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가 보험사의 이전 상호와 로고를 이용해 고객을 기망한 경우, 그 행위가 외형상 보험사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고, 고객이 사기임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보험사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한 사례
1. 사안
• 당사자
피고(생명보험사,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 소외 회사(피고의 분사된 영업조직이 설립한 피고의 보험대리점, 금융상품판매대리업자), 제1심 공동피고(소외 회사 소속 보험설계사), 원고(피해자).
• 사실관계
- 제1심 공동피고인 보험설계사는 2023년 4월 원고에게 피고의 합병 전 로고가 인쇄된 '재정안정계획서'를 제시하며 연 12% 수익의 허위 금융상품 가입을 권유.
- 원고는 총 1억 2천만 원을 송금했고, 제1심 공동피고는 피고 명의의 보험증권을 위조하여 원고에게 교부함.
- 제1심 공동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8인의 피해자들로부터 약 12억 6천만 원을 편취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음.
- 원고는 제1심 공동피고인 보험설계사 및 해당 보험설계사의 사용자인 보험사를 상대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함.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보험설계사의 기망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보아 보험사의 금융상품 계약 대리·중개 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유사하여 그 범위 내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위에 해당하고, 고객에게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보아 보험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함.
3.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며 피고의 상고를 기각.
-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의 '대리·중개 업무를 할 때'란 실제 권한 내의 행위뿐만 아니라, 외형상 객관적으로 보아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보이는 행위까지 포함함. 보험설계사가 사용한 위조 서류, 기존 고객 관계, 유사한 입금 계좌명 등은 모두 업무 관련성의 외관을 형성함.
- 소비자의 '중대한 과실'은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에만 인정됨. 오랜 신뢰 관계, 정교하게 위조된 서류 등을 고려할 때, 소비자가 사기임을 간파하지 못했더라도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
-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에게 무과실에 가까운 사용자책임을 부과하고 있음. 따라서 보험사는 소속 직원은 물론, 위탁 계약을 맺은 판매대리·중개업자에 대한 선임 및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입증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음.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제1심 공동피고의 선임 및 업무 감독에 적절한 주의를 다했다고 보기 어려워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
4. 판결의 의의
이번 판결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은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의 특례로서,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보험사)에게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대리점) 소속 설계사 행위에 대해 무과실에 가까운 책임을 부과하고 있음을 재확인.
금융회사는 영업조직을 분사하거나 위탁 계약을 맺은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의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한 사용자 책임을 부담함. 따라서 형식적인 계약 관계를 넘어 실질적인 내부통제 및 관리·감독 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시 점검해야 할 것임.
실제 판매된 상품이 허위였고 계좌 명의가 법인 명의와 달랐더라도, 과거의 상호/로고/문서를 이용하고 보험계약의 외형을 갖추었다면, 법원은 이를 '외형상 업무 범위 내에 속하는 것 같이 보이는 행위'로 폭넓게 인정함. 기업의 브랜드 자산에 대한 접근 통제를 강화하고, 폐기된 양식은 즉각 회수·파기하는 등 엄격한 관리가 요구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