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품의 약관에 장중 파생상품의 시세가 급격히 변동되어 고객의 평가위탁총액이 위탁증거금의 일정 비율에 미달하는 경우 추가 예탁 요구 없이 반대매매가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동 약관 규정에 따른 반대매매는 자본시장법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일임매매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사례]
1. 사안
피고 자산운용회사는 투자신탁 형식의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를 설정하고, 그 투자신탁재산을 신탁업자인 나머지 피고들에게 신탁하여 운용하였으며, 투자중개업자인 원고 증권회사 명의로 해외 파생상품 거래를 하기 위해 원고와 계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계좌를 개설함.
해당 계좌설정계약에 적용되는 약관은, 고객의 귀책사유나 원고에게 책임이 없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고객이 위탁증거금의 추가예탁요구를 통보받고도 지정된 기한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미결제약정의 반대매매를 하도록 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장중에 시세의 급격한 변동 등으로 인하여 고객의 평가위탁총액이 위탁증거금의 20%보다 낮은 경우에는 위탁증거금의 추가 예탁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필요한 수량만큼 미결제약정을 반대매매하고 예탁한 대용증권을 처분할 수 있다고 규정함.
피고는 고유재산 및 위 펀드의 투자신탁재산을 오사카 증권거래소의 장내 파생상품인 ‘Nikkei 225 Index’의 풋옵션(이하 ‘니케이 풋옵션’)에 투자함.
니케이 지수가 2020. 2. 28. 약 3.67% 하락하였고, 위 계좌의 자산평가액도 급격히 하락함. 원고는 위 계좌에 관한 평가위탁총액이 위탁증거금의 20%에 미달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위 약관에 근거하여 2020. 2. 29. 00:00경부터 같은 날 05:30경까지 피고들에게 위탁증거금의 추가예탁요구를 하지 아니하고 위 계좌의 니케이 풋옵션 등을 반대매매로 청산함.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가 반대매매 과정에서 대신 납부한 결제대금과 미납수수료 및 그에 대한 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함(본소). 이에 피고들은 위 반대매매 실행이 위법하다고 다투는 한편, 위법한 반대매매로 인해 예탁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반소청구로 손해배상을 구함(반소).
2. 법원의 판단
가. 원심의 판단(원고 본소 청구 기각, 피고 반소청구 일부 인용)
원심은, 위 약관에 따른 반대매매는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일임매매에 해당하고 일임매매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약관은 무효이고 원고의 반대매매는 위법하다고 판단. 유럽형 옵션인 니케이 풋옵션에 위 약관 조항을 적용할 수 없고, 위 약관에 의한 반대매매 실행 요건인 ‘평가위탁총액이 위탁증거금의 20%보다 낮은 경우’에서 ‘평가위탁총액’은 옵션의 실시간 가격 변동을 반영하지 않고 산정해야 하는데 위 반대매매는 해당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실행된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위 약관에 기한 반대매매를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를 일부 인용함.
나. 대법원의 판단(원심판결 파기환송)
○ 위 약관의 자본시장법 위반 및 무효 여부에 관하여 – 무효라고 볼 수 없음
- 자본시장법 제71조 제6호1는 일임매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동법 제7조 제4항2 및 동법 시행령 제7조 제3항 제3호3에서 정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일임매매를 허용함.
- 투자자의 보유자산 가액이 일정 증거금 수준에 미달한 경우 투자중개업자로 하여금 투자자의 파생상품 등에 관한 반대거래를 통해 청산할 수 있게 정하였다면, 이는 자본시장법 제71조 제6호에서 규정하는 일임매매에 해당함.
- 반대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투자자는 보유자산 가액을 관리하고 일정 증거금 수준에 미달할 경우 지체 없이 추가 예탁을 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투자중개업자는 투자자가 증거금의 추가 예탁을 해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은 경우, 투자자로부터 파생상품 등의 매도와 매수권한을 일임받아 그 파생상품 등을 거래하는 것이므로, 반대매매는 자본시장법 제7조 제4항 및 그 위임에 따른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조 제3항 제3호가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일임매매에 해당함.
