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진행된 사업에서 시공사는 건설공제조합인 피고와 하자보수보증계약을 체결하고, 수탁자인 신탁회사를 보증채권자로 하는 하자보수보증서를 발급받았습니다. 이후, 신탁사업이 종료되면서 신탁회사의 도급인 지위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 등이 위탁자에게 승계되자, 피고는 보증채권자가 변경되는 경우 서면 승인을 받지 않으면 보증서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정한 하자보수보증약관에 따라 보증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위 약관 조항은 보증채권자의 변경으로 피고가 부담하는 위험이 실제로 변경 또는 증가하였는지와 무관하게 피고의 승인 여부에 따라 하자보수보증서의 효력을 일률적으로 상실시키므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피고는 보증계약 체결 당시 제출받은 공사도급계약서 등을 통해 해당 사업이 신탁 방식으로 진행되고 신탁사업 종료 시 보증채권자의 지위가 수탁자에서 위탁자로 이전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위험 증가분을 반영하여 보증료를 조정하거나 증가된 위험에 한하여 면책하는 등의 방법이 있음에도 보증서의 효력 자체를 상실시키는 것은 사실상 피고에게 무제한적인 해지권을 부여하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약관법 제6조 제1항 및 제2항 제1호뿐만 아니라 제9조 제3호에 따라서도 무효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신탁 방식으로 시행되는 개발사업에서 준공 후 신탁 종료에 따라 도급인의 지위가 수탁자에서 위탁자로 이전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음에도 실무상 보증채권자 명의변경 절차가 누락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판결에 따르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보증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는 해당 사안에서 보증의 기초가 되는 도급계약에 실질적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전제로 한 판단이므로, 시공사와 시행사로서는 신탁 종료나 사업시행자 변경 시 보증채권자 명의변경 절차를 진행하고 그 경위를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하며, 보증기관으로서는 보증채권자 변경 시 보증료 조정이나 증가된 위험의 면책 등 위험의 실질적 증가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약관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