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회사의 애널리스트가 조사분석자료 공표 전에 회사 대표이사 또는 자신의 장모에게 추천하여 해당 주식을 보유하게 한 사실을 표시하지 않은 채, 조사분석자료를 공표한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으므로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

 

1. 사안의 개요

피고인 2은 금융투자회사(이하 ‘회사’)의 애널리스트로서 본인 또는 그 팀원이 작성하는 기업분석보고서 공표 시 해당 보고서에 언급된 종목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이용하여, 미리 해당 종목을 회사의 대표이사(피고인 1)의 증권계좌를 관리하는 피고인1의 비서 또는 자신의 장모의 증권계좌를 관리하는 A증권사의 직원B에게 알려주어 사전에 해당 종목을 매수하게 한 후, 조사분석보고서 공표 이후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고인 1, 장모에게 이익을 취득하게 하였음.

피고인 2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2017. 2. 17.부터 2019. 9. 23.까지 총 47개 종목에 대해 주식을 매매하도록 하여 피고인 1로 하여금 합계 139,627,488원의 이익을 취득하도록 하였음. 또한 피고인 2는 같은 방법으로 2018. 1. 31.경부터 2020. 4. 22.경까지 총 9개 종목에 대해 주식을 매매하도록 하여 자신의 장모로 하여금 합계 13,930,547원의 이익을 취득하도록 하였음.

피고인 2는 금융투자상품인 주식의 매매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 위반으로 기소됨.

 

2. 원심의 판단: 이유무죄1

원심은, 피고인 2에 관한 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음.

  • 첫째, 금융투자업자 등이 특정 증권에 관한 정보를 공표하기 전에 제3자에게 특정 증권을 추천하여 그의 계산으로 그 증권을 매수하도록 하는 것은 제3자와 공모하는 등으로 자신의 계산에 준하는 경우가 아닌 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 등을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
  • 둘째, 피고인 2가 피고인 1 또는 장모와 주식 매매에 따른 수익을 배분받기로 약정하거나 실제로 수익을 배분받은 적도 없으므로, 피고인 2는 추천한 주식에 관하여 아무런 재산적인 이해관계가 없으며 달리 공모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함.

 

3. 대법원의 판단: 원심파기·환송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에 대한 판단(이유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원심 법원에 환송하였음.

  • 제3자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추천행위의 부정성 판단

대법원은 먼저 투자자문업자 등이 추천하는 증권을 자신이 선행매수하여 보유하고 있고 추천 후에 이를 매도할 수도 있다는 등의 그 증권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음.

이어 투자자문업자 등이 추천하는 증권을 제3자가 보유하고 있고 추천 후에 제3자가 이를 매도할 수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그러한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앞에 설시한 행위와 마찬가지로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으므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음.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이와 같이 제3자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증권을 추천하는 행위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추천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투자자문업자 등과 제3자와의 관계, 제3자가 해당 증권을 보유하게 된 경위, 그 과정에서 제3자가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투자자문업자 등이 의도하였는지, 투자판단의 실질적 주체가 누구인지, 이로써 투자자문업자 등이 어떤 이익을 얻거나 또는 객관적으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투자자문업자 등의 이익은 금전적 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문업자 등의 평판, 정보교환의 기대 등 일정한 개인적 이익도 포함한다고 판시하였음.

  •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기준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 2의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의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음.

  • 첫째, 조사분석자료에는 ‘본 자료는 제3자에게 사전에 제공한 사실이 없다. 작성한 애널리스트는 해당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해당 조사자료는 고객의 투자에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신뢰하고 투자판단을 할 것으로 보임.
  • 둘째, 피고인 2는 주식 종목 추천을 부탁받고 조사분석자료 공표 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 종목들을 선정한 다음, 사전에 매매할 주식의 수량이나 총 금액 등을 알려주었음. 이와 같이 피고인 2의 지시는 매우 구체적이었고 이에 따라 해당 주식의 매매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해당 주식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판단은 피고인 2에 의해 이루어진 것과 다름없음.
  • 셋째, 피고인 2는 위와 같은 이해관계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분석자료를 공표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인 동기에서 그 증권을 추천한다는 오해를 초래하였고 이로 인해 금융상품거래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자본시장에서 양질의 정보를 생산 소비할 유인이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음.
  • 넷째, 피고인 2와 피고인 1 및 장모와의 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2는 이들에게 사전에 보유하도록 한 주식을 추천함으로써 금전적 이익이 아니더라도 개인적 이익을 얻거나 기대할 수 있다고 보임.
  • 다섯째, 불공정거래행위가 인정되기 위하여 반드시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이 존재할 필요는 없음. 피고인 2가 앞서의 공표행위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금지하는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음.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2의 행위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의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데에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하였음.

 

4. 대상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대상 판결은 투자자문업자 등이 추천하는 증권을 제3자가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추천 후에 제3자가 이를 매도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으므로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음. 이는 제3자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추천행위의 부정성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임.

대상 판결은 제3자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증권을 추천하는 행위의 부정성을 판단함에 있어, ① 투자자문업자 등과 제3자와의 관계, ② 제3자가 해당 증권을 보유하게 된 경위, ③ 그 과정에서 제3자가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투자자문업자 등이 의도하였는지, ④ 투자판단의 실질적 주체가 누구인지, ⑤ 이로써 투자자문업자 등이 어떤 이익을 얻거나 또는 객관적으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음.

대상 판결은 투자자문업자 등의 이익은 금전적 이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문업자 등의 평판, 정보교환의 기대 등 일정한 개인적 이익도 포함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음. 이는 사기적 부정거래의 부정성 판단 시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비경제적 이익도 고려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것임.

금융투자회사 및 애널리스트는 조사분석자료 공표 전에 특정인에게 주식 종목을 추천하여 보유하게 한 경우, 그러한 사실을 조사분석자료에 명확히 표시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함. 이는 애널리스트의 윤리적 행동규범 준수 및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임.

 

1 원심은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다른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 판단을 하여 주문은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