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이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도, 항소심 계속 중 별건 형사사건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어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가 새롭게 발생하였다면, 항소법원은 이를 직권조사사유로 삼아 항소기각 결정을 해서는 안 되고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의 처벌례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사례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2024. 5. 29. 및 2024. 6. 12. 피해자를 기망하여 합계 1,300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혐의로 사기죄로 기소되어 제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음(대구지방법원 2025고단2429, 이하 ‘이 사건 제1심 판결’).

피고인은 이 사건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소송기록 접수통지 후 20일)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었음. 이에 원심(대구지방법원 2025노3937)은 2026. 1. 5. 기록상 직권조사사유도 없다고 판단하여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제361조의3 제1항에 따라 항소기각 결정을 함.  이에 피고인이 재항고함.

한편 피고인은 별건으로 2024. 1. 22. 및 2024. 1. 29. 각 사기죄(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4고단1602, 이하 ‘별건 사기죄’)로 기소되어 2025. 8. 21.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상고하였으나, 2025. 11. 7. 상고를 취하함으로써, 같은 날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됨.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항소이유서 미제출에 따른 항소기각 결정의 가부와 관련하여, 항소심 계속 중 별건 유죄판결이 확정됨으로써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가 사후적으로 발생한 경우, 이를 직권조사사유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임.

 

2. 원심의 판단: 항소기각 결정

원심은, 피고인이 2025. 12. 3.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적법하게 송달받고도 20일의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으며, 기록을 살펴보아도 직권조사사유를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에 따라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제361조의3 제1항에 따라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음.  원심 결정 당시 별건 사기죄 판결이 이미 2025. 11. 7. 확정되었으나, 원심은 이를 직권조사사유로 인식하거나 고려하지 않았음.

 

3. 대법원의 판단: 원심판결 파기·환송

가. 관련 법리

(1) 직권조사사유의 의의

  • 항소인이 항소이유서를 그 제출기간 내에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조사사유가 있는 때에는 항소법원은 항소기각 결정을 해서는 안 되고 이를 직권으로 심리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함(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 
  • ‘직권조사사유’란 법령적용이나 법령해석의 착오 여부 등 당사자의 주장 유무와 관계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할 사유를 의미함.

(2) 사후적 직권조사사유 발생: 후단 경합범

  • 동일한 피고인에 대한 수 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별도로 공소가 제기되어 각 제1심법원이 별개의 형을 선고하였는데, 이 중 어느 한 사건이 항소심에 계속되는 동안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다른 사건의 판결이 별개 절차에서 확정된 경우, 그 수 개의 범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게 됨.
  • 이 경우 항소심법원은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고, 형의 감경 또는 면제 여부까지 검토한 후 형을 정하여야 함.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제1심판결에는 사후적으로 직권조사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함 
  • 따라서 피고인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항소심은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의 처벌례를 적용하여야 함.

나. 구체적 판단

  • 별건 사기죄에 대하여 징역형을 선고한 판결이 이 사건 사기죄에 대한 항소심 계속 중 확정됨으로써, 별건 사기죄의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이 사건 사기죄는 별건 사기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게 되었음.
  • 원심은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하고, 형의 감경 또는 면제 여부까지 검토 후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제1심판결에는 사후적으로 직권조사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함.
  • 따라서 피고인이 적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후단의 경합범에 관한 처벌례를 적용하였어야 함. 
  • 그럼에도 직권조사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항소기각 결정을 한 원심에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제1항 단서를 위반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음.

 

4. 대상결정의 의의 및 시사점

  • 대상결정은 항소이유서 미제출이라는 절차상 흠결이 있더라도, 항소심 계속 중 별건 금고 이상의 형의 판결 확정으로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가 발생한 경우에는 항소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심리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음.
  • 기업 입장에서는 복수의 형사사건이 여러 사건으로 분리되어 병행되는 경우, 각 사건의 공소제기 시점 및 판결 확정 시점에 따라 양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적용하여 형이 감경될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함.
  • 특히 수사·재판 절차가 사업부, 계열사 또는 거래별로 분리되어 진행되는 사안에서는 어느 한 사건의 확정 여부가 다른 사건의 항소심에서 직권조사사유로 작용할 수 있음. 따라서 항소이유서 제출 여부와 별개로 관련 사건의 진행상황과 확정일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시 확정판결 및 양형 관련 자료를 신속하게 제출하는 대응이 중요함.
  • 대상결정은 기업 형사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복수 절차의 통합 모니터링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임.  관련 사건을 개별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확정판결 발생 시점과 후단 경합범 적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방어권 행사와 리스크 관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