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본 사건은 해외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전문투자자가 실제로는 영업일에만 펀드의 기준가격이 산정됨에도 불구하고 투자설명서(이하 ‘본건 투자설명서’)에는 ‘기준가격은 공고∙게시일 전날의 자산총액 등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기준가격을 매일 공고∙게시합니다’, ‘산정된 기준가격은 매일 공고∙게시합니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들어, 본건 펀드 수익증권 매매계약이 기망, 착오를 이유로 취소되어야 한다거나 판매회사가 자본시장법 제125조(거짓의 기재)에 따른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 사안임.
해당 펀드는 러시아 대형주식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로서, 원고는 2022. 2. 2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 주식이 급락하자 단기간 내 급등할 것으로 보고 초단타로 투자하였으나, 2022. 3. 1.이 대한민국 공휴일임에도 기준가가 산정되는 것으로 알고 투자함으로써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사안임.
2. 사안의 쟁점 및 법무법인(유) 세종의 대응
법무법인(유) 세종은 피고 판매회사를 대리하여 다음과 같은 논리를 중심으로 항소심을 수행하였고, 항소심은 아래 논리를 그대로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함.
가. 본건 투자설명서의 기재 내용은 관련 법령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 것에 불과함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62조 제1항, 금융감독원이 제정한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 제19-4-2조 제1항에는 투자설명서에 기재되어야 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본건 투자설명서는 해당 부분의 표현을 그대로 가져와 기재한 것에 불과한 것이었음.
즉, 판매회사는 관련 법령의 내용을 투자설명서에 기재하였을 뿐이고, 이는 해당 판매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운용사, 판매회사의 투자설명서를 보더라도 동일하므로, 본건에서 판매회사의 기망이 있었다거나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음.
나.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영업일에만 기준가격이 산정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
본건 투자설명서에는 ‘기준가격은 매일 산정합니다’, ‘산정된 기준가격은 매일 공고∙게시합니다’라고 기재함과 동시에, ‘공휴일, 국경일 등은 기준가격이 공시되지 않으며, 해외의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기준가격이 산정∙공시되지 않는 날에도 해외시장의 거래로 인한 자산의 가격변동으로 인하여 펀드재산 가치가 변동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음. 따라서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본건 투자설명서의 내용을 보고 영업일 여부를 불문하고 기준가격 산정이 매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음.
또한 모든 펀드 업계에서 동일하게 기준가격은 영업일에만 산정하는데, 이에 따라 해외 증권시장은 영업일이라 하더라도 한국이 비영업일인 경우 기준가격 산정 업무를 수행하는 직전 영업일에 수집가능한 최종시가를 사용하여 집합투자재산을 평가하는 것이 실무관행이고, 이는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임.
다.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의 중요사항의 의미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은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않은 경우에 관한 규정임. 여기서 ‘중요사항’이란 합리적인 투자자가 투자판단 시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에 한정됨.
판매회사가 투자설명서에 관련 법령의 모든 내용을 일일이 기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영업일에만 기준가격이 산정된다는 점을 별도로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본건 투자설명서에 중요사항에 대한 거짓 기재나 중요사항의 기재 누락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음.
3. 본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본 판결은 해외주식형 펀드의 투자설명서에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기준가격 산정방법에 대한 기재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또한 투자설명서의 기재가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의 중요사항 허위기재, 중요사항 누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순히 투자설명서의 특정 문구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투자설명서의 전체적인 내용, 관련 법령, 실무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된다는 점을 법원이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