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영업용 재산의 양도와 관련하여, 주주가 사후적으로 그 추인 결의를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제안하였으나 회사가 주주제안을 부당하게 거부한 사안에서, 주주는 주주총회 추인 결의가 이루어졌더라면 반대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었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여 주식매수가액 상당의 돈을 수령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회사와 이사는 공동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한 사례
1. 사안의 개요
피고 甲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는 신발류 및 신발부품류의 제조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중국·캄보디아 등지에서 자전거용 신발을 제조하던 해외 자회사들의 주식을 乙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에 양도하였음(이하 ‘이 사건 각 주식 양도’). 이로 인해 피고 회사의 자전거용 신발 제조사업은 사실상 종료되었으나, 위 주식 양도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음.
이후 ‘이 사건 각 주식 양도는 피고 회사가 당시 영위하던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따라서 이를 거치지 아니한 위 각 주식 양도는 상법 제374조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취지의 선행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음.
피고 회사의 소수주주인 원고들은 선행판결 이후 해당 주식 양도에 대한 추인 결의를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상정할 것을 제안하였음(이하 ‘이 사건 주주제안’). 그러나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주주제안은 주주 개인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근거로 삼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아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이고, “그 내용을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으로 주주제안 거부사유(상법 제363조의2 제3항, 상법 시행령 제12조 제2호, 제5호)에 해당한다고 회신하였음.
이에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주주제안 거부 및 추인 결의 절차 미이행으로 인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 회사와 피고 丙(대표이사), 피고 丁(사내이사, 이하 통칭하여 ‘피고 이사들’)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음.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각 주식 양도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하는 영업용 재산의 양도에 해당하고, 그 결의사항에 반대하는 주주인 원고들에게 상법 제374조의2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되는바, 피고들이 이 사건 주주제안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고, 고의∙과실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결하여 무효인 이 사건 각 주식 양도에 관한 주주총회의 추인결의 절차를 이행할 의무 또는 이사로서의 충실의무를 해태함으로써 원고들의 주식매수청구권 내지 위 권리를 행사할 기대권을 침해하였으므로 그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음.
3. 대법원의 판단: 상고기각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음
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1) 관련 법리
-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있어야 하는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의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을 위하여 조직되고 유기적 일체로 기능하는 재산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총체적으로 양도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에는 양수 회사에 의한 양도 회사의 영업적 활동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분의 승계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한 영업용 재산의 양도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나, 다만 영업용 재산의 처분이 회사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이는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의 양도로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필요함. 따라서 위와 같은 영업용 재산의 처분에 관한 결의사항에 반대하는 주주도 상법 제374조의2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
- 상법 제363조의2 제1항에 의하면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이사에게 주주총회일의 6주 전에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일정한 사항을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할 것을 제안(이하 ‘주주제안’이라 한다)할 수 있음. 주주제안을 받은 이사는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하고, 이사회는 ① 주주제안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와 대통령령으로 정한 경우로서 ②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의 100분의 10 미만의 찬성밖에 얻지 못하여 부결된 내용과 같은 내용의 의안을 부결된 날부터 3년 내에 다시 제안하는 경우, ③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인 경우, ④ 주주가 권리를 행사하기 위하여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 소수주주권에 관한 사항인 경우, ⑤ 상장회사의 경우 임기 중에 있는 임원의 해임에 관한 사항인 경우, ⑥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 또는 제안 이유가 명백히 거짓이거나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항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주제안을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하여야 함(상법 제363조의2 제3항, 상법 시행령 제12조).
-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을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주식회사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 대표이사도 민법 제750조 또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주식회사와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됨
(2) 구체적 판단
- 이 사건 각 주식 양도는 피고 회사가 영위하던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필요로 하는 영업용 재산의 양도에 해당함에도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무효임.
- 피고 회사의 주주에 불과한 원고들은 직접 피고 회사와 소외 회사 사이의 거래관계에 개입하여 주식 양도의 무효확인을 구하거나 소외 회사를 상대로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로서는 주식 양도의 추인 결의를 주주총회 목적사항으로 하는 주주제안을 할 수밖에 없었음. 위 주주제안의 실제 목적이 해당 안건에 반대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상법 시행령 제12조 제2호의 ‘주주 개인의 고충에 관한 사항’ 또는 같은 조 제5호의 ‘회사가 실현할 수 없는 사항’이라거나 상법 제363조의2 제3항에서 정한 법령⋅정관을 위반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움.
- 결국 피고 이사들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사로서의 임무에 위배하여 주주제안을 거부하고 주식 양도에 관한 주주총회의 추인 결의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들은 추인 결의가 이루어졌더라면 반대주주로서 행사할 수 있었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주식매수가액 상당의 돈을 수령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임
- 따라서, 피고 이사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위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 회사는 상법 제389조, 제210조에 따라 대표이사인 피고 丙과 공동하여 피고 丙의 위법한 업무집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음
나. 손해배상의 범위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는 피고 회사의 정기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주식매수가액 상당이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그 다음날부터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발생한다고 판단하였음.
4. 대상 판결의 의의
○ 영업양도·중요 자산 처분 과정에서의 절차 리스크를 명확히 함
본 판결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요하는 영업용 재산의 양도가 무효인 경우, 단순히 거래 자체의 무효 여부에 그치지 않고, 후속적인 주주제안·추인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이사의 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였음
○ 주주제안 거부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실질적으로 인정
주주제안이 형식적으로는 ‘주주 개인의 이해’와 연관되어 있더라도, 그 내용이 법령상 허용되는 범위에 속한다면 이를 거부할 수 없으며, 부당한 거부는 곧바로 불법행위 책임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음
○ 기업의 구조조정, 사업부 매각, 해외 자회사 지분 처분 등과 관련하여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오인하거나 사후적으로 이를 경시할 경우, 거래 무효를 넘어 이사 개인의 책임 및 회사의 공동책임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