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개발사업 메자닌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사모펀드 수익증권 판매에서 대주간 약정상 DIL 관련 조항*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고, 투자자의 손실과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사기·착오 취소 및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한 원심을 수긍한 사례
*기한이익 상실 시 선순위 대출의 차주가 선순위 대주에게 담보권 실행에 갈음하여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고 채무를 면제받는 조항(Deed in Lieu of foreclosure)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주권상장법인으로 구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에 해당하고, 피고 자산운용사는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신탁 12호 및 15호 펀드를 설정·운용한 집합투자업자, 피고 증권사는 위탁판매계약에 따라 수익증권을 판매한 투자중개업자임.
시행사는 미국 네바다주에서 대규모 복합 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단계별 SPC를 활용한 브릿지론 구조를 이용하여 ① 선순위 대출(3억 5,000만 달러), ② 시니어 메자닌 대출(1억 달러), ③ 주니어 메자닌 대출(1억 5,000만 달러)을 일으켰음. 메자닌 대주는 부동산이 아닌 SPC 지분에 대한 질권만 보유하였음.
피고 자산운용사가 설립한 메자닌 대주들은 메자닌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L 대출약정을 체결하였고, 피고 자산운용사는 이를 신탁재산으로 하는 펀드 수익증권을 발행하였으며, 원고는 피고 증권사를 통해 2018.과 2019. 총 150억 원을 투자하였음.
한편, 대주간 약정 제13조는 기한이익 상실 시 선순위 대출의 차주가 선순위 대주에게 담보권 실행에 갈음하여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고 채무를 면제받는 DIL(Deed in Lieu of foreclosure)의 실행을 제안할 수 있고, 메자닌 대주가 10일 내에 선순위 대출채권에 대한 매입권한을 행사하지 않으면 선순위 대주가 이를 수락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음.
2020. 4.경 코로나로 개발사업이 중단되어 2020. 11. 11.경 기한이익 상실사유가 발생하자 선순위 대출의 차주가 DIL의 실행을 제안하였고, 메자닌 대주가 매입권한을 행사하지 않음에 따라 2021. 2. 24. 선순위 대주가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받았음.
원고는 피고들이 투자금 회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인 DIL 관련 조항의 존재와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증권사에 대하여는 사기 또는 착오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을, 예비적으로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고, 피고 자산운용사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을 구하였음.
이 사건의 쟁점은 DIL 관련 조항의 존재와 내용이 사기·착오 취소의 대상이 되는 중요사항인지, 그리고 집합투자업자와 투자중개업자가 전문투자자에게 이를 설명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임.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DIL 관련 조항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 또는 금융투자상품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이를 알았더라도 각 펀드의 수익증권을 매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설령 피고들의 의무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경매절차가 진행되었다면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음.
(i) 메자닌 대주는 선순위 차주에 대한 지분질권만 보유하여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 투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데, 원고는 메자닌 대출의 구조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원금 손실 위험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들었음.
(ii) 메자닌 대주의 손실은 부동산 가치가 선순위 대출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지분질권의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브릿지론으로서의 메자닌 대출에 내재된 본질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고, DIL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 위험이 아님.
(iii) 부동산 가치가 선순위 채권액 이하이면 경매절차에서도 선순위 대주가 전액 배당받을 뿐이고, 그보다 높으면 메자닌 대주가 메자닌 채권 매각이나 대주간 약정상 매입권한 행사로 회수할 수 있으므로, DIL과 경매절차 사이에 원금회수 가능성이 달라지지 않음.
(iv) DIL 관련 조항에서 정한 매입권한은 DIL 실행 전에 메자닌 대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임.
(v) 원고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코로나로 인한 개발사업 중단임.
3. 대법원의 판단 : 상고기각
- 대법원은 원심의 피고 증권사에 대한 사기 취소 및 착오 취소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과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이 모두 정당하다고 보았음.
- 대법원은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는 구 자본시장법 제9조 제18항, 제184조 제2항에 따라 투자신탁에 관하여 제1차적으로 정보를 생산·유통시킬 지위에 있으므로, 투자중개업자나 투자자에게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투자자를 보호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음.
- 투자중개업자 역시 투자자의 거래상대방 지위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투자를 권유하고 수익증권을 판매하므로, 투자설명서나 운용제안서의 내용을 명확히 이해한 후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을 정확하고 균형 있게 설명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였음.
- 이러한 투자자 보호의무는 투자자가 전문투자자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지 않고, 다만 투자신탁재산의 특성과 위험도 수준, 투자자의 투자경험과 전문성 등을 고려하여 그 범위와 정도를 달리 정할 수 있으며, ‘투자자가 충분히 알고 있는 사항’이거나 ‘투자권유 당시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투자위험이 아닌 경우’에는 설명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음.
- 대법원은 DIL 관련 조항이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이나 금융투자상품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에 관하여, 원심의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으나 그 판단은 정당하고 집합투자업자와 투자중개업자의 투자자보호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음.
4. 대상 판결의 의의 및 시사점
○ 본건 판결은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의 집합투자업자와 투자중개업자의 투자권유 단계에서의 투자자보호의무가 전문투자자라는 지위만으로 배제되지 않음을 재확인하였음. 또한 본건 DIL 관련 조항처럼 메자닌 대출에 이미 내재된 위험 외에 추가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는 사항은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사항으로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음.
○ 원심은 설령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DIL이 아닌 경매절차가 진행되었다면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함으로써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손해와의 인과관계는 별도로 심리되어야 함을 보여주었음.
○ 본건의 제1심 법원은 투자설명자료(IM자료)의 위험요인 기재, 원고가 투자 전 작성한 내부 결재 서류, 투자설명 무렵의 이메일 및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원고가 IM자료를 수령하여 투자설명을 들었고 원금 비보장 상품임을 인식하고 투자를 결정하였다고 인정하였음. 집합투자업자와 투자중개업자는 투자설명서와 운용제안서상 위험요인 기재, 투자자 설명 경과, 투자자의 전문성·투자경험에 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하여 사후 분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음.
○ 사모펀드 손실 사안은 민사 손해배상과 동시에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설명의무 위반에 관한 금융당국 검사와 사기적 부정거래 수사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금융회사는 투자권유 단계의 내부 검토자료와 승인 기록을 보존하고, 손실 원인이 외생적 사정에 기인하였음을 입증할 자료를 선제적으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음.



