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친환경복합단지 조성사업의 시행자인 피고가 2017년 매수인(이하 ‘본건 매수인’)에게 화훼산업용지상의 토지를 조성원가 수준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매도하였는데(이하 ‘본건 매매계약’), 본건 매매계약에서는 매수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되어 기지급된 매매대금을 반환하는 경우 그에 대한 이자는 이를 지급받은 날이 아니라 계약이 해제된 날부터 기산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음(이하 ‘본건 조항’).
이후 매수인이 대출을 받으면서 계약 해제시 중도금 등 반환청구권을 대출기관인 원고 은행들(이하 ‘원고’)에게 양도하였음. 이어 피고가 매수인의 계약위반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한 다음 원고에게 중도금을 반환하면서 그 이자를 ‘중도금을 받은 날’이 아니라 ‘계약이 해제된 날’로부터 기산하여 반환하였고, 이에 원고가 본건 조항이 약관규제법 위반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약 110억원의 매매대금 반환을 구하였음.
2. 사안의 쟁점 및 법무법인(유) 세종의 대응
원고는 계약 해제시 민법 제548조에 따라 ‘받은 날’로부터 법정이자를 기산하여야 함에도 본건 조항이 ‘해제시’로부터 기산하도록 한 것은 약관규제법 제9조 4호 내지 5호에 따라 원상회복의무를 부당하게 경감한 조항으로 무효라고 주장함.
이에 대해 법무법인(유) 세종은 피고를 대리하여, 단계적으로 (ⅰ) 본건 계약은 본건 매수인과 개별적으로 체결한 계약이지 다수의 자와 체결하기 위해 미리 작성해 둔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ⅱ) 약관으로 보더라도 개별적 교섭을 거쳤으므로 약관규제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ⅲ) 약관규제법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정책적 목적에 따라 조성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매매대금이 책정되었다는 점에 비추어 본건 조항은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의무를 부당하게 포기 내지 감경하게 하는 약정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함.
이에 대해 법원은 본건 계약은 약관이고, 본건 조항에 대해서까지 개별적 교섭을 거쳤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워 약관규제법이 적용되나, 조성원가나 표준공시지가보다도 상당히 염가로 매각된 점, 매수인이 정상적으로 매매계약을 이행하였더라면 본건 토지 매각 차익만으로도 상당한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는 점, 본건 조항은 매수인의 매매계약 중도파기를 방지하는 정책적 목적으로 규정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매도인으로서는 본건 토지를 매수인에게 인도함으로써 해제시까지 장기간 사용수익의 기회를 상실하였다는 점 등의 사정들을 고려하여 원상회복의무 감면을 정당화할 합리적 사유가 있다고 판단함.
3. 본건 결과의 의의 및 시사점
본건 판결은 민법 제548조와 달리 매매계약의 해제시 기지급된 매매대금에 대한 이자의 기산점을 ‘해제시’로 약정한 조항에 대해 이를 유효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과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선례로서 중요한 의의가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