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026. 6. 22.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이하 ‘건축물분양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입법 예고하였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분양사업자가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경우 수분양자가 분양계약을 해약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제도의 적용 범위를 구체화하는 데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계약의 안정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분쟁을 줄인다는 취지에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개정안이 분양사업자의 책임을 축소하고 소비자의 계약 해제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시행령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관련 판례를 비롯하여 분양대행 규제,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자의 책임 등 건축물분양법상 분양계약 해약 제도 관련 주요 실무상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현행 해약 제도와 대법원 판결
현행 건축물분양법과 그 시행령은 분양사업자가 법 위반으로 시정명령 또는 일정한 형사처벌 내지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경우 수분양자가 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는 내용을 분양계약서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건축물분양법 제6조 제4항, 동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11호). 그러나 해약권이 인정되는 위반행위의 내용이나 정도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경미한 행정상 위반에 따른 시정명령만으로도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이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상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위반행위의 경중과 관계없이 수분양자의 약정해제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대법원 2025. 12. 24. 선고 2025다215248 판결), 오피스텔·상가·생활숙박시설 등 비주택 분양현장을 중심으로 해약 및 분양대금 반환소송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자산가치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분양광고나 계약서의 경미한 하자를 찾아 시정명령을 유도한 뒤 이를 근거로 계약 해제를 요구하는 기획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건축물분양법 시행령 개정안의 입법 경과
국토교통부는 2026. 4. 3. 시행령 개정안을 최초 입법예고하였습니다. 최초안은 분양사업자가 시정명령을 받았더라도 ‘해당 위반행위로 인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해약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는 분양계약 해약 가능 여부를 시정명령의 존재만을 기준으로 결정하지 않고, 위반행위가 계약관계에 미친 실질적 영향을 고려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와 별도로, 국토교통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아파트 표준공급계약서상 계약 해제 사유를 준용하여, ‘건축물의 하자가 중대하여 보수가 곤란한 경우’, ‘계약 내용과 실제 시공된 건축물의 차이가 현저한 경우’, ‘입주가 예정일부터 3개월을 초과하여 지연된 경우’, ’이중분양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없는 경우’를 해약사유로 신설하였습니다.
그러나 2026. 6. 22. 재입법예고된 개정안은 시정명령과 관련하여 ‘해당 위반행위로 인해 계약의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라는 포괄적 기준을 삭제하고, 해약권이 인정되는 행정처분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재입법예고안에 따르면 분양사업자가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분양계약을 해약할 수 없고, 분양사업자가 ‘분양광고 내용이 수리된 분양신고 내용과 다르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에 한하여 수분양자의 해약권이 인정됩니다. 건축물분양법상 시정명령은 분양광고 내용이 분양신고 내용과 다른 경우뿐 아니라 법령상 필수 기재사항을 분양광고에서 누락한 경우에도 내려질 수 있는데(제9조 제1항), 재입법예고안은 분양신고와 다른 광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만을 해약사유로 인정한 것입니다.
또한, 재입법예고안은 최초 개정안과 달리 과태료 부과처분도 모든 경우를 해약사유로 인정하지 않고 ‘시정명령 등의 공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그 내용을 수분양자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 필요한 자료를 제출·보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보고한 경우, 조사 또는 검사를 거부·방해·기피한 경우’와 같이 수분양자 보호와 직접 관련된 일부 위반행위로 범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한편, ‘건축물의 하자가 중대하여 보수가 곤란한 경우’, ‘계약 내용과 실제 시공된 건축물의 차이가 현저한 경우’, ‘입주가 예정일부터 3개월을 초과하여 지연된 경우’, ’이중분양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없는 경우’를 해약사유로 신설하는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건축물분양법 시행령 재입법예고안에 대한 평가
재입법예고안은 분양사업자가 시정명령을 받더라도 분양광고의 내용이 분양신고 내용과 다른 경우에만 수분양자가 해약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과태료 부과처분을 받은 경우에도 해약 사유를 제한함으로써 분양계약의 안정성을 제고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중대하자, 입주지연, 계약내용과 현저한 차이, 이중분양과 같은 사유를 해약사유로 추가하여 수분양자 권리를 강화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분양사업자와 건설업계는 경미한 위반사항으로 사업장 전체의 분양계약이 해제되면 심각한 유동성 위기와 사업 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 방향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분양사업자가 위법행위로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았음에도 시행령에 열거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게 하는 것은 해약사유를 지나치게 축소하고 소비자 보호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시정명령의 적법성과 신속한 시정조치의 중요성
건축물분양법 시행령 개정안에서도 시정명령은 곧바로 분양계약 해제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는 시정명령 자체의 적법성 여부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분양사업자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취소소송에서 분양사업자 승소판결을 확정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분양사업자는 분양광고에 용도지역, 지구단위계획 수립 여부, 교육환경보호구역 설정 여부 등 일부 법정 기재사항을 누락하였으나, 지방자치단체가 시정명령을 내리기 전에 정정광고, 홈페이지 공지, 수분양자 문자 통지, 분양현장 공고 등의 조치를 완료하였습니다. 법원은 처분 당시 이미 위법상태가 해소되고 위반행위의 결과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시정을 명할 대상이 없으므로, 이후 내려진 시정명령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5두35436 판결).