- 위 약관 조항에 의한 반대매매는 자본시장법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일임매매에 해당하고, 위 약관 조항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할 수 없음.
○ 유럽형 옵션4인 니케이 풋옵션이 위 약관의 적용대상인지 여부에 관하여 – 적용됨
- 유럽형 옵션의 만기 도래 전이라도 급격한 시세의 변동으로 만기 시점의 결제불이행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커졌을 경우, 투자중개업자는 결제불이행 위험의 현실화 및 더 큰 손실 발생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하여 장중 반대매매에 관한 약관을 둘 수 있다고 보아야 함.
- 해외 파생상품 거래에 관한 원고의 설명서 중 반대매매에 관한 부분의 ‘해외선물’이라는 문구는 해외선물 및 해외옵션 거래를 모두 대상으로 반대매매를 실행할 수 있다는 취지임.
○ 반대매매 실행 요건 충족 여부에 관하여 – 충족됨
- 위 약관의 "평가위탁총액"은 피고들이 보유한 파생상품의 시세 변동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정해야 함.
- 피고들이 투자한 니케이 풋옵션 등의 실시간 시세 변동을 반영하여 평가위탁총액을 산정하면 그 금액이 위탁증거금의 20% 미만으로 하락한 상황이었을 가능성이 높음.
○ 원고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 – 부정
- 투자중개업자가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파생상품의 급격한 평가가치 하락의 원인과 가격 전망, 증거금 부족액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실행한 처분 규모, 반대매매 실행 당시 시장 상황과 주문 방식, 급격한 가격변동과 반대매매 실행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전문가인 투자중개업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함.
- 다만 투자중개업자가 전문가라 하더라도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파생상품의 가격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반대매매 대상이 된 파생상품의 가격이 하락 또는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하여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거래 기회가 있음을 확실하게 예상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후적으로 실제 반대매매 결과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반대매매를 할 기회가 있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음.
-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원고와 같은 전문가라 하더라도 니케이 지수 및 니케이 풋옵션 평가가치 하락 현상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언제까지 지속될지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고, 신속하게 반대매매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더 큰 투자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음.
3. 본 판결의 의의
○ 대상판결은 약관에 따른 반대매매가 자본시장법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일임매매에 해당한다는 점 및 유럽형 옵션도 반대매매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판시하여 실무적 불확실성을 해소하였음.
○ 가격변동의 위험이 큰 파생상품 거래의 반대매매와 관련한 선관주의 의무 위반 여부를 사후적인 결과가 아닌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합리적인 판단으로 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투자자 보호와 금융투자업자의 리스크 대응을 균형 있게 고려함.
1 자본시장법 제71조(불건전 영업행위의 금지)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투자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이를 할 수 있다.
6.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투자자별로 구분하여 금융투자상품을 취득ㆍ처분, 그 밖의 방법으로 운용하는 행위. 다만, 투자일임업으로서 행하는 경우와 제7조 제4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할 수 있다.
2 자본시장법 제7조(금융투자업의 적용배제) ④ 투자중개업자가 투자자의 매매주문을 받아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을 필요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투자일임업으로 보지 아니한다.
3 시행령 제7조(금융투자업의 적용배제) ③ 법 제7조제4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란 투자중개업자가 따로 대가 없이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판단(법 제6조제7항에 따른 투자판단을 말한다. 이하 같다)의 전부나 일부를 일임받는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3.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따른 결제나 증거금의 추가 예탁 또는 법 제72조에 따른 신용공여와 관련한 담보비율 유지의무나 상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투자자로부터 약관 등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의 매도권한(파생상품인 경우에는 이미 매도한 파생상품의 매수권한을 포함한다)을 일임받은 경우
4 옵션은 권리 행사 가능 시기에 따라 만기에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유럽형 옵션과 만기 전에도 언제든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미국형 옵션으로 나눌 수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