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호저축은행법 시행 전후에 걸친 수차례 위반행위 전체를 포괄일죄로 하여 하나의 벌금형이 선고된 경우, 행정청이 사후적으로 개정법 시행 이후의 위반행위만을 분리하여 그것만으로도 대주주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벌금형이 선고되었을 것이라고 추단하여 주식처분명령을 하는 것은 침익적 행정처분 근거 법령의 엄격 해석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를 취소한 사례.
1. 사안
원고는 상호저축은행의 최대주주로서 상호저축은행법(이하 '개정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심사대상임.
원고는 2009. 5.경부터 2016. 1.경까지 총 8회에 걸쳐 가격담합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이하 ‘이 사건 위반행위’)를 하였고, 이 사건 위반행위 전체를 포괄일죄로 하여 벌금 4,500만 원의 형이 선고되어 2021. 2. 4. 확정됨.
개정 전의 상호저축은행법은 상호저축은행의 대주주가 되려는 자에 대해서만 사전에 대주주 적격을 심사⋅승인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뿐 대주주가 된 후에도 대주주 적격을 계속 유지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음. 그런데 개정 상호저축은행법은 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계속하여 대주주 적격을 유지하여야 하며 또한 주기적으로 대주주 적격을 심사하여 적격 미달 시 의결권을 제한하고 시정명령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
피고(금융위원회)는 2010. 9. 23.부터 시행된 위 개정 상호저축은행법 규정을 근거로, 원고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여 1,000만 원 이상의 형사판결을 받은 자에 해당하여 대주주 적격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고, 원고에게 대주주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을 내린 후, 그 미이행을 이유로 원고 보유 주식 중 일부(484,464주)에 대해 처분명령을 내렸음. 이에 원고가 처분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함.
2. 원심의 판단: 원고의 청구 기각
원심은, 이 사건 위반행위 중 개정 상호저축은행법(2010. 9. 23. 시행) 시행 전에 있었던 2차례의 담합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위반행위만으로도 벌금 1,000만 원을 상회하는 유죄판결이 선고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이유로, 원고가 형사처벌 이력 관련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아 이 사건 각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았음.
3. 대법원의 판단: 원심판결 파기환송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개정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른 대주주적격성 유지요건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함.
가. 관련 법리
- 대주주적격성 유지의무 위반으로 인해 대주주가 입는 불이익(의결권 제한, 주식처분명령 등)이 중대하므로, 그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며,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을 해서는 안됨(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두48884 판결 등 참조).
-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별표 3] 제1호 (라)목 1)은 '공정거래법 위반 등 범죄 그 자체'의 경중이 아니라 '공정거래법 위반 등 범죄에 대하여 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의 경중에 따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였으므로, 위 조항에서 정한 대주주적격성 유지의무의 위반 여부는 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함.
나. 구체적 판단
- 이 사건은 개정 상호저축은행법 시행 전후에 걸쳐 발생한 수차례 범죄행위 전체를 포괄일죄로 하여 하나의 벌금형(4,500만 원)이 선고된 경우임.
- 개정 상호저축은행법 제10조의6 제3항의 개정규정은 부칙 제3조에 따라 개정 상호저축은행법 시행 후 최초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된 기존 대주주부터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음. 위 선고형은 법 개정 전 위반행위에 대한 것까지 포함하고 있으므로 그 선고형을 그대로 적용하여 개정법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음.
-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심사하는 행정청이나 법원이 사후에 법 개정 이후의 위반행위를 분리하여 그것만으로도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선고형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추단하고 그에 따라 임의로 가정적 형벌을 설정하여 대주주 적격성 유지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의 경중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법 문언과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 규정에 대한 엄격 해석 원칙에 비추어 허용하기 어려움.
- 따라서 원심이 제시한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개정법 시행 후 발생한 위반행위로 1,0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경우에 해당하여 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4. 본 판결의 의의
- 본 판결은 주식처분명령과 같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 규정은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며, 처분 상대방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을 해서는 안된다는 기존의 대법원 입장을 금융기관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에 관한 규정의 해석과 관련하여 재확인하면서,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규정에 관한 법령 해석의 한계를 명확히 제시하고 행정 규제에 대한 법적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음.
- 본 판결에서는 상호저축은행법 개정 전후에 이루어진 수차례 위반행위 전체를 포괄일죄로 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된 경우, 설령 개정 후에 이루어진 위반행위가 중하여 그것만으로도 대주주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선고형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단되더라도 법문에서 실제 형사재판에서 선고된 형에 따라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는 이상 그러한 가정적 형벌에 근거하여 대주주 적격성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봄.
- 그와 같은 추단에 상당한 합리성이 있고 또 그러한 대주주에 대해서까지 대주주 적격성을 인정하는 것은 개정 상호저축은행법 관련 규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국민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침익적 행정처분에 관한 근거규정의 해석에 있어서는 문언에 따른 엄격해석의 기본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임.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그러한 해석원칙의 엄격한 적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한 점은 결국 법 개정을 통해 해결해야 할 입법의 문제라는 것도 지적하였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