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보증보험 약관이 보험금 청구 요건으로 보험계약자에 대한 집행권원을 요구하는 경우,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른 책임보험 관련 피해자의 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 법리나 제726조의5에 따른 보증보험 관련 보증보험자의 책임에 관한 법리를 근거로 이 요건을 우회할 수 없으며, 보험계약자가 파산면책을 받은 때에도 마찬가지라고 본 사례.
1. 사안의 개요
D는 원고 A, B(이하 ‘원고들’)를 상대로 정산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원고들 소유 재산에 관한 가압류 결정을 받았음. 그 과정에서 D는 피고 보험회사와 공탁보증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공탁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보험회사가 발급한 공탁보증보험증권을 담보로 제출하였음. 이에 원고들은 가압류 집행을 취소하기 위하여 상당한 금액의 해방공탁을 하였음.
참고로 이 사건 공탁보증보험계약 약관에 의하면, 가압류 채무자인 원고들이 부당가압류를 이유로 피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피보험자인 원고들이 보험계약자인 D를 상대로 손해배상채권에 관하여 확정된 집행권원(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을 포함)을 취득하여야 함.
그 후 정산금 청구소송에서 D가 최종 패소하자, 원고들은 해방공탁금에 관하여 민사 법정이율 상당액과 실제 공탁금 이율 상당액의 차액만큼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D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함. 해당 손해배상사건의 항소심에 이르러 ’원고 A와 D 사이에서, 위 가압류와 관련하여 --------공탁원인 사실에 기재된 피담보채권으로, 합계 2,736,596원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있음을 확인한다. 원고 A의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하 ‘이 사건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됨.
이후 원고들은 위 공탁보증보험계약에 기하여 피고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약관상 요구되는 집행권원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함. 이에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이하 이 사건 소’)을 제기함.
1심과 항소심이 모두 원고들의 청구 및 항소를 모두 기각하자, 원고들이 상고를 제기함.
2. 대법원의 판단: 상고 기각
가. 관련 법리
-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자에게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집행권원을 받은 경우 그 변제를 보험자가 보증하는 공탁보증보험계약은, 책임보험계약(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의 약정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이를 보상하여 주는 보험)과는 그 기본성격이 상이하므로 책임보험계약상 인정되는 피해자(제3자)의 직접청구권 규정인 상법 제724조 제2항을 공탁보증보험에 직접 또는 유추적용 할 수는 없음
- 공탁보증보험계약이 실질적으로 보증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상법 제726조의5에서 보증보험계약의 보험자는 피보험자에게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그 보상은 보험약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보험금액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임.
- 공탁보증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보험계약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에 관하여 확정된 집행권원을 취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피보험자가 집행권원 없이도 보험자에 대하여 직접청구권을 취득한다고 볼 수 없음
나. 구체적 판단
-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의 약관 상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D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한 집행권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 화해권고 결정은 일부 손해배상채권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머지 청구를 모두 포기한다는 내용에 불과하여, 위 보험약관에서 요구하는 집행권원이 될 수 없고, 달리 집행권원이 존재하지 않음.
- 원고들이 보험약관이 정한 집행권원 없이도 피고에 대해 직접청구권을 취득한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
3. 대상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대상 판결은 공탁보증보험과 책임보험의 법적 성격을 구별하고, 공탁보증보험의 약관상 보험금 청구 요건을 엄격히 갖추어야 만 보험자에 대하여 직접청구권을 취득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함.
자력이 없는 공탁보증보험의 보험계약자와 분쟁에서 조정 또는 화해권고 결정에 응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조정 또는 화해권고 결정문이 공탁보증보험 약관상 요구되는 집행권원에 해당하는지를 유의하여야 할 것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