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상환수수료는 금전대차의 대가로 보기 어려워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

 

1. 사안

  • 원고(차주)는 피고 3 회사와 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1 회사(대주)로부터 연 10%의 이율로 68억 원(이하 ‘이 사건 대출금’)을 대출받음.
  • 대출약정에는 '최초 대출일로부터 12개월 내 조기상환 시 조기상환금액의 1%를 중도상환수수료로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었음.
  • 피고 1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대출금에서 선이자와 각종 수수료 등을 공제한 5,546,059,832원을 지급함.
  • 원고는 대출일로부터 약 6.5개월 후 대출 원금 전액을 상환하면서 중도상환수수료 28,813,559원을 지급함.
  • 원고는 피고 1 회사가 이자 936,989,430원을 초과하여 지급받았으니 이를 반환하여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함.
  • 원고는 위 중도상환수수료가 간주이자에 해당하고, 다른 이자와 합산 시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초과한다며, 그 초과분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함.

 

2. 원심의 판단: 중도상환수수료는 이자제한법상 간주이자에 해당한다고 판단

원심은 대출일 공제 금원 중 PF 취급 수수료, PF 대출이자, SPC 회계감사수수료, SPC 설립비용, 자산관리 및 업무수탁 수수료, 법률용역 수수료, 대리은행 수수료 등은 이자제한법상 ‘선이자’로 인정하면서, 이자제한법상 제한이자를 초과하여 지급된 금액의 반환을 명함. 그러면서 원심은 원고가 피고 1 회사에 지급한 중도상환수수료 28,813,559원도이 사건 대출약정의 대가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간주이자에 해당하여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제한 규정이 적용된다는 취지로 판단함.

 

3. 대법원의 판단 : 원심판결 파기환송 (중도상환수수료 부분)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피고들 패소 부분 중 중도상환수수료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함.

가. 관련 법리 (다수의견)

  • 간주이자의 판단 기준: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의 규정 취지는 탈법행위 방지에 있으며, 금전대차와 관련된 것으로서 금전대차의 대가로 볼 수 있는 것만 이자로 간주됨(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다24023 판결 등 참조).
  • 그런데 중도상환수수료는 금전대차의 대가로 보기 어려우므로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음.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음.
    • 중도상환수수료의 법적 성격: 중도상환수수료는 채무자의 기한 전 변제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지급되는 돈이며, 금전대차의 대가로 보기 어려움. 그 손해액은 약정이자 외에 대여금 조달비용, 재운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산정됨.
    • 엄격 해석의 필요성: 중도상환수수료가 간주이자에 해당할 경우 형사처벌로 직결될 수 있으므로(이자제한법 제8조 제1항), 그 해석은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함.
    • 채무자 보호 수단: 부당하게 과다한 중도상환수수료는 이자제한법 제6조에 따른 법원의 직권 감액이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대부업법’) 등을 통해 충분히 규제될 수 있으므로, 이를 간주이자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채무자 보호에 문제가 없음.
    • 대부업법 판례와의 구별: 대부업법 적용 사안에서 중도상환수수료를 간주이자로 본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0도11258 판결 참조)는 대부업법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이므로, 이자제한법이 적용되는 이 사건에 당연히 원용될 수 없음.

나. 구체적 판단

  • 원고가 피고 1 회사에 지급한 중도상환수수료 28,813,559원은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간주이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음.

다. 대법관 이흥구, 오경미, 박영재의 반대의견

(1) 반대의견의 요지

  • 중도상환수수료는 변제기 전 변제에 따른 손해배상액의 예정이지만,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의 간주이자에 해당하며,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최고이자율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63다1212 판결은 변경되어야 함.

(2) 반대의견의 논거

  • 금전대차의 대가성 인정: 중도상환수수료는 금전대차를 전제로 발생하며, 그 손해배상액은 원래 금전대차의 대가로 예정되었던 ‘변제기까지의 약정이자’를 얻지 못한 손해를 기초로 하므로, 금전대차의 대가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움. 또한, 중도상환수수료는 이자제한법 제4조 제1항이 말하는 ‘수수료’에 해당함.
  • 탈법행위 방지: 중도상환수수료를 간주이자로 보지 않으면, 채권자가 최고이자율을 회피하기 위해 약정이자와 중도상환수수료를 조합하여 채무자에게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탈법적 통로를 막을 수 없음.
  • 법체계의 통일성: 중도상환수수료를 대부업법상 간주이자로 본 대법원 판례(2010도11258)는, 문언과 취지가 동일한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의 간주이자 규정을 통일적으로 해석할 필요성을 뒷받침함.
  •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대한 최고이자율 제한: 약정 지연손해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임에도 간주이자에 해당하여 최고이자율 제한이 적용된다고 본 대법원 2018다22350 판결과 중도상환수수료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므로, 종래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최고이자율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판례는 타당하지 않아 변경되어야 함.
  • 정책적 측면: 중도상환수수료의 간주이자성 긍정은 국민경제생활의 안정 및 경제정의 실현이라는 이자제한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며, 이 사건과 같이 대부업과 실질적 차이가 없는 거래에서 대부업법 규제를 잠탈하려는 행위를 조장할 우려를 막음.

 

4. 판결의 의의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자제한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적인 사인 간 금전대차에서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이자율 계산에 포함되지 않음이 명확해짐.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해서는 최고이자율 제한이 아닌, 민법상 손해배상액 예정에 대한 감액 (이자제한법 제6조) 및 약관 규제를 통한 채무자 보호라는 이원적 규제 모델을 제시함.

대주(채권자)는 약정이자와 별도로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이 수수료가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을 초과하는지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게 됨.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의 규율 범위가 다름을 명확히 하고, 중도상환수수료의 법적 성격을 '이자의 일부'가 아닌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확립. 다만, 중도상환수수료가 '부당하게 과다'할 경우에는 여전히 법원의 감액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계약 당사자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수수료를 약정해야 할 것으로 사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