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체결된 영업의 중요한 일부에 대한 양도계약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인 경우, 원인무효인 소유권이전등기에 터잡아 마쳐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회사의 권리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

 

1. 사안의 개요

원고 회사는 자동차 차체 및 특장차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설립 당시부터 주주 A, B가 각 47.5%(각 4,750주), C가 5%(500주)의 주식을 각 보유하였고 있었음. C는 2020. 1. 10. 자신이 보유한 원고 회사의 주식 500주를 A, B에게 각 250주씩 양도하되 명의개서는 2022. 12. 1.에 마쳐 주기로 하였음.

원고 회사의 이사인 A, B가 모두 출석하여 전원의 동의로 (i) 원고 회사 소유의 수 개의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감정기관의 감정가를 토대로 매각하는 한편, 2020. 12. 5. 자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한다는 내용의 2020. 11. 10. 자 이사회 의결서, (ii)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매각대금을 합계 OO원으로 하고, 그 매각방식과 관련하여 주주 등을 대상으로 우선하여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대표이사가 이를 주관하기로 결의하였다는 내용의 2020. 12. 1. 자 이사회 의결서, (iii) 원고 회사의 총 주주 3명 중 A, B 2인이 출석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위 금액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을 승인하는 결의를 하였다는 내용의 2020. 12. 5. 자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이 작성되었음.

그러나 원고 회사가 위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 개최를 위한 소집절차나 그 회의절차를 실제로 거친 바는 없음.

원고 회사는 2020. 12. 5. A, B와 사이에,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각 1/2 지분을 A, B에게 각 매도하고 매매대금은 합계 OO원으로 정하되, 원고 회사의 주주들에 대한 주주배당금으로 상계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A, B는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각 1/2 지분에 관하여 2020. 12. 5. 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음. 이후 A, B는 2021. 2. 26. ‘2021. 3월 안에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원고 회사로 원상회복 한다’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를 하고, B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자신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던 1/2 지분에 관하여는 원고 회사 명의로 원상회복을 하였으나, A는 이 사건 합의 이행을 거부하였음(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1/2 지분에 관한 A 명의의 등기를 가리켜 '이 사건 지분소유권이전등기'라 함).

용인세무서가 2021. 3. 31. B 명의에서 원고 회사 명의로 원상회복된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1/2 지분을 압류하고 공매절차를 진행하자, A는 2021. 9. 30. 위 지분에 대해 공유자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음. 그 직후 피고들은 A에게 각각 금원을 대출하면서 같은 날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공동근저당권을 설정하였음.

원고 회사는 2021. 3. 26. A를 상대로 이 사건 지분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제기하였고, 법원은 '이 사건 매매계약은 원고 영업의 중요한 일부 양도로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승인하는 내용의 2020. 12. 5. 자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서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부존재한다. 이 사건 매매계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체결되어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하였고, 해당 판결은 확정됨.

이에 원고 회사는 피고들에 대하여 원인무효인 이 사건 지분소유권이전등기에 터 잡아 마쳐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청구함.

 

2.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원고 청구 기각

원심은, 이 사건 매매계약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임을 인정하면서도, 원고 회사가 피고들과의 관계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없었다는 사정을 들어 이 사건 매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3. 대법원의 판단: 원심판결 파기·환송

가. 관련 법리

  •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①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② 그에 반하는 권리행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함
  • 상법 제374조 제1항 제1호는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행법규이므로,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이루어진 영업양도 약정은 상대방의 선의·악의 불문하고 무효이며, 강행법규를 위반한 자가 스스로 그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의칙에 반하지 않음(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7다288757 판결 등).

나. 구체적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원고 회사의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① 이 사건 매매계약은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요구되는 영업의 중요한 일부 양도에 해당하고, 2020. 12. 5. 자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서 결의 자체가 부존재하므로,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무효임.

② 피고들이 근저당권을 설정할 당시, 원고 회사가 피고들에게 어떠한 신의를 적극적으로 공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음. 피고들이 A 명의의 등기를 신뢰한 것은 단지 등기가 마쳐진 외관 때문임.

③ 주주 C가 이 사건 매매계약에 찬성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고, 주주 A, B가 스스로 원상회복 합의를 하였으나 A만이 이를 거부한 것이므로,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었다거나 근저당권 설정 시까지 그 동의가 유지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④ 원고 회사는 A의 원상회복 거부 즉시 관련 소송을 제기하고 처분금지가처분결정까지 받은 상태였음. 관련 소송 제기로부터 1년도 경과하지 않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것으로서, 원고 회사의 권리행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음.

 

4. 대상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인 영업양도계약에 기한 등기를 신뢰하여 근저당권을 취득한 제3자에 대해서도 회사의 무효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법리를 명확히 한 사례로, 상법 제374조의 강행법규성을 두텁게 보호한 판결임.

원심은 주주 전원의 실질적 동의, 등기권리증에 첨부된 서류에 대한 피고들의 신뢰 등을 들어 신의칙 위반을 인정하였으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였음. 회사의 무효 주장을 신의칙으로 배척하려면, 주주 또는 임원들이 관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원고 회사가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권리행사가 정의관념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 요구됨을 재확인한 것임.

금융기관 등 담보권자 입장에서는, 지배주주 겸 이사가 회사 자산을 처분한 후 이를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적법한 절차의 이행 여부를 사전에 면밀히 확인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음. 등기권리증에 주주총회의사록이 첨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담보권자의 선의가 보호되기 어렵다는 점도 유의하여야 함.

기업 입장에서는, 상법상 강행규정(주주총회 특별결의, 이사회 결의 등) 위반으로 무효인 계약에 기하여 설정된 담보권은 사후에 말소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특히 M&A, 중요 자산 처분 등 회사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거래에서는 적법한 절차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여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