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와 대주주 사이의 주주간계약에서 “일정 기한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 등이 금전을 지급”하기로 정한 경우, 그 지급의무의 발생 여부는 계약의 문언뿐 아니라 체결 경위와 목적, 채권자의 역할 및 금전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기한 내 상장되지 못함에 대주주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한 사례.

 

1. 사안의 개요

투자자인 조합은 대상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인수하면서 대상회사의 대표이사 겸 대주주인 피고와 주주간계약을 체결하였음. 주주간계약은 대주주와 대상회사가 거래종결일부터 48개월 이내에 대상회사를 상장하도록 하되, 투자자와 협의하는 경우 12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였음. 주주간계약은 대주주가 계약을 위반하면 위반 건당 5억 원을 지급하도록 하였음.

조합의 대표업무집행조합원인 원고는 대상회사가 약정기한 내 상장하지 못하자, 피고를 상대로 상장의무 위반 등에 따른 위약벌 10억 원을 청구하였음.

 

2. 제1심 및 원심의 판단

제1심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악화 등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약벌 5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였음.

반면 원심은 주주간계약에서 정한 피고의 의무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대상회사의 상장을 위해 노력할 수단채무인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그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제1심과 달리 위약벌 청구를 기각하였음.

원심은 주주간계약에 상장 실패에 대비한 조기상환청구권과 풋옵션 등 회수 수단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점 등을 들어 상장의무를 수단채무로 보았고, 대상회사의 실적 부진이 코로나19로 인한 것이고 피고가 매출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에 비추어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음.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함.

 

3. 대법원의 판단: 상고기각

대법원은 투자자가 대주주나 대표이사 등 제3자와 사이에 회사가 일정 기한 내 상장할 것을 약정하면서 기한 내에 상장하지 못하면 제3자가 투자자에게 금전을 지급하기로 한 경우 그 지급의무의 발생 여부는 당사자 사이에서 약정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문언의 내용,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채무가 계약에 명시되어 있는 방식과 채무 이행에 있어 채권자의 역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지급하기로 한 돈의 성격이 제3자의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위약벌인지 아니면 단순히 상장하지 못함을 조건으로 한 약정금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음.

대법원은 대상회사의 상장 실패에 피고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약벌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결론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음.

 

4. 대상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 IPO 관련 위약벌 조항의 법적 성격

상장기한을 정한 조항만으로 상장의무가 대주주에게 귀책사유를 불문한 결과채무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노력의무인지 결과보장의무인지와 금전지급 조항의 성격을 계약 전체에서 해석하여야 함을 확인하였음.

○ 위약벌 지급 책임을 면하기 위한 회사의 기록 필요성

회사와 대주주 측은 주관사 선정, 내부통제 정비, 심사요건 충족 노력 및 투자자와의 협의 경과를 문서화할 필요가 있고, 투자자 측도 정보제공·협의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한 자료를 남길 필요가 있음.

 

1 원고는 주위적으로 풋옵션 행사로 인한 주식매매대금청구를, 예비적으로 위약벌 청구를 하였는데, 법원은 풋옵션 행사로 인한 주식매매대금청구는 그 행사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아 기각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