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원고는 대한민국, 피고 A는 선박용 디젤엔진 제조업체, 피고 B와 소송 외 C는 조선업체임. 피고 A가 군사용 함정에 탑재할 디젤엔진 구성품(각 디젤엔진 별 탄성마운트 6개 및 유연커플링 1개 조합) 등을 납품하면, C 및 피고 B가 이를 탑재하여 각 군용 함정(이하 ‘이 사건 함정’, 제1번함에서 제4번함까지 있음)을 건조한 후 순차적으로 대한민국에 납품하였음.

그런데 이 사건 함정 중 제3번함에 설치된 유연커플링에 손상이 발생하였고, 이후 이 사건 함정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탄성마운트의 기준 이상 변형(처짐)으로 인한 교체주기 도래 및 유연커플링의 손상이 확인되었음. 이 사건 함정 중 피고 B가 건조한 제2~4번함 3척의 함정에서 탄성마운트가 기술자료상 내구연한보다 조기에 교체주기가 도래하였고, 제4번함을 제외한 나머지 선박에서 유연커플링 손상이 발견됨.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 A가 납품한 탄성마운트의 내구성 부족 하자와 배치설계상 하자로 인하여 탄성마운트의 처짐이 발생하였고, 이는 피고 B의 축정렬 오류와 경합하여 선박의 축(샤프트) 정렬의 오차와 이로 인한 유연커플링 손상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음. 이에 원고는 피고 A와 B에 대하여 부진정연대책임으로서, 탄성마운트, 유연커플링 교체비용 및 축재정렬비용 등 이 사건 함정 수리비용 약 66억원 상당의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음.

 

2. 사안의 쟁점 및 법무법인(유) 세종의 대응

법무법인(유) 세종은 피고 A를 대리하여 다음과 같은 논리를 중심으로 제1심을 수행하였고 제1심 판결은 피고 A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음. 이후 원고는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 역시 원고의 항소가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하였음. 이후 원고가 상고를 포기하여 이 사건은 피고들 승소로 확정되었음.

가. 내구성 부족 하자의 부존재

원고는 피고 A가 제공한 기술자료상 “탄성마운트는 적절한 유지·보수 조치가 이루어지고 일반적인 운용환경에 있는 경우 기대수명이 8~12년”이라고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2~4번함의 경우 위 기대 수명을 충족시키지 못하였기 때문에 탄성마운트 내구성 자체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였음.

이에 대해 법무법인(유) 세종은 탄성마운트 자체가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이라는 점, 제1번함의 경우 탄성마운트의 사용연수가 약 7년 10개월로서 기대수명을 충족하여 정상적으로 교체주기가 도래하였다는 점, 원고가 의뢰한 전문기관의 고장원인 분석보고서의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여 위 보고서에 의하더라도 본건 탄성마운트 자체에 하자가 존재한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였음.

또한 법무법인(유) 세종은 탄성마운트 자체에 하자가 있다면 제1번함도 제2~4번함과 마찬가지로 기대수명을 충족하지 못하여야 하고, 오히려 사용기간이 더 긴 제1번함의 탄성마운트의 처짐(변형)이 더 크게 발생하였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함. 그러나 제1번함에서 탄성마운트의 변형이 크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탄성마운트 자체에 내구성 부족의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제3의 원인이 제2~4번함의 탄성마운트 조기교체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음.

나. 배치설계상 하자의 부존재

원고는 본건 디젤엔진 납품 이후 제정된 지침을 위반하였고, 탄성마운트 지지 하중이 기준에 미달하는 배치설계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였음.

이에 대해 법무법인(유) 세종은 원고와 피고 A 사이에 디젤엔진 제조계약이 체결된 이후 제정된 지침은 채무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고, 지침의 문언상 의무 조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라고 주장하였음. 또한, 탄성마운트의 지지하중과 관련하여 정격하중이 다소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최대하중에 여유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음.

또한, 법무법인(유) 세종은 내구성 부족 하자와 마찬가지로 탄성마운트 자체에 배치설계상 하자가 존재한다면 제1번함에 설치된 탄성마운트가 정상적으로 기대수명을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음.

다. 탄성마운트의 처짐과 유연커플링의 손상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부존재

원고는 탄성마운트에 조기에 과다한 처짐이 발생함으로 인해 축과 연결된 디젤엔진의 높이가 낮아져 축의 기울기에 변화가 발생하였고, 이것과 피고 B의 축정렬상 하자가 경합하여 축정렬 오차가 발생함에 따라 유연커플링이 손상되었다고 주장하였음.

이에 대해 법무법인(유) 세종은 (i) 탄성마운트의 처짐과 유연커플링의 손상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는 총 16개의 디젤엔진 중 5개에 불과하여 양자간의 상관관계가 인정되지 않고, (ii) 이 사건 함정 수리 이후 탄성마운트를 강성이 높은 제품으로 교체하고 축정렬 오류가 없음에도 유연커플링이 손상된 사례가 있음을 강조하여, 탄성마운트의 하자가 원인이라면 교체 이후 유연커플링 손상이 발생한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음.

라. 법원의 판단

법원은 법무법인(유) 세종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탄성마운트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탄성마운트와 유연커플링의 손상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음.

 

3. 본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이 사건에서 법무법인(유) 세종은 함정에서 탄성마운트의 기능이나 기술적 사항 등에 대하여 전문적이고 복잡한 개념을 일상적으로 익숙한 소모품인 자동차 타이어에 비교하는 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법원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제품 하자 내용 외에 상대적으로 판단이 용이한 ‘인과관계의 부존재’에 집중하여 이를 직관적인 방법으로 설명함으로써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였음.

이 사건과 같이 고도의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이 포함된 사건은, 법원이 깊이 있게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음. 이러한 경우 기술적 사항에 대하여 전문적이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익숙한 비유나 사례 통해 법원이 해당 내용을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한편, 법원이 상대적으로 판단이 용이한 요건사실을 쟁점화하여 재판부를 설득할 필요가 있음.

이 사건은 군사용 함정의 디젤엔진 구성품의 하자와 같은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적 사항이 문제되는 사건이었으나,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감정 등을 거치지 않고도 원고 청구의 요건사실 중 비교적 법원이 이해가 쉬운 인과관계의 부존재를 중심으로 재판부를 설득하여 전부 승소한 사례로서 의미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