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가 회생절차 개시 통지를 받지 못해 채권신고기간 내에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였고 관리인이 그 회생채권의 존재를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 해당 채권은 실권되지 않으나 인가결정된 회생계획의 내용대로 권리가 실체적으로 변경되는 ‘미확정 회생채권’에 해당하게 됨. 따라서 법원은 회생계획의 종합적인 해석을 통해 해당 채권과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을 구체적으로 심리·확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사례

 

1. 사안의 개요

원고 A(사업시행자), B(건설출자자)가 피고 C(건설출자자)를 상대로 학교 증축 민간투자사업 관련 추가 비용 분담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임.

피고 C에 대하여 2021. 12. 7. 회생절차개시결정, 2022. 11. 10. 회생계획인가결정, 2023. 5. 1. 회생절차종결결정이 각 내려졌음. 원고들은 회생절차 개시 사실을 통지받지 못하여 기간 내에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였고, 관리인 역시 원고들의 채권을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아 회생계획 및 회생계획인가결정에서도 해당 채권의 권리변경 여부가 정하여지지 아니하였음.

 

2. 이 사건의 쟁점

채권자가 회생절차 개시 통지를 받지 못해 기간 내에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도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 ① 이러한 채권이 회생계획 인가 후에도 실권되지 않는지 여부 및 ② 실권되지 않은 회생채권도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른 회생계획의 내용대로 그 권리가 실체적으로 변경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음.

 

3. 1, 2심의 판단

제1심은, ① 원고 A가 회생절차 진행 당시까지 피고 C를 포함한 건설출자자들에게 비용 분담금을 청구할 예정임을 수차례 통보한 점, ② 피고 C의 대표이사가 회생개시결정 이후에도 관리인으로 간주되어 회생절차 종결 시까지 그 지위를 유지한 점, ③ 반면 원고들은 회생절차 진행에 관한 별도 통지를 받지 못한 점 등 제반사정을 종합할 때, 관리인이 원고들의 각 채권 존재를 알고 있거나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거나 원고들이 권리신고를 할 것으로 기대하기 곤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아, 회생계획인가결정이 있었더라도 원고들의 각 채권은 실권되지 않는다고 판시함.

제2심은, 원고들의 각 채권이 실권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피고 C가 ‘설령 원고들의 각 채권이 실권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변제는 회생절차상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 항목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에 의하여야 하고, 권리변경 이전과 동일한 채권을 그대로 행사할 수는 없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회생절차 참가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권리변경 내지 면책효를 강제하는 것은 상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채권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시하여 제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음.

 

4. 대법원의 판단: 원심판결 파기·환송

가. 관련 법리

  • 회생채권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및 회생채권 등의 신고기간 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하여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그 회생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회생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25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그 회생채권은 실권되지 아니함. 그러나 이와 같이 실권되지 아니한 회생채권이라 하더라도 회생계획인가결정이 있었던 이상 채무자회생법 제252조 제1항에 따라 그 권리는 회생계획의 내용대로 실체적으로 변경됨. 이러한 회생채권은 채권의 조사·확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미확정 회생채권’으로서 회생계획의 해석에 따라 권리변경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해짐.
  • 회생계획은 법률행위의 해석 방법에 따라 해석하여야 함. 회생계획 문언의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문언의 형식과 내용, 회생계획안 작성 경위, 회생절차 이해관계인들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함.

나. 구체적 판단

  • 대법원은, 원고들의 각 채권은 회생절차에 참가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던 탓에 채권의 조사·확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미확정 회생채권'에 해당한다는 점, 그런데 회생계획에는 미확정 회생채권이 확정될 경우 그 권리의 성질 및 내용을 고려하여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에 따라 변제한다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들의 각 채권과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점, 따라서 회생계획의 종합적인 해석을 통해 원고들의 각 채권의 권리변경 및 변제방법을 정하여야 한다는 점을 설시함.
  • 그럼에도 원심이 원고들의 각 채권과 가장 유사한 회생채권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별다른 심리도 하지 않은 채 그 채권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회생채권의 권리변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함.

 

5. 대상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본 판결은 채권자가 회생절차 개시 사실을 통지받지 못하여 채권신고기간 내에 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도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 해당 채권의 실권 여부 및 회생계획에 따른 권리변경 효력의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음.

본 판결은 실무상 다음과 같은 중요한 시사점을 가짐.

① 채권자 입장: 채무자의 회생절차 개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경우, 채권이 곧바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나 회생계획에 의한 권리변경(예: 변제율 감축, 분할변제, 출자전환 등)의 효력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음. 통지를 받지 못했더라도 회생계획의 구체적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여 회생계획에 의한 권리변경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

② 채무자(회생기업) 입장: 관리인이 인지하였거나 쉽게 인지할 수 있었던 채권을 채권자목록에서 누락한 경우, 해당 채권의 실권을 주장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회생절차 종결 이후에도 미확정 회생채권에 관련된 분쟁이 발생할 수 있음.

③ 소송 전략: 미확정 회생채권이 문제되는 소송에서는 ‘실권 여부’만이 아니라 회생계획의 해석을 통한 권리변경 내용의 특정이 주요쟁점이 됨. 회생계획 문언, 회생계획안 작성 경위, 회생절차 이해관계인의 의사, 유사 회생채권의 분류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전문적인 접근이 요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