한다고 본 사례]

 

1. 사안

피고 A(자산운용사)는 2013. 4. 30. 투자신탁 형식의 사모부동산집합투자기구(‘이 사건 펀드’) 설정하고 신탁업자인 피고 B(은행)과 신탁계약 체결함.  피고 B는 피고 A의 운용지시에 따라 이 사건 건물을 이 사건 펀드 신탁재산으로 취득한 후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 일부 층을 3년간 임대하였고(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 피고 A도 이 사건 펀드의 집합투자업자로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함.  한편, 피고 A는 피고 C(자산관리업체)와 이 사건 건물의 운영 및 유지 관리 등에 관한 계약(Property Management, 이 사건 PM계약’) 을 체결하였고, 피고 C는 D(피고 보조참가인)과 이 사건 건물의 시설관리 등 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함.

이 사건 건물 1층 주차장 천장에서 화재가 발생(이하 ‘이 사건 화재’)하여, 원고의 임대부분으로 화재 번져 원고와 그 직원인 원고 2(선정당사자) 및 선정자들의 각종 장비, 부품 훼손되는 등 피해를 입어 사업에 차질이 발생함.

이에 원고는 (1) 피고 A(자산운용사), 피고B(신탁업자 겸 임대인)를 상대로는 ① 이 사건 건물의 실질적 소유자 또는 법률적 소유자 겸 임대인임을 전제로 한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유지·보수 관리의무의 해태), ② 이 사건 건물의 점유자임을 전제로 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민법 제758조 제1항1) 등을 청구원인으로, (2) 피고C(자산관리업체)를 상대로는 불법행위(유지·보수 관리의무 위반) 및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 등을 청구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함.

 

2. 법원의 판단

가. 제1심

1) 피고 A, B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 기각

법원은 임대차 목적물이 아닌 이 사건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임대차 목적물의 사용, 수익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에게 임차인으로 하여금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하기 위하여 임대차 목적물이 아닌 부분까지 유지, 보수,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함.

2) 피고 A, B에 대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 인용

법원은 이 사건 화재 발생 당시 이 사건 주차장을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한 주체는 자산관리위탁업체인 피고C이지만, 이는 건물 관리를 위탁한 피고 A의 관리권을 바탕으로 피고 A의 점유를 돕기 위한 사실상 지배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전제한 뒤, 이 사건 주차장의 직접점유자는 실질적 소유자인 피고 A와 법률적 소유자인 피고 B이고, 피고 C자산관리업체는 피고 A자산운용의 점유보조자에 불과하다고 판단함.  한편 법원은, 이 사건 화재가 주차장 천장의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이상, 주차장이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함.

이에 법원은 피고 A자산운용, B은행은 이 사건 주차장의 점유자로서 민법 제758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인정함

3) 피고 C에 대한 불법행위 및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로 인한 청구 – 모두 기각

법원은 이 사건 화재의 발화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이상, 건물 유지·관리 업무 소홀로 발생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 C가 건 건물 1층 부분에 대한 전기 및 시설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점에 대한 주장, 증명도 없다고 보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함.  아울러 피고 C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점유는 피고 A, B의 점유보조자로서의 점유에 불과하므로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 점유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배척함

나. 항소심과 상고심 – 모두 기각

(1) 피고A, B(이하 ‘피고들’)이 간접점유자에 불과하여 공작물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①  피고A의 집합투자업자로서의 지위 및 역할, 이에 따른 의무(자본시장법 제79조 제1항, 제80조 제1항), ② 피고C가 이 사건 건물의 유지,관리 업무를 맡게 된 경위 및 건물의 유지·관리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 권한 유무, ③ 신탁업자로서 이 사건 건물의 수탁자인 피고B의 역할과 의무 등을 토대로, 피고들이 피고 C자산관리업체를 점유보조자로 하여 이 사건 건물 중 일부인 이 사건 주차장을 공동(중첩)으로 점유한 직접점유자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함. 

원심은 신탁업자인 피고 B의 경우, 피고 A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하고 임대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 B가 단지 이 사건 건물의 보관업무를 수행하는 간접점유자의 지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법률상 소유자로서 직접 점유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설시함.

(2) 이 사건 투자신탁이 유한책임신탁이고 수탁자인 피고A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신탁재산의 한도로 손해배상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① 이 사건 화재는 자본시장법 제80조 제1항2에 따른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행위나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등과 관련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 ② 유한책임신탁의 효력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유한책임신탁의 등기가 이루어져야 하나(신탁법 제114조), 이에 대한 피고들의 주장이나 증명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피고들의 책임한도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재산으로만 제한되지는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시함.

대법원 역시 집합투자업자와 신탁업자가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투자신탁재산인 공작물의 점유자로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피해를 입은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그 책임이 투자신탁재산의 취득ㆍ처분 등과 관련한 이행 책임이 아니므로, 투자신탁재산을 한도로만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고유재산으로도 그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유한책임신탁의 등기가 없는 이상 신탁법 제114조 제1항에 따른 유한책임신탁으로서의 효력도 없다고 판시함.

(3)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약정에 따라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은 이 사건 투자신탁재산 한도로만 손해배상책임이 제한된다는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전문 제4항에서 "임대인과 집합투자업자는 본 임대차계약의 이행책임과 관련하여 본건 투자신탁의 투자신탁 재산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위 조항은 '임대차계약관계'에 있어서의 책임(계약 책임) 제한 사유일 뿐이므로, 피고 A자산운용이 이 사건 건물 점유자로서 민법 제758조 제1항의 공작물책임(불법행위 책임, 법정 책임)이 인정되는 본 사안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고 설시함

 

3. 본 판결의 의의

  • 본 판결은 집합투자기구가 투자한 건물의 물리적인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하지 아니하는 신탁회사도 해당 건물의 하자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해당 건물의 점유자로서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아, 지금까지 신탁회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음.
  • 본 판결은 민법 제758조 제1항에 기한 공작물 점유자로서의 책임에 대해서는 집합투자업자 및 신탁업자의 책임을 신탁재산의 한도 내로 제한하고 있는 자본시장법 제80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음.
  • 신탁형 집합투자기구의 자산운용사 및 신탁업자로서는 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부담하게 되는 잠재적인 위험이나 책임을 경감시키기 위하여 (i) 수탁자가 신탁재산에 속하는 채무에 대하여 신탁재산만으로 책임을 지는 신탁법 제114조 이하의 유한책임신탁 제도를 활용하고, (ii) 부동산 운용과정에서 고유자산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책임을 부보할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됨  

 

1 민법 제758조(공작물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 ①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자본시장법 제80조 제1항은 "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는 투자신탁재산을 운용함에 있어서 그 투자신탁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신탁업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투자신탁재산별로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지시를 하여야 하며, 그 신탁업자는 집합투자업자의 지시에 따라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등을 하여야 한다. 다만, 집합투자업자는 투자신탁재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명의로 직접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 제2항 본문은 "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그 투자신탁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신탁업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는 제1항에 따라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등을 한 경우 그 투자신탁재산으로 그 이행 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