이는 분양사업자가 위반 가능성을 확인한 경우 시정명령을 기다리기보다 신속하게 시정조치를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판결로, 분양사업자는 신속히 정정광고, 수분양자 개별 통지, 홈페이지 공고 등 시정조치를 이행하고 그 내용 및 시점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보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양대행 규제 입법 추진
오피스텔, 상가, 지식산업센터, 생활숙박시설 등 비주택 건축물의 분양대행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전망입니다.
주택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 분양대행에 관하여 분양대행자의 자격요건과 교육 및 관리·감독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제54조의 2). 반면, 건축물분양법에는 비주택 건축물의 분양대행자에 대한 규정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을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하거나, 객관적인 근거 없이 높은 임대수익률을 제시하는 사례, 세금·대출·전입신고 등에 관한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였습니다.
국회에서 입법 추진 중인 건축물분양법 개정안은 분양사업자로 하여금 법령상 자격을 갖춘 자만 분양대행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분양대행자에 대한 교육과 관리·감독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거짓·과장 정보 제공과 강압적인 계약 권유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이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개정안이 통과되면, 분양사업자는 분양대행자의 행위에 대해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면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양대행계약서에 광고 승인 절차, 상담자료 사전검토, 금지행위, 교육의무 및 위반 시 책임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리형 토지신탁의 분양계약자인 수탁자의 책임
관리형 토지신탁에서는 통상 위탁자가 사업의 기획∙개발∙분양을 담당하고, 수탁자는 분양계약의 당사자이기는 하나 실제로는 신탁재산과 자금 집행을 관리합니다. 이에 따라 분양계약에는 수탁자의 책임을 신탁재산의 범위로 제한하는 책임한정특약이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간 대법원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책임한정특약의 유효성을 인정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책임한정특약이 약관규제법상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므로, 수탁자가 수분양자에게 그 의미와 효과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책임이 신탁재산의 범위로 제한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3다280945 판결).
이러한 판례의 흐름은 형식상 분양계약의 당사자인 수탁자에게 사업에 대한 실질적 관여 여부와 무관하게 광범위한 책임을 부담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탁자는 분양계약서에 책임한정특약을 기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별도의 설명서와 확인서, 서명 절차 등을 통해 수분양자로 하여금 그 내용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에서의 유의 사항
최근 건축물 분양시장에서는 분양계약의 안정성과 수분양자 보호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계약 문언을 중시하여 시정명령의 원인이 된 위반행위가 경미하더라도 약정해제권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경미한 행정처분으로 사업장 전체의 분양계약이 해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약사유를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입법예고안은 해약사유를 보다 명확히 하여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위반행위가 계약 체결이나 계약 목적에 미친 실질적인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분양사업자, 시공사, 신탁사 및 분양대행자는 향후 시행령 개정에 대비하여 분양광고, 분양신고, 분양계약서, 수분양자 통지, 분양대행 관리 및 책임한정특약의 설명 절차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행정처분의 구체적인 근거와 계약서상 해약조항, 민법∙약관규제법 등 관련 법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수분양자의 분양계약 해제 요구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최종 개정안의 문언과 시행시기, 기존 계약에 대한 적용 여부 및 경과규정의 내용에 따라 실무상 영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종 입법 내용과 후속 판